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독립’의 가치를 모르는 미숙한 정치인의 빗나간 행태를 우려한다 -

통합민주당 손학규대표가 한나라당과 함께 지난 20년 방송민주화 투쟁의 역사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정권으로부터 언론독립을 지켜야할 야당대표가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시나리오에 맞춰 춤추고 있다. 노란재킷의 한나라당 프락치가 아닌 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방송통신위원회 출범과 방송통신위원회 구성과정에서 손 대표의 정체는 충분히 드러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 이하 언론노조)은 손학규 대표가 더 이상 정체를 위장하지 말고 스스로 한나라당과 이명박정권의 프락치임을 고백할 것을 촉구한다.

방송의 ‘방’자만 알아도 ‘방송통신위원회’가 어떤 역할을 하는 지, 방송 독립과 얼마나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는 지 안다. 설령 문외한 일지라도 최근 언론노조와 시민사회단체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내놓은 성명과 결의, 언론보도를 지켜보았다면 독립적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대통령 최측근이 왜 방송통신위원장이 돼서는 안 되는 지 거듭거듭 얘기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어떤 인물들로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 지도 목이 터져라 설명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누구보다 귀 기울여야 할 야당 대표는 외면했다. 수차례 면담요청은 거절당했고, 항의 방문할 때에도 자리를 피했다. 이제 보니 손대표가 왜 그토록 피해 다녔는지 그 이유를 알 만하다.

대통령직속 방송통신위원회 구성에 전격적으로 합의하더니, 대통령 최측근인 최시중씨를 방통위원장에 앉히는데도 통합민주당이 들러리서고 있다.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야당 몫 방통위원을 선임한다며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심사위원을 추천받더니 일순간 백지화하고, 자신의 입맛대로 심사위원을 다시 구성했다. 그 결과 오늘 민주당이 추천할 방통위원 2명의 윤곽이 드러났다. 안타깝다. 방송독립 투쟁의 역사를 이해하고, 이명박정권의 방송장악음모에 맞서 싸울 적임자로는 멀어도 한참 멀다. 이명박 정권의 ‘전천후 요격기’에 맞설 수 있는 자질과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이 실종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손학규 대표는 방통위원회 구성과 위원구성 등 일련의 과정에 통합민주당 깊숙이 영향을 미쳤다. 겉으로는 야당다운 모습을 비치는듯했지만 실제로는 한나라당의 의중을 거슬러 방송독립을 기치로 내세우지 않았다. 더 늦기 전에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의 프락치임을 스스로 고백할 것을 촉구한다. 더 이상 국민들이 손 대표가 여당인지 야당인지 헛갈리게 하지 말라. 다가오는 총선에서 투표권을 올바로 행사하는 데 방해가 될 뿐이다.

2008년 3월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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