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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회견, 뒤늦은 해명으로 빛 바래"언론, 국정현안에 입장 밝힌 문 대통령 평가… 보수언론, '사면 일축'에도 "결단해야"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01.19 10:59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자 언론에서는 대통령 소통부족을 지적하고 있다. 대통령의 입장이 조기에 충분이 나왔더라면 국정혼란이 상당부분 진화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반면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문 대통령이 비교적 분명히 선을 그은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전면에 다시 띄우며 대통령 결단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 부동산 정책, 코로나19 방역, 추미애 법무장관·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 감사원 원전 감사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과거 잘못을 부정하고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차원에서 사면을 요구하는 움직임에 대해선 국민들의 상식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저 역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해서는 "정치적 행보를 하고 있지 않다"고 했고,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투기에 역점을 두었지만, 결국 부동산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며 설 연휴 전 '특단의 공급대책' 시행을 예고했다. 

1월 19일 서울신문 사설 <문 대통령, 국정 현안에 국민과 적극 소통해야>, 한국일보 <[이충재 칼럼]"모든 매는 내가 맞겠다">

19일 서울신문은 사설 <문 대통령, 국정 현안에 국민과 적극 소통해야>에서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간의 국민의 궁금증을 진솔하게 설명했다"면서 "주요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이 명확해야만, 지지자는 물론 국민들이 따르게 된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1년간 나라를 흔들었던 '추미애 윤석열 갈등'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중이 제때에 제대로 전달됐더라면 혼란이 조기에 진화됐을 것이며, 검찰개혁에 대한 명분도 지금보다 훨씬 강화됐을 것이라 아쉽기 짝이 없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취임 이후 어제까지 포함해 기자회견을 단 다섯 차례만 했다"며 "지난해는 코로나 확산이 원인이었다고는 하지만,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각각 29회, 13회의 공식 기자회견과 비교하면 대국민 소통이 확실히 부족했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고 했던 문 대통령 취임사를 언급하며 "지금이라도 그 약속은 지켜지길 바란다. 임기를 1년 4개월 앞둔 지금부터라도 국정 현안에 대해 국민과 소통하며, 정부가 정책에 대해 결정한 이유를 직접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이충재 주필은 칼럼 <"모든 매는 내가 맞겠다">에서 "정작 눈길을 끈 것은 오랜만에 기자들 앞에 선 문 대통령의 모습"이라며 "문 대통령이 그 동안 쏟아낸 말은 국무회의나 각종 행사 등에서의 일방적 ‘말씀’이 고작이었다. 국민이 궁금해하는 살아 있는 대통령의 말이 아니라 죽은 말이었던 셈"이라고 했다. 

이 주필은 "문 대통령은 회견에서 그 동안 국민이 알고 싶었던 얘기들을 쏟아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 답변에 수긍하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적은 것은 타이밍이 한참 늦어서다"라며 "추·윤 문제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던 때, 자고 나면 집값이 올라 서민들의 억장이 무너질 때, 다른 나라의 코로나 백신 확보 소식에 국민들이 불안해할 때 대통령이 직접 나와 기자들 질문에 사과하고 해명하고 위로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이 주필은 문 대통령의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대한 과잉의존을 '불통' 문제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잘 짜인 각본에 따른 행사와 각종 회의를 통해 전달되는 말씀이 국민의 궁금증과 불만을 직접 돌파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여긴 것"을 문제로 봤다. 또 이 주필은 문 대통령의 측근에 대한 절대적 신임이 잘못을 바로잡기 어렵게 만든다고 짚었다. 

이 주필은 "그나마 다행인 건 요즘 문 대통령에게서 달라진 모습이 엿보인다는 점"이라며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에 충성도 높은 인사를 발탁하자는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소통에 강점이 있는 유영민 전 장관을 낙점한 것과 추 전 장관에 대한 사실상 ‘경질’ 결정이 문 대통령 작품이라는 게 여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문 대통령 나름대로 절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기자 질문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경향신문은 사설 <임기 말 갈등 키우지 않겠다는 국정 기조 밝힌 문 대통령>에서 "문 대통령은 그동안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 입장 표명을 아껴왔다'며 "올해는 사실상 문 대통령 집권 마지막 해이다. 국가 전체는 물론 여권 내 갈등을 최소화해야 국저을 제대로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더 자주 시민과 소통하며 현안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야당과의 소통과 갈등 조정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한다"고 썼다. 

