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MBC 자회사 노조가 연대해 “자회사 임원도 지역사 사장처럼 임원추천위원회로 선출해달라”고 요구했다.

21일 상암동 MBC 본사 앞에 차기 임원 선임을 앞두고 있는 MBC 자회사 노조 대표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내달 MBC 5개 자회사에서 11명의 신규 임원이 선임될 예정이다. MBC C&I는 사장과 이사 3명, MBC플러스는 이사 2명을 선임한다. MBC아트는 사장 1명에 이사 1명, MBC플레이비는 사장 1명, 이사 1명을 선임한다. iMBC는 이사 한 명이다.

자회사 임원은 본사 MBC 사장이 결정하고 오는 28일 방송문화진흥회에서 확정 짓는다. 지역사 사장 선출의 경우, 22일까지 후보자를 공모 받고 노사동수의 임원추천위원회가 후보자 2배수를 추리면 본사 사장이 면접을 진행해 확정한다.

21일 오전 서울 상암 본사MBC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사진=미디어스)

MBC자회사협의회는 "MBC 임추위에서 MBC 자회사 임원도 함께 선출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자회사 협의회가 성명을 낸 데 이어 MBC플러스, iMBC지부, C&I지부가 차례로 성명을 발표했다.

박태외 언론노조 미디어발전협의회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MBC는 지난 15일부터 지역사 임원선임을 위한 임추위를 구성했다. 과거 적폐 시절의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자회사는 여기에 쏙 빠졌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MBC 자회사 사장 선임도 임추위에서 해달라. 능력과 자격도 검증하지 않고 제 맘대로 자회사 사장을 선임하려는 건가”라며 “박성제 사장이 만약 자기 측근 몇 사람을 자회사에 내려보낸다면 당신 또한 적폐 시절의 사장과 똑같이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두식 MBC자회사협의회 의장은 “MBC노사가 합의해 지역 사장 공모에 합의한 건 높이 평가할 일이지만 자회사 임원을 공모조차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MBC계열사 뿐 아니라 자회사 임원도 공정하게 선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현재 자회사 상근 임원이 너무 많다. 과거 적폐 시절 낙하산을 꽂기 위해 임원 자리가 늘었다. 플러스의 경우 상근 임원이 6명”이라며 “이사 한 명 당 임금, 활동비, 간접비 등을 포함하면 일 년에 5억 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iMBC는 직원 수가 150명이 넘었는데 3년새 90명으로 줄었다”면서 “사측은 2019년 연결재무제표상 단기순이익이 22억 원이 넘었지만 경영상황이 안좋아 임금을 동결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임원이 2명인 건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배상원 MBC플러스 지부장은 “플러스의 경우 이번에 이사 6명 중 2명을 새로 뽑는다. 하지만 우리는 상근이사 2명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교체 이후 좋은 임원이 선임됐지만 관행이 없어지지 않으면 언제든 바뀔 수 있다"며 "정당하고 민주화된 임원 선임 과정을 세우길 바란다”고 했다.

김종원 MBC C&I 지부장은 “C&I는 MBC아카데미와 합병을 진행 중이고 이로 인해 이사 1명을 추가로 선임한다"면서 "하지만 그 누구도 왜 합병을 하는지 어떤 시너지가 있는지 설명해주는 이가 없다. 우리의 미래인데 본사가 결정하고 통보한다”고 지적했다.

김 지부장은 “그 와중에 본사는 아카데미 몫의 이사 1명을 배정해 자리 챙기기를 하고 있다"면서 "전문성 있고 열정 있고 미래를 기획할 임원이 필요하다. 우리도 MBC의 구성원이고 노사 동수 임추위를 거쳐 함께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자회사도 임추위를 통해 선출하는 게 상식이다. 보은 인사를 위해 자회사 임원을 선임하면 자회사 미래는 없다”며 “자회사 경영이 적자일수록 더 따져보고 자질있는 임원을 선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 자회사는 적자가 심해 명예퇴직으로 전체 직원의 1/4이 퇴사했다. 직원 업무 강도는 높아졌지만, 임원수는 그대로다. 임원 1명 당 간접 비용을 포함하면 5억이 넘는다. 상근 임원은 능력 있는 1명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방문진에서 자회사 및 지역사 임원을 결정하는 28일 다시 상암동 MBC본사 앞에 모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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