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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기자회견에 수어통역사 배치는 언제쯤장애벽허물기 "행정부 수반으로서 장애인 차별 개선에 앞장서 달라"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01.18 20:04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 이어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수어통역사 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청각장애인의 알 권리가 담보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장애인 인권단체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장애벽허물기)은 18일 발표한 한줄 논평에서 "우리가 주장해오던 기자회견장의 수어통역사 배치는 시행되지 못했다"며 "우리는 앞으로 계속 청와대에 요구할 것이다. 남은 대통령 임기 안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하는 등 청와대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기자 질문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장애벽허물기는 '한국수어법'에서 수어와 한국어를 동등한 언어로 규정하고 있고, 수어의 보급과 인식개선을 위한 국가의 책무가 명시돼 있다는 점을 들어 대통령 연설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할 것을 촉구했다. 

김철환 장애벽허물기 활동가는 이날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청와대가 수어통역사를 직접 세우기는 어려우니까 방송사마다 통역을 하도록 권장하는 것 같더라. 작년보다는 (수어통역 방송이)좀 늘었다"면서도 "대통령 연설과 기자회견은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에 전 국민이 다 봐야하는 정보접근권 측면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 활동가는 "부수적인 얘기지만 통역사들이 언론사마다 달라 표현방식이 다른 점도 있다"며 "같은 내용을 조금씩 달리 해석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수어통역사를 배치하면 어느 방송이건 (화면에)잡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또 김 활동가는 "한국수어법에서 수어는 한국어와 동등한 언어라고 법적 지위를 얻었는데, 사실 삶의 현장에서 전부 적용이 되지 않다보니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며 "한국수어법에 국가나 지자체의 수어보호·홍보의 책무가 있으니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으로서 선도적 역할을 해 달라, 그러면 장애인에 대한 차별인식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게 비판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장애벽허물기는 지난 11일 대통령 신년사 발표 때 청와대에 수어통역사 배치를 촉구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 신년사 중계에 수어통역을 지원한 방송사는 지상파 3사와 KTV 정도였다.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등에서는 수어통역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신년기자회견 방송에는 주요 언론사 상당수가 수어통역을 지원했다.  

올해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 수어통역사가 배치되면서 주요 정책발표 현장과 국회 기자회견장 등에도 수어통역사가 본격 배치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통령 연설이 이뤄지는 청와대에는 수어통역사가 배치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방송사별로 수어통역이 제공된다는 점을 고려해 별도로 수어통역사를 두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장애벽허물기가 대통령 비서실장을 상대로 낸 차별 진정 사건을 기각하면서 "청와대 주요 연설을 중계하거나 연설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시할 대 농인들의 실질적인 정보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수어통역을 제공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장애벽허물기는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 자리에 수어통역사가 배치되지 않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다는 취지의 차별 진정을 인권위에 제기했다. 이에 대통령 비서실장은 "방송사별로 수어통역이 제공될 것을 고려해 별도로 현장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하지 않았다"며 "청와대 춘추관 행사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하기 위해서는 인력 충원 또는 예산 수반이 필요한 사항이므로 인사 및 재정 부서와의 논의가 필요하다. 관련 부서와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특별연설의 경우 주요 방송사 중 일부가 자체적으로 수어통역을 제공했기 때문에 청각장애인들의 정보접근권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보장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인권위는 "주요 방송국이 수어통역을 중계했더라도 본질적으로는 공공행사를 개최한 피진정인에게 수어통역을 지원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인권위는 "국가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8조 제1항에 따라 장애인 차별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법에서 규정한 차별 시정에 대해 적극적인 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피진정인이 한국수화언어사용자의 언어권에 대해 지니는 책무는 대한민국 청와대가 지니는 상징적 의미와 더불어 보다 무겁게 부과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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