한겨레는 사설 <"국민 공감없는 사면 불가" 분명히 밝힌 문 대통령>에서 이번 기자회견이 주요 현안에 대한 문 대통령의 구상을 들을 좋은 기회였지만 '추미애·윤석열 갈등', 감사원 원전 감사에 대한 입장이 국민 기대에 충분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한겨레는 "문 대통령의 임기는 앞으로 16개월 남았다"며 "취임 직후의 약속처럼, 남은 임기 동안엔 언제든 국민과 언론 앞에 서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언론접촉 부족을 지적하는 질문에 "기자회견만이 국민 소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통의 한 방법이다"라며 "저는 어느 대통령보다 현장방문을 많이 했고 비록 작은 그룹의 국민이기는 하지만 양방향의 대화를 주고 받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 상황 때문에 오래 시간 간극이 벌어지면서 국민들께서 소통이 부족했다고 느끼신다면 앞으로 그 점에 대해서는 보다 소통을 늘릴 수 있다고, 더욱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여건이 보다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요 보수언론은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을 거듭 촉구하는 방식으로 신년기자회견을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사면불가 입장을 밝혔고, 사면에 대한 반대여론 역시 높지만 두 전직 대통령 형 확정과 동시에 사면을 요구하는 보수언론의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중앙일보는 사설 <국민 궁금증 못 풀어준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과 관련한 문 대통령 발언 중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다"라는 부분만을 인용해 "비껴갔다"고 평했다. 중앙일보는 "사면 문제는 지금이야말로 대통령이 명확한 입장을 내야 할 시점"이라며 "두 사람에 대한 재판 절차가 마무리돼 '형 확정'의 기본 요건이 충족됐고, 곧 대선 경쟁이 본격화하면 이를 둘러싼 혼란과 국론 분열이 가중될 게 뻔하기 때문"이라고 썼다. 중앙일보는 "야권의 사면 요구가 거세질수록 여야 간 정쟁이 악화되고 국민 반목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의 한 가운데에 사면권을 지닌 문 대통령이 있다"며 "말로만의 국민 화합이 아니라 진정한 통합과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지지층만 쳐다보느라 국민통합 외면한 文 신년회견>에서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올 초 제기한 이후 정치권의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한 사면 이슈에 대해 결정권자인 문 대통령이 직접 선을 그은 것"이라면서도 "국민 공감대 형성을 대전제로 내세웠다. 국민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을 언제 누가 어떤 방식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건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갤럽 1월 1주차 여론조사에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반대응답은 54%, 찬성응답은 37%였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 

동아일보는 "사면은 국민통합과 국격의 차원에서, 또 불행한 한 시대를 매듭짓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대통령이 지지층 반대를 무릅쓰더라도 정치적으로 결단해야 할 문제"라며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나 내년 3월 대선 득실 차원을 넘어서 가능한 한 빨리 결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세계일보는 사설 <국정 책임지는 모습 안 보인 文대통령 신년회견>에서 "민통합에 역점을 두기보다는 ‘사면 불가’라는 친문 지지층의 요구에 답한 것"이라며 "두 전직 대통령 사면 없이 국민통합을 논하기는 어려운 만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적정 시점에 국민의 뜻을 모아 사면을 결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관련 기사에서 "그러나 여권에선 4년 가까이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을 3·1절에 우선 사면할 가능성 등을 포함해 대통령 임기 내 사면 카드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문 대통령도 이날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더 깊은 고민을 해야 될 때가 올 것'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1월 19일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관련 중앙·동아·세계일보 사설, 조선일보 기사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18일 경향신문 칼럼 <전직 대통령 사면과 언론의 정치적 행위>에서 "무엇보다도 최소한 형이 확정된 이후에야 사면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법 조항의 의미를 형이 확정됐으니 사면권을 행사하는 것에 전혀 문제가 없는 듯 접근하는 기자들의 행태가 놀랍다"며 "사법부의 형 확정은 사면하기 위한 수순이었다는 뜻인가. 법적 절차에 정치적 해석을 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의제 설정이론이라는 말이 있다. 찬반을 떠나 언론이 사면과 관련하여 언급한 것만으로도 조건도 갖춰지지 않은 ‘사면’이 주요 의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부상한다"며 "언론이 ‘사면 군불 때기’라는 정치 행위를 한 것이다. 정론직필의 기자라면 사면 관련 질문 대신 사면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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