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영화 ‘족벌, 두 신문 이야기’를 제작한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언론은 기본적으로 정직해야 된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100년을 맞는 시점까지도 민족운동을 하고 친일에 저항했다고 얘기하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김용진 대표는 29일 KBS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영화 ‘족벌, 두 신문 이야기’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뉴스타파가 제작한 영화 ‘족벌, 두 신문 이야기’는 3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용진 대표와 박중석 기자가 연출을 맡았으며, 일등신문·민족정론지라고 자칭하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역사를 파헤치는 추적 다큐멘터리다.

영화 <족벌, 두 신문 이야기> 예고편 (사진제공=뉴스타파)

김 대표는 “조선일보는 3월 5일, 동아일보는 4월 1일 창간 100주년을 맞았다. 조선일보는 스스로를 근 현대사의 거울이었고 민족의 혼을 일깨웠다고 말한다”며 “왜곡되고 잘못된 역사가 스피커를 가지고 두 신문에 의해 기록되고 전파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다른 해석과 증거들을 조사해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영화 제목에 족벌을 붙인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족벌의 사전적 의미는 큰 세력을 가진 가문의 일족을 의미한다. 조선·동아를 단순 신문으로 보지만 거대한 기업집단”이라며 “조선은 50개, 동아는 31개의 계열사가 있고 가문이 이를 차지하는 족벌 형태로 운영된다. 단순 신문으로 보기에는 규모가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오래된 언론사인 뉴욕타임즈를 보고 족벌이라고 하지 않는다. 족벌은 조선, 동아에 어울리는 용어로 미디어 기업집단의 성격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총 3부로 구성됐다. ‘앞잡이’, ‘밤의 대통령’, ’악의축’이다. ‘앞잡이’는 조선일보 사주가 언론 청문회에서 “일제의 앞잡이가 아니었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데서 따왔다. ‘밤의 대통령’은 ‘낮에는 박정희·전두환이 대통령이고 밤에는 조선일보가 대통령이었다’는 별명에서 가져 왔고, ‘악의 축’은 민주화 이후 언론 자유 공간이 확대된 상황에서 족벌 사주들이 권력을 잡는 과정과 잘못된 방향으로 권력을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이름 붙였다.

일제시대에 조선·동아가 독립운동을 하다 폐간당하는 고초를 겪었다는 기록에 대해 김 대표는 손사래를 쳤다. “영화를 보면 일제 침략 전쟁에 끊임없이 선동대 역할을 한 일들이 차고 넘친다. 일왕 부부 사진을 계속 게재했다든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인터넷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과거 기록들이 감춰졌다. 영화에 등장하지만 과거 조선·동아에 재직했던 전직 기자들도 몰랐다고 한다. 국민은 얼마나 속았겠는가”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독재에 부역했다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과거에는 그럴 수 있다. 큰 문제는 창간 100년을 맞은 시점까지도 이를 부인하고 자신들을 민족지라며 일제에 저항했다고 주장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영화 러닝타임은 2시간 48분이다. 김 대표는 “두 신문 역사가 합하면 200년이다. 이를 2시간 48분에 담기가 불가능했다. 재밌는 부분이 많았지만 도려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눈여겨 볼 장면으로 조선·동아일보 사주가 참석한 언론청문회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동안 언론개혁을 위해 노력한 부분을 꼽았다. 영화는 12월 31일 오전 11시부터 IPTV, 네이버, 구글플레이 등을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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