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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의위 독립성, 외부에서 보장해야"[인터뷰] 임기 마치는 강상현 4기 방통심의위 위원장
윤수현 기자 | 승인 2021.01.28 09:06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29일 4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임기 만료된다. 4기 방통심의위는 전광삼 전 상임위원 국민의힘 공천신청 파문, 이상로 위원의 심의정보 유출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또한 정치권으로부터 심의 결과에 대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강상현 위원장은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치권이 방통심의위 심의 결과에 과민한 반응을 보였다면서 “방통심의위 핵심은 독립과 공정인데 흔드는 세력은 많고 독립을 도와주는 세력은 별로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강 위원장은 5기 방통심의위 인사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 “전문성에 대한 고려 없이 자기 사람을 추천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위원 추천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강상현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인터뷰는 25일 방통심의위 위원장실에서 진행됐다.

미디어스와 인터뷰 중인 강상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Q. 3년 임기를 마쳤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디지털성범죄 피해 확산 방지다. 통신문화가 바뀌면서 디지털성범죄 확산이 세계적인 현상이 됐다. 방통심의위는 여러 제도적 보완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했다. 당초 방통심의위의 디지털성범죄 정보 차단·삭제에 수일이 걸렸지만 지금은 24시간으로 단축됐다. 전자심의 제도를 도입하고 긴급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

올해는 ‘지능형 24시간 상시 자동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실시간으로 디지털성범죄 영상물을 확인하고, ‘공공 DNA 공조 시스템’을 구축해 정보가 재유통되지 않도록 데이터를 상시 제공할 계획이다. 사업자가 효과적으로 삭제·차단 등 기술적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사회적 소수자는 알게 모르게 정보통신환경에서 큰 피해를 본다. 이에 대한 중점심의를 했고 권익보호특별위원회를 신설했다. 국제공조 점검단을 출범해 해외 불법 정보 차단에 힘썼다. 앞으로 임시 조직인 국제공조 점검단을 상시화해야 하는데, 정부의 협조와 국회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Q. 한계도 많이 느꼈을 것 같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발맞춘 심의를 진행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인터넷 개인방송, OTT, 미디어커머스 등 신유형 미디어에 대한 새로운 규제 논리가 만들어져야 하는 데 한계가 있다. 법이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방통심의위가 선제적으로 심의할 수 없다. 5기 방통심의위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맞는 심의를 해나가야 한다.

Q. 취임 초 국민 참여 심의제, 열린 모니터링 제도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민 참여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있었고 관련 정책을 내놨다. 하지만 여러 어려운 점이 있었다. 심의는 전문적인 영역이다. 관련 법규를 알지 못하면 감정적인 심의가 될 수 있다. 국민 참여 심의제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해봤는데 한계점을 발견했다. 열린 모니터링 제도는 시청자미디어재단과 함께 시도해봤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취지가 좋다고 결과까지 좋은 건 아니었다. 조금 더 실효성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Q. 위원장 취임 전 방통심의위에 대한 평가는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다. 방송·통신 내용규제와 사후심의를 하는 기관이고 6대 3 위원회, 정치심의라는 평가를 들었기 때문이다. 부정적 이미지는 과거에 논란이 될만한 일이 있어 생긴 것이다.

따라서 취임 후 심의 본연의 업무에 충실히 하려고 노력했다. 법이 방통심의위 심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는 만큼, 이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평한다. 위원 개개인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갖고 양심에 기초해 심의에 임해주길 바랬다. 그 결과 과거처럼 심의 결과가 6대 3으로 떨어지는 일은 별로 없었다. 위원들이 정치적 성향을 지니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과거의 오명은 충분히 극복했다.

Q. 국민의힘을 비롯한 일부에서는 ‘정치심의’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치권이 방통심의위를 두고 ‘정치심의’라고 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적이고 외압이다. 돌이켜보면 결국 자신들의 유불리를 따져 방통심의위를 평가하는 거다. 야당은 특정 채널에 대한 심의 결과를 두고 편파적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방통심의위는 채널 자체를 규제하는 기관이 아니다. 문제가 되거나 민원이 제기된 프로그램 하나 하나를 심의하는 기관인데 안타까울 따름이다.

또한 시민단체와 야당 양쪽에서 심의를 걸고넘어지면서 욕을 한다. 정치권, 특히 야당에서 과민한 반응을 보였다. 어떤 곳에서는 봐준다고, 또 어떤 쪽에서는 너무 심하다고 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나. 방통심의위의 핵심은 독립과 공정이다. 독립은 외부에서 보장해줘야 하는데 흔드는 세력이 많았다. 독립을 도와주는 세력은 별로 없었다. 입맛에 맞으면 가만히 있고 입맛에 안 맞으면 흔드니 직원, 위원들이 일하기 힘들었다. 

