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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남이 봐도 편파적인 지상파 보도“지상파, ‘네거티브 공세’를 왜 ‘후보자 검증’이라고 하나”
권순택 기자 | 승인 2011.10.20 18:32

   
▲ 10월 20일 오후2시 언론노조에서 열린 ''서울시장 선거 언론보도 실태' 긴급 점검 토론회ⓒ권순택

“지상파 방송이 편파언론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 애매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요즘 유행하는 KBS <개그콘서트> 애정남을 패러디해 기준을 제시한다. 20일(오늘) 지상파 뉴스 3사 보도에서 해당 4가지 중 3가지 이상을 보도하면 ‘정상언론’이라고 평가해도 무방하고 그렇지 않으면 ‘나쁜언론’, ‘편파언론’이라고 봐야 한다”

<용가리통뼈뉴스>를 운영하면서 지상파방송 보도를 모니터해온 노종면 전 YTN노조 위원장은 20일 언론노조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장 선거 언론보도 실태’ 긴급점검 토론회에서 스스로 애정남을 자청, 지상파 3사의 편파방송 여부를 가리는 기준을 제시했다.

   
▲ 노종면 '용가리통뼈뉴스' 운영자ⓒ권순택
노종면 전 YTN노조 위원장이 제시한 네 가지 뉴스사안은 △MB 논현동 자택 공시가격 16억 2000만 원 싸게 책정, △나경원 후보, 다이아반지 재산신고 축소, △나경원 후보, 변호사시절 수임료 직원명의 계좌로 받아, △나경원 후보, 초호화 피부클리닉 출입 등이다.

그는 “MB의 논현동 자택에 대한 공시가격 산정이 16억 2000만 원이나 싸게 책정돼 있었다. 이것은 곧 세금을 깎아준다는 얘기”라면서 “이걸 보도하는지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10·26재보궐 선거와 관련 오늘 나경원 후보에게 추가된 의혹만 3가지”라면서 “다이아반지 재산축소 의혹에 대해 나 후보가 ‘다시 하겠다’고 시인했다”고 밝혔다. “변호사 시절 수임료를 직원명의 계좌로 받았다는 게 나왔다. 이것도 나 후보는 ‘세금탈루는 아니지만’이라며 직원 계좌로 받은 것은 인정했다”, “<시사IN>특종으로 강남 피부과 연회비 1억 VVIP로 상시 출입했다는 단독보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노종면 전 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MB내곡동 사저와 한미FTA 역시 10·26재보궐 선거에 영향을 주는 이슈이지만 방송보도는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MB사저와 관련해 8일 의혹이 제기됐다”며 “‘문제가 있다’는 보도였는데, 지상파에서는 의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MB가 논현동이 아닌 내곡동으로 가기로 했다’는 청와대 발표를 보도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기자회견을 한 것 역시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인데 정작 의혹은 누락했다는 지적이다.

노종면 운영자는 “17일 청와대가 내곡동 부지에 대해 이미 3월과 5월 두 차례 감정을 받았다는 팩트가 발표됐다”며 “청와대가 이미 감정가를 알고도 그런 계약을 추진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고 백지화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덮을 수 없지만 지상파는 보도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이날 MBC <뉴스데스크>는 “이로써 내곡동 사저 논란은 열흘 만에 일단락됐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와 임태희 대통령실장, 김인종 경호처장, 김백준 총무기획관, 경호처 재무관 등 5명에 대해 고발조치한 것에 대해서도 KBS와 SBS는 보도하지 않았다. MBC는 단신으로 처리했다. 노종면 운영자는 ‘대통령 아들이 고발당한 큰 사건’이라며 “그러나 방송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상파 3사, ‘네거티브 공세’를 왜 ‘후보자 검증’이라고 하나

이날 토론회에서 실시된 서울시장 언론보도 실태 점검은 참혹했다. 토론자들은 “10년 전 선거보도감시연대를 하면서 이 이야기를 입이 닳도록 했는데 이걸 또 하고 있다니”(윤정주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 “옛 생각이 많이 난다”(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등의 푸념을 토해냈다.

발제를 맡은 이지혜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부장은 “수구세력의 이데올로그를 자처하는 조중동이 얼마나 공정보도를 하겠느냐. 기대도 없다”며 “그런데 지상파도 ‘이렇게까지 방송3사 보도가 망가졌나’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고 개탄했다.

