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메인뉴스에서 지역 호텔을 홍보한 MBC강원영동에 법정제재 경고를 확정했다. 앞서 광고심의소위원회 의결(법정제재 주의)보다 제재 수위가 상향된 것이다. 또한 방통심의위는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고 성적 고정관념을 주입하는 내용의 만화 ‘안녕 자두야’를 방송한 대교어린이TV, AniOneTV, 챔프에 법정제재 주의를 결정했다.

MBC강원영동은 지난해 11월 10일 <뉴스데스크>에서 웰니스 관광(건강과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관광)을 소개했다. 하지만 보도 내용은 강원도 양양에 위치한 오색그린야드호텔을 홍보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MBC강원영동은 “몸을 깨우는 요가와 명상, 숲속 트레킹 등 프로그램이 시간대별로 운영되고 암반파동욕장, 소나무 찜질방에서는 온열요법을 즐길수 있다”며 호텔 장점을 언급했다. 또 MBC강원영동은 호텔이 제공한 홍보영상을 25초간 방송했다. 방통심의위 광고소위는 MBC강원영동에 법정제재 주의를 결정했다.

(사진=MBC강원영동 유튜브 화면 갈무리)

방통심의위는 18일 전체회의에서 MBC강원영동에 대한 제재 수위를 상향했다. 광고소위에 참여하지 않은 위원들이 “사실상 호텔 광고”라며 경고 의견을 냈고, 일부 광고소위 위원들은 제재의견을 상향 조정했다. 허미숙 방통심의위 부위원장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기획 취지는 이해하지만 메인뉴스에서 광고성 보도를 해선 안 된다”며 “해당 보도는 호텔을 직접 소개하는 광고와 다름없다”고 밝혔다.

강상현 방통심의위원장은 “해당 호텔이 웰니스 관광 업체로 선정된 건 6월”이라며 “6월에 방송했다면 정보가 될 수 있지만 MBC강원영동은 11월에 보도를 내보냈다. 뉴스도 아닌 것을 뉴스 프로그램에 내보내 호텔을 광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영 위원은 “협찬에 의한 보도가 아니더라도 지상파라면 이런 식의 방송을 해선 안 된다”고 했다.

한편 방통심의위는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고 성적 고정관념을 주입하는 내용의 만화 ‘안녕 자두야’를 방송한 대교어린이TV, AniOneTV, 챔프에 법정제재 주의를 확정했다. '안녕 자두야- 예뻐지고 싶어’ 편은 주인공이 자신의 외모를 비관하며 젓가락으로 얼굴을 찌르거나 설탕물로 세수를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재영 위원은 “사회적 차별과 혐오는 학습된다”며 “어린이 방송에서 이런 표현들이 나온 것 자체가 문제다. 우리 사회의 가치 기준이 변했다는 점을 방기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심영섭 위원은 “해당 에피소드가 10년 전 제작된 것이지만 방송사는 현재 상황에 맞춰 신중하게 편성해야 했다”고 말했다.

‘안녕 자두야’가 심의 대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대교어린이TV, 브라보키즈, 챔프 등 3개 PP는 불법촬영물 범죄를 묘사한 ‘안녕 자두야’ 에피소드를 방송했다. 해당 회차에는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의 용변 보는 장면을 촬영해 협박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방통심의위는 “사회적 인식 변화에 발맞춰 심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행정지도 권고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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