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8일)자 일부 신문들과 달리 의혹을 다뤘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해야 할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린 17일 저녁 방송3사 메인뉴스는 이날 하루종일 국회를 달군 청문회를 '탈영'과 '불법증여' 논란으로 한정해 정리했다.

불리한 의혹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오히려 의원들을 윽박지르는 최시중 후보자와 그의 대변인을 자처하고 나선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정면 비판은 찾아볼 수 없었다.

MBC, 방송독립성 논란 언급 없어…SBS는 후보자 해명에 비중

▲ 위에서부터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최시중 후보자 청문회는 KBS가 12번째, MBC가 16번째, SBS가 18번째 꼭지로 편집했다.

먼저 MBC <뉴스데스크>는 이날 제기된 여러 의혹 가운데 불법증여 공방만을 다뤘다. 이날 청문회의 최대 쟁점이 됐던 방송 독립성 논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국회 앞에서 있었던 시민단체들의 항의시위는 KBS <뉴스9>에서만 소개됐다.

SBS <8뉴스>는 '측근인사 논란'에서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임명에 따른 방송 독립성 침해 우려를 전하기는 했지만 최 후보자의 해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절대로 중립을 훼손하거나 독립을 훼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최 후보자의 답변이 소개된 데 이어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의 질문이 따라붙었다. SBS의 표현대로 질문이라기보다는 '엄호'에 가깝다.

이재웅/한나라당 의원 : 이명박 대통령이 아무리 혹시 만의 하나라도 방송 장악하겠다는 생각 있으시면 저항하시겠습니까?

최시중/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 저는 단호히 그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야당 의원의 '엄호'는 KBS에서도 잠깐 소개됐다. 탈영 논란과 관련해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그 당시 후보자가 군대생활 할 때 휴가 갔다가 늦게 귀가하는 사람이 많았냐"고 물어준 것.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의 이 같은 질문태도에 대한 정면 비판은 없었다.

MBC, 최시중 후보자 '답변태도' 공방은 전해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은 물론 TV 생중계를 보는 시청자들까지 분노케 했던 최 후보자의 답변 태도는 MBC에서만 지적을 받았다.

이날 최 후보자는 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문제제기에 대해 "비리 3관왕 운운하는데 그러시면 안됩니다. 지나치게 윽박지르시길래 그러는 겁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MBC는 "한나라당은 최 후보자를 적극 감쌌지만 민주당이 자질과 도덕성 전반을 문제삼으면서 내일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 채택 과정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고 뉴스를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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