Q. 방송통신위원회가 법정제재 건수를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조건으로 들고나왔다

방통심의위는 특정 채널에 대한 법정제재 건수를 세어가면서 심의하지 않는다. 다만 법정제재 건수가 재승인 조건으로 정해져 예민한 부분이 있었다. 처음부터 (방통심의위 법정제재를 재승인 조건에 포함한)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 특정 방송사는 소송을 제기해 법정제재 건수 적용을 유예시켰다. 방통위는 최근까지 선거방송심의위원회 법정제재 결과를 재승인 조건에서 제외했다. 선거방송심의위 법정제재는 더 가중해야 할 사안이다. (방통위는 재승인)심사를 할 땐 종합적인 면을 봐야 한다.

(사진=미디어스)

 Q. 방통심의위의 법적 지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방통심의위는 민간독립기구다. 이는 정부와 정치권이 개입하지 말라는 뜻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에도 방통심의위의 독립성이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방통심의위 설치 근거가 방통위 설치법 안에 있으니 오해를 많이 한다. 국회의원들도 그렇고 방통위도 예산과 행정을 지원해주고 있으니… (방통위가 예산을)틀어쥐고 있으면 방통심의위가 뭘 하려고 해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방통위가 도와주고 싶어도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재원으로 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이제는 방통심의위 설치법을 만들어 예산 및 법적 독립이 이뤄져야 한다.

Q. 심의기구인 방통심의위 위상이 격상되는 건 위험하다는 우려가 있다

방통심의위를 권력기관으로 생각하면 그럴 수 있지만, 민간독립기구에 맞는 제도개선을 해달라는 취지다. 방통심의위를 방통위 산하기관으로 만들자는 주장도 있는데 이는 곤란하다. 지금은 잘하면 당연하고 못 하면 양쪽으로 욕먹는 상황이다. 견제를 너무 많이 받아서 문제다.

Q. 대통령과 국회가 위원을 추천하는 관행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치권의 개입을 없애기 위해선 현재 위원 구성 방법을 바꿔야 한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당장 5기 방통심의위 위원 인사를 두고도 시끄럽지 않나. 정치권에서 6명을 추천하다 보니 서로 나누어 먹기 식으로 한다. 인사권자는 전문성에 대한 고려 없이 자기 사람을 추천하려는 경향이 있다. 인식이 잘못됐다.

Q. 위원 추천 방식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삼권분립을 적용해야 한다.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이 3명, 국회에서 3명, 대법원장이 3명을 추천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본다. 국회는 국회의장과 여야가 각각 1명씩, 대법원장은 본인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대한변호사협회가 각각 1명씩 추천하는 것이다. 중앙선관위 추천위원은 선거방송심의위 위원장을 겸하면 된다. 이 경우 전문성과 대표성, 심의 실효성을 강화할 수 있다. 개인적인 구상일 뿐이지만, 어떠한 방식으로든 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Q. 전광삼 전 상임위원 해촉 사태를 겪으면서 위원회 구성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졌을 것 같다

전광삼 전 위원은 열심히 일했고 안건 하나하나 최선을 다했다. 다만 정치적 뜻이 있었고, 방통심의위 상임위원을 그만두고 공천을 신청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 기본적으로 정치에 뜻이 있고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은 방통심의위에 오면 안 된다. 심의 대상은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정치권 인사들은 오로지 정치 사안에 매몰되고 일반적 사안을 살펴보지 못한다.

Q. 5기 방통심의위는 어떤 것을 주안점으로 두고 가야 할까

방통심의위는 방송과 통신, 뉴미디어 플랫폼 등 콘텐츠가 지켜야 할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정립하는 기관이다. 지나친 규제 일변도의 역할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 거시적인 규제 로드맵을 설정하고 제작자와 이용자 등 다양한 이들의 창의력과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호하고 지키려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합의제 독립기구인 만큼 소신과 관점에 따라 치열하게 논의하고,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합의제 정신을 최대한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4기 방통심의위가 지키려고 노력했던 심의 공정성과 심의 업무 독립성을 이어갔으면 한다.

직원들도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방통심의위는 방송·통신의 기준을 정해 사회 전체의 문화 개선에 일조하는 기관이다. 직원들은 스스로 이에 일조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직원 개개인이 그런 인식을 가질 때 비로소 독립성이 보장될 수 있다.

Q.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계획인가

3개 학기가 남았는데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과거에는 방송 현안 관련 연구자 단체를 만들고 세미나를 많이 했지만 위원장으로 있으면서는 할 말도 다 못 하고 힘들었다. 이제 홀가분하게 독립된 연구자 입장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하면서 지낼 것이다. 방통심의위가 어떤 기관이고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알게 됐으니 법 개선과 올바른 위원회 구성 방법 마련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하겠다.

강상현 위원장은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강 위원장은 동아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를 거쳐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강 위원장은 방송개혁위원회 실행위원, 언론정보학회 회장, 미디어공공성포럼 운영위원장, 방송학회장,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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