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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진실화해위원, '북한군 남파설' '공산폭동' 주장차기환·김광동, 5·18-제주4·3 극우적 발언…1기에서도 과거사 인식 논란 불거져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01.12 08:19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10년 만에 다시 출범하게 되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국민의힘 추천 정진경 위원(변호사)이 과거 성비위 전력으로 사퇴하면서 조사 개시가 늦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진경 변호사를 제외한 국민의힘 추천 위원들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제주 4·3 사건 등 주요 과거사 사건에 대해 '북한군 남파설', '공산주의 무장폭동' 등 극우적 주장을 펼쳐왔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한시적으로 활동하는 독립적 국가기관이다. 한국전쟁 전후 시기 민간인 집단사망 상해·실종 사건, 항일독립운동, 권위주의 통치 시절 인권유린·폭력·학살·의문사 사건 등을 조사하게 된다. 2005~2010년 1기 활동 이후 지난 20대 국회에서 여야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법)을 개정하면서 제2기 진실화해위가 출범하게 됐다. 

진실화해위는 대통령 지명 1인, 여야 추천 각각 4인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국회는 지난 8일 본회의에서 8명의 위원을 선출했다. 국민의힘 추천 진실화해위 위원은 차기환 변호사,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 원장, 이옥남 시장경제와민주주의연구소장, 정진경 변호사 등 4명이다. 이 중 정진경 변호사가 2013년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절 여학생 3명을 성추행한 의혹으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자진사퇴했다. 

국민의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추천 위원인 차기환 변호사(왼쪽)와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 원장

국민의힘 추천 위원은 주요 과거사 사건에 극우적 발언에 가까운 주장을 펼쳐왔다. 차기환 변호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북한군 남파설을 주장하고, 고 조비오 신부의 헬기사격 증언을 '유언비어'라고 규정한 인물이다. 

차기환 변호사는 2012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경악! 북한군 광주 5·18 남파 사실로 밝혀져'라는 제목의 기사(뉴스타운)를 공유했다. 그는 기사를 공유하며 "역사적 진실은 무엇일까? 많은 민간인 사망자들이 진압군이 쓰는 M16이 아니라 M1이나 칼빈 탄알에 맞아 죽었다"며 북한군 남파설을 주장했다. 

그는 2013년 극우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에 올라온 '5·18 광주사태를 영화화한 <화려한 휴가>에 대한 특전사 부대원들의 성명'을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하면서 "최근 지만원 씨가 수사 및 재판 기록에 기하여 주장한 내용과 일치하네. 영화 내용이 사실과 중요 부분에서 달라 국민들을 오도"라고 썼다. 

또 차기환 변호사는 같은 해 트위터 계정에 고 조비오 신부가 헬기사격을 봤다는 증언을 유언비어라고 주장하는 극우사이트 '일베'글을 공유했다. 그는 이 글에 "5·18에 대한 진상에 대하여 국민들의 오해, 과장, 왜곡이 너무 많다"며 "이런 진실을 향한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지난해 11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무고한 시민들을 향한 군의 헬기사격이 있었음을 인정,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이 밖에 "경찰이나 군인을 공격한 차량의 운전수가 만취된 상태 또는 환각제 소지한 것에 대한 증인이 있다", "광주에서 평화적으로 손잡고 행진하는 시위대를 조준사격한 적 없다" 등의 주장을 했다.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은 2019년 차 변호사를 5·18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했다. 

차기환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역임하면서 특조위 활동을 고의로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2017년 세월호 유가족들은 그를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 원장은 제주 4·3사건을 '공산폭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09년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주최 '국가정체성 어떻게 정립·발양할 것인가' 세미나, 2011년 '제주 4·3교과서 수록방안 공청회' 등의 공식석상에서 "4·3은 공산주의 세력에 의한 폭동", "4·3사건 성격은 무장반란이었음이 명백" 등의 발언을 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시절 4·3특별법에 따라 이뤄진 진상규명에 따르면 군인과 경찰 토벌대에 의한 희생 78.1%, 무장대에 의한 희생은 12.6%였다. 

김광동 원장은 최근까지 같은 주장을 펴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14일 미래한국 <[심층분석]대한민국이 훼손당하고 있다>에서 "문재인 정부가 주도한 역사왜곡금지법과 ‘토착왜구’ 등으로 대변된 시대착오적 반일 선동은 한국사회를 명백히 파시즘 사회로 치닫게 만들었다"며 "제주 4·3사건이 공산주의 폭동이고 북한에 의해 지원된 것이라는 역사적 표현은 범죄가 되는 사회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진실화해위원의 과거사 인식 논란은 1기 위원회에서도 불거진 바 있다. 1기 진실화해위 이영조 위원장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a popular revolt'(민중반란), 제주 4·3사건에 대해 'communist-led rebellion'(공산주의자가 주도한 폭동)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었다. 

유족들은 이영조 위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2010년 당시 5·18기념재단과 유족회 등은 "편협한 역사의식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우리 역사의 진실과 화해를 규명하고 정리할 수 있겠냐"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비판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의, 제주4·3도민연대 등은 "시대정신과 크게 어긋나는 망언"이라며 "이 위원장이 스스로 ‘진실과 화해’라는 자신의 조직 명칭을 부정한 꼴이다. 이런 망언을 한 이 위원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 2012년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는 서울 강남을 지역구에 이영조 후보를 전력공천했으나 관련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공천을 전격 취소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새누리당 김종인 비대위원(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당의 이영조 후보 전략공천에 "찬성할 의사가 없다"며 "5·18단체나 제주도에서의 반응을 보면 상당히 염려스러운 점이 없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영조 후보측이 5·18을 다룬 다른 논문도 반란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며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을 하는 데 대해서도 김종인 비대위원은 "다른 사람들이 그런 표현을 썼으니까 나도 써도 괜찮다 하는 얘기는 일반 상식으로 봤을 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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