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문순 전 MBC 사장 ⓒMBC
지난 2월29일 3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최문순(52) 전 MBC 사장이 통합민주당에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했다. 최 전 사장에 대해서는 민주당 쪽에서 먼저 영입 제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공천을 받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 전 사장이 사장직에서 물러나자마자 정치권으로 직행한 것을 두고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지금은 민영화 논란 등으로 MBC가 한나라당, 이명박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시점이어서 최 사장의 민주당행은 MBC 구성원들에게 적잖은 부담과 충격을 주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박성제 위원장은 "대단히 황당하고 실망감과 함께 분노를 느낀다"며 "그렇다면 최 전 사장은 MBC 사장 자리를 정치권 입문을 위한 발판으로 사용했던 것이냐"며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정치권으로 갈 생각이 있었다면 최소한 몇 달 전에는 자리를 내놓고 당당하게 준비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런 식으로 정치권으로 직행하는 것은 당신을 사장까지 시켜준 MBC 구성원들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MBC본부는 19일 성명을 통해 공식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언론노조 위원장 출신이 폴리널리스트라니…"

최 전 사장이 한때 몸담았던 외부 언론운동 진영도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언론노조 위원장 출신이 언론운동 진영의 비난을 한 몸에 받는 '폴리널리스트'가 된 데 대한 실망과 분노로 해석된다. 방송통신위원회 정식 출범을 앞두고 방송의 독립성, 중립성을 강조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충격은 더하다.

전국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은 "언론노조 위원장 출신으로서, 불과 한 달 전까지 공영방송의 수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며 "와전된 소식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양문석 사무총장은 "경위를 좀 더 알아봐야겠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스는 이에 대한 최 전 사장의 해명과 출마경위를 듣기 위해 18일 밤 여러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최문순 전 MBC 사장은 퇴임 직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기자를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다시 하고 싶지 않다. 남을 고발하는 일이 그 당사자로서는 굉장히 괴로운 일이었다. 이제는 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일,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최 전 사장은 강원도 춘천 출생으로 춘천고, 강원대 영문과, 서울대 대학원 영문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지난 84년 MBC에 입사해 <카메라출동> 등에서 고발기자로 이름을 날렸다.

지난 95년에는 노조위원장으로 강성구 사장 퇴진 파업을 하다 해직돼 이듬해 복직했으며, 98년 전국언론노조연맹 위원장을 거쳐 2000년 산별로 전환한 전국언론노조 초대 위원장을 지냈다. 2005년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3년 동안 MBC 사장으로 일한 뒤 연임하지 않고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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