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포스코를 향한 언론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성명을 낸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에 이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와 한국PD연합회가 비판 성명에 동참했다.

한국노총 포스코 노동조합은 지난 16일 자사 비판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포항MBC의 취재를 방해한 데 이어 포스코의 지역사회 투자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포스코 노조는 포스코가 해온 일체의 지역 공헌 활동을 중단하고 직원들의 점심식사 등 포항에서의 소비 활동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포스코 직원과 자녀의 주소지를 타 도시로 옮겨 포항을 50만 이하 도시로 만들어 공무원 감축, 남북구 관공서 통폐합 등을 뼈저리게 느끼도록 하겠다고 했다. (▶관련기사 : 포스코 노조, 자사 산재·환경 문제 다큐에 "지역투자 차단" 엄포)

16일 포항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21일 “포스코는 언론 위에 군림 하려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포스코 노조가 직업병과 대기오염을 지적한 정당한 보도를 두고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포항시민과 언론사를 말 그대로 겁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포스코 노조는 투자철회와 소비활동 중단, 주소지 이전 등 지역사회를 볼모로 감정적인 협박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회사 이전을 빌미로 지역사회의 온갖 특혜를 챙기고 수틀리면 이전하겠다고 위협하는 악덕기업의 전형적인 수법과 판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포스코는 지난 50년 동안 포항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으로 지역에 대한 투자와 봉사는 포스코가 당연히 갚아야 할 빚이지 부자 기업이 베푸는 시혜가 아니다”라며 “비뚤어진 특권의식"이라고 덧붙였다.

MBC본부는 “언론의 감시가 제 역할을 하고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은 정의롭고 민주적인 사회의 필수적인 덕목"이라면서 "포스코 회사와 노동조합은 상전벽해에 버금가는 인식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MBC가 지난 10일 방송한 다큐멘터리 <그 쇳물 쓰지 마라> (사진=MBC)

앞서 18일 한국PD연합회는 “포항MBC의 정당한 프로그램을 매도하지 말라”는 성명을 냈다. PD연합회는 포항MBC가 10일 방송한 다큐 <그 쇳물 쓰지 마라>에 대해 포항제철소에서 장기간 일한 노동자 여러 명이 암, 백혈병, 루게릭병, 악성 중피종 등에 걸려 목숨을 잃었거나 위독한 상태라고 알렸으며 포항제철소와 노동자들,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안전하게 상생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고 평가했다.

PD연합회는 “한국노총 산하 포스코 노동조합이 보여준 태도는 우리를 아연케 한다”며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앞장서서 옹호해야 할 노동조합이 사측의 대변인이 되어 양심을 저버린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PD연합회는 “포스코의 문제는 지역 문제가 아니라 나라 전체의 문제”라며 “포항 경제가 포스코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이유로 포스코를 비판의 성역으로 간주하는 건 온당치 않다”고 했다. PD연합회는 연임이 확실시되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향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일에 앞장서야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21일 오후 5시 15분 포항MBC가 제작한 다큐<그 쇳물 쓰지 마라>가 전국으로 송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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