이지혜 부장은 지상파 방송은 ‘후보검증’이라고 강변하면서 네거티브를 합리화하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박원순 후보 검증이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네거티브 공략을 하고 있다”며 “그런데 지상파 뉴스에서 이것들이 마치 진짜 ‘후보자 검증’인 것처럼 프레임을 맞추고 있고 공방으로 몰아가면서 일방적인 네거티브 공세를 흐리는 보도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지혜 부장은 지상파 3사의 선거보도와 관련해 △나경원 후보 ‘의혹’은 제대로 보도 안 하는 이율배반 △후보멘트도 편파적, KBS ‘나경원 띄우기’ 앞장 △정책보도 실종 △한나라당에 불리한 이슈 및 관권선거 의혹 보도 없음 등을 지적했다.

이지혜 부장은 “뉴스를 보면 ‘박원순 후보는 정책이 별로 없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지상파 뉴스에서 나경원 후보의 경우는 ‘시장이 되면 뭘 해 주겠다’는 발언을 영상으로 옮기는 반면, 박 후보의 경우는 ‘투표에 참여해 달라’, ‘지지해 달라’는 호소 중심으로 발언을 쓰고 있다는 얘기다. 이 부장은 “KBS의 추락이 심각하다”면서도 “MB사저나 한미FTA 미국방문의 경우는 MBC가 한 술 더 뜨네 수준이다. 더 이상 ‘그나마 MBC가’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뉴스를 보면 ‘선수들’, ‘관전 포인트’, ‘치고받다’ 등의 표현들이 많다”며 “이는 스포츠 관람에서나 쓸 수 있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기들끼리 싸운다’는 등의 이 같은 보도는 시민들로 하여금 투표 당사자가 아니라 관람자의 역할로 전락시키는 표현이다. 그러면서 정치혐오나 무관심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정주 소장은 이어 “그동안 지상파는 종편이 등장하면 ‘획일화’, ‘왜곡보도’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해왔다”며 “그런데 지금의 지상파, 종편과 다른 게 없다”고 비판했다.

   
▲ 엄경철 KBS본부장(좌)와 이용마 MBC본부 홍보국장(우)ⓒ권순택

KBS, 4대강 보도 문제제기하면 “당신들은 정부 안 믿냐”, “대한민국 국민 맞냐”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KBS 엄경철 본부장과 MBC 본부 이용마 홍보국장은 각각 자사 보도에 대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들이 전한 뉴스팀의 상황은 심각 자체였다.

“민주당이 오전 MB내곡동 사저와 관련해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고 아침 회의에서 보고됐다. 그러면 기사화해서 <12시뉴스>에 나가는 게 기본이다. 그런데 KBS만 기사를 안 쓰고 있어 왜 안 쓰느냐고 물으니 ‘한나라당 반응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매 사건이 그렇다. (촬영기자 제외하고) KBS취재기자 중 MB내곡동 사저를 가본 사람이 없다. 앉아서 발표된 기사만 쓰는 것이다. MB내곡동 사저 취재가 필요하지 않으냐고 발제하면 아마 ‘넌 반MB 기자냐’는 낙인이 찍힐 것이다”<엄경철 본부장>

KBS 엄경철 본부장은 “공방위에서 사측에 정부의 4대강 정책 관련해 단순 전달되는 뉴스를 질타를 하면, 실제 ‘당신들은 정부를 안 믿는 것이냐’, ‘대한민국 국민 맞느냐’고 한다”고 밝혔다.

“MBC 뉴스를 보면 나경원 후보 의혹 보도에 대해서는 반론이 거의 없다. 그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에 대해 아방궁이라고 비난한 것에 대해 ‘모르겠다’에서 ‘지나쳤던 것 같다’는 등으로 실질적 해명이 안 되거나 그 해명이 들어가 봐야 나 후보에 더 불리하기 때문에 아예 빼버리는 것이다. … 이명박 정부 초기 전 정권 때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장관 등 국무위원이 임명돼 내부적으로 검증팀을 구성해서 등기부등본도 떼보고 조사를 했었다. 그래서 ‘강부자 내각’이라는 이야기도 나온 것인데 지금은 이런 것들이 어느 순간부터 사라지고 인사청문회에서 나오는 말만 중계방송하게 됐다”<이용마 홍보국장>

MBC 이용마 홍보국장은 “박원순 후보의 13살 때 병역 의혹을 가지고 박 후보에게 문제제기할 수 없다는 걸 기자들도 다 안다”며 “그런데 ‘여당에서 이런 의혹을 제기했다’고 쓴다”고 지적했다.

그는 “1년 이상의 국회 기자들을 싹 바꿔버렸다”며 “기사 하나마나 놓고 보면 ‘뭐가 편향적이냐’라고 볼 수 있는 요소들도 있다. 장님이 코끼리 만지기다. 그런데 모아 보면 괴물이 된다”며 “해당 기자들이 부분만 보다보니 전체적인 인식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MB내곡동 사저 관련해서 지상파 3사의 보도가 비슷하게 흘러간다”며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고 제기했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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