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하얀밤 마을 출신 세 아이가 드디어 28년 만에 재회했다. 서글픈 재회였지만, 이들이 모였다는 것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낮과 밤>으로서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어른 아이인 문재웅이 자각하고 백야재단을 무너트리는 데 일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정우는 현수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통화한 자가 오정환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들인 오경민이었다는 것도 알아냈다. 오경민이 현수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확실한 증거가 필요했다. 그렇게 도주 중인 정우는 특수 팀원들을 통해 공유를 시작했다.

혜원은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우를 통해 아버지가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되었다. 과거 어떤 실험을 해왔고, 현재까지 어떤 악행을 저지르고 있는지 깨닫게 된 과정이었다. 자신이 알고 있던 아버지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라 확신했다.

자신이 기억하는 아버지는 다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버지 공일도는 아이들의 죽음에 대해 질문하는 딸에게 희생 없이 결과가 없다고 단언하듯 이야기했다. 아직 뭘 모른다는 아버지의 행동은 광기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tvN 월화드라마 <낮과 밤>

광기 어린 연구에 집착하는 공일도와 조현희의 행동은 결과적으로 몰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영원한 삶을 위해 수많은 아이들을 희생시킨 대가가 따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조현희 박사가 과거와 다름없는 외모를 유지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 또 다른 실험체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오정환이 사실은 그들이 이야기하는 '각하'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정환이 주기적으로 먹는 약은 젊음을 유지시켜준다. 거칠어진 피부가 약을 먹으니 달라지는 모습은 그가 106살이 된 각하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물론 여전히 모호한 부분이 많지만 말이다.

예고살인이 다시 공개되었다. 재웅이 직접 작성해 이 기자에게 보낸 예고살인장은 이내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다. 이를 풀어낼 인물들이 몇 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어느 사이 경찰의 역할은 사라진 드라마가 되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덫에 빠진 정우와 덫을 놓은 재웅 모두 사건 현장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정우와 재웅의 다른 점이 등장한다. 정우는 경찰이라는 직업을 택했다. 그건 그가 사회적 책임을 지는 인물이라는 의미다.

오정환의 아들은 죽을 수 있었다. 재웅의 '자각몽'은 정확하게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오경민이 실행에 옮기게 설계되었다. 이를 알게 된 정우는 전략을 짜서 막았다. 현수를 잔인하게 살해한 존재다. 물론 정우가 막지 않는다면 예고살인이 그의 몫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는 하다.

이는 풀어내면 되는 일이다. 그럼에도 그가 오경민을 살린 것은 작가의 도덕관과 직결될 수 있다. 주인공을 살인마나 방관자로 만들 수는 없다는 확신 말이다. 그렇게 정우는 특수 팀원들을 이용해 오경민의 죽음을 막았다. 여기에 손정우까지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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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에서 손정우나 재단 사람들이 등장할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장용식은 지근거리에서 재웅의 상태를 확인하고 무슨 일을 하려는지 확인할 수 있었지만, 정우는 알 수없었다. 그저 탁월한 지적 능력으로 알게 되었다는 의미가 되지만, 그럴수록 시청자들의 집중력은 떨어진다.

오경민을 살리고, 손정우를 잡는 현장에 혜원도 동참했다. 그렇게 사건을 정리한 후 정우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비밀 공간이기도 한 정순구의 사무실에서 의외의 상황과 마주한다. 정우가 특별하게 챙겼던 안경이었다. 그 안경 속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정우가 지금까지 어떤 계획을 짜고 있었는지 모두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3D로 재현된 세상 속에는 또 다른 사무 공간이 존재했다. 그곳에는 팀원들도 있었다. 자신과 지완은 모두 이번 사건과 연루된 인물들의 자식들이라는 점에서 선택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혜원에게만 집중적으로 모든 정보를 주는 것은 그가 어떤 선택을 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의도한 부분과 의도하지 않은 부분들이 혜원에게 공급되는 것은 작가의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다른 이들이 이런 정보에 접근조차 못 하게 되어있거나 한정적인 정보만 얻는 것과 비교해봐도 더욱 그렇다.

이 기자의 방송 과정에서 제이미가 노출되었다. 그리고 이를 본 이들은 모두 하얀밤 마을로 향했다. 당연히 재웅과 정우도 그곳으로 향했지만, 재단에서 보낸 자들도 그곳으로 들어갔다. 무인도인 그곳에 세 아이가 모였다. 그건 현장에서 모든 것을 끝낼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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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공격은 재단이었다. 제이미와 이 기자를 잡아두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재웅이 섬에 들어오고 모든 것들은 뒤집혔다. 재단에서 보낸 자들은 모두 정리가 되었고, 이제 문재웅이 시간이 되었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제이미와 정우를 용서할 수 없다는 그의 행동은 맹목적 광기만 존재할 뿐이었다.

제이미를 죽이려는 재웅을 제압한 것은 정우였다. 정우는 재웅을 제압할 충분한 힘과 능력을 가진 인물이다. 그리고 정우는 '참사의 날'의 진실을 다시 깨우쳤다. 혼자 남겨졌다며 광기를 부린 재웅이었지만 사실은 달랐다.

아이들을 구하겠다며 다시 연구실로 향하는 제이미를 잡기 위해 정우는 재웅에게 기다리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하지만 재웅은 이들을 기다리지 않고 섬을 빠져나갔다. 정우와 제이미가 재웅을 버린 것이 아니라, 반대였다는 의미다.

정우에게 제압당하고 잘못된 기억까지 되잡게 된 상황에서 문재웅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다시 한번 이들을 피해 도주할 수는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자신의 광기가 어긋나 있음을 깨달을 수밖에 없다. 결국 문재웅 역시 재단에 대한 공격에 모든 것을 집중할 것이다.

모든 상황이 끝난 후 재웅이 사망하거나 살아남아 법의 심판받겠지만, 그의 선택은 자신이 버리고 섬을 탈출한 정우와 제이미를 향한 공격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우와 재웅의 재회는 그렇게 노선을 정리하는 시간이 될 수밖에는 없다.

밸런스가 무너지며 드라마의 재미도 흔들리는 <낮과 밤>이 과연 남은 4회 동안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영화 <마녀>의 이야기를 벗어나며 좀처럼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늘어지는 이야기는 그래서 씁쓸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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