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차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구성과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 지·본부에서 연일 ‘내정 철회’ 성명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박병석 국회의장에 의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이장석 전 목포MBC 사장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크다. 이 전 사장은 박병석 국회의장 고등학교 후배다.

언론노조 목포MBC지부는 12일 “국회의장의 적폐청산, 이런 것인가”라는 성명에서 “이장석 사장이 취임한 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면서 "경영자는 뉴스에 개입하지 않는 게 정상이지만 보도국장실까지 직접 행차해 보도국장 컴퓨터에 앉아 보도본부에서 본사로 송고했던 기사 면면을 살폈던 그의 모습, 당시 보도책임자인 보도제작국장이 불쾌감에 국장실을 박차고 나왔던 모습을 목포MBC구성원은 아직도 기억한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병석 국회의장 (사진=연합뉴스)

목포MBC지부는 “어이가 없다”며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과거 정권의 실정에 분노하고 촛불 앞에 진상규명을 약속했던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의 추천에 의한 것이라니 말문이 막힌다”고 했다. 이들은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는 동시에 이장석 방통심의위원 내정 철회를 촉구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역시 이장석 전 사장에 대해 “김재철 사장이 처음으로 임명한 보도국장이었고 공영방송 MBC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선·후배 동료들이 내쫓기는 동안 요직을 거치던 인사”라며 “과연 그가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심사하고 평가하는 막중한 책임과 권한을 맡을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MBC본부는 이 전 사장이 시사프로그램 <뉴스후> 부장을 역임하는 동안 해당 프로그램 이름이 바뀌고 시청률이 낮은 시간대로 내몰렸다고 지적했다. 또 보도국장 재임 기간 4대강 사업에 대한 검증, 총리실 민간인 사찰과 같은 정권에 불리한 이슈는 침묵하는 대신 타사가 주도한 대통령 신년 좌담회는 생중계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방통심의위지부는 13일 “이장석 심의위원 추천을 즉시 철회하라”며 “심의위원은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 제5기 방통심의위원은 정치적으로 독립한 방송, 통신, 광고 전문가가 추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심의위원 추천권자인 대통령, 국회의장,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내용심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전문가를 추천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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