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육대회에는 16개 시-도에서 내로라하는 실력을 갖춘 운동선수들이 대거 출전합니다. 그렇다보니 각양각색의 다양한 선수들이 이목을 끌었던 적도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전국체전에서 가장 많은 출전을 했던 선수는 바로 사격 트랩 국가대표 출신 선수 최정용 씨가 그 주인공입니다. 최정용 씨는 1960년대부터 지난 2004년까지 41개 대회 연속으로 전국체전에 출전해 이 부문 최다, 최고 연속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1983년까지 국가대표 사격 선수를 지내기도 했던 최정용 씨는 체전에서만 16개 금메달을 따낸 베테랑 출신으로, 반세기 가까운 세월동안 전국체전에 출전해 많은 선수들의 큰 귀감이 됐습니다.

최고령 출전 선수는 궁도 최일랑 씨입니다. 지난해 만 73세(1937년) 나이로 궁도 종목에 출전했던 최 씨는 모두 27번이나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궁도 종목에서는 거의 최강자, 최고수로 각광받은 최 씨의 꾸준한 출전은 언제나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부부, 형제, 자매, 심지어 부자, 부녀가 나란히 출전해 '가족의 힘'을 과시한 적도 많았습니다. 당장 지난해의 경우, 수영 여자 일반부 50m에서 김고은, 김달은 자매가 나란히 금, 은메달을 목에 걸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쌍둥이 자매이기도 한 둘은 전국체전을 비롯해 각종 대회마다 '선의의 경쟁'을 벌여 훈훈한 장면을 자주 보여왔습니다. 이들 외에도 모두 다섯 쌍의 형제자매들이 전국체전에 나란히 나서 경쟁을 펼치거나 팀 또는 개인의 우승을 위해 힘을 쏟았습니다.

국가대표 핸드볼 골키퍼 부부 강일구-오영란의 동반 출전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인천 대표로 한동안 활약했던 둘은 여러 차례 우승을 이끄는 데 한몫 해내며 '금메달 부부'로도 잘 알려져 왔습니다. 이밖에도 승마 김성칠-김균섭 부자(父子)는 오랫동안 체전에 함께 출전한 '체전 부자'로 이름을 알려왔습니다.

올해도 눈길을 끄는 이색 선수들은 많습니다. 최고령 선수는 궁도 종목에 출전하는 68세 부산 대표 구정부 씨가 차지했으며, 최연소 선수는 배드민턴 남고부에 출전하는 김정석(15·대덕전자기계고) 군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두 선수의 나이 차가 53세인 것을 보면 할아버지와 손자뻘이 모두 나란히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밖에도 역도 함상일-함상준 쌍둥이 형제가 각각 105kg급, 94kg급에 출전해 '쌍둥이의 힘'을 보여줄 태세이며, 조정 종목의 주대종-주의종(이상 인천체고) 형제, 여자축구에서는 도영미-도영선(이상 동부고) 자매가 나란히 출전해 '가문의 영광'을 위해 뛸 예정입니다. 2009년 농아인 올림픽 2관왕에 빛나는 채경완(인천시청)은 이번 전국체전 육상 400m에 출전해 '한국판 피스토리우스(장애를 딛고 세계선수권, 올림픽에 출전한 장애우 육상 선수)'를 꿈꾸고 있습니다.

저마다 다양한 사연을 갖고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선수들. 이번 대회에도 새로운 이야기들로 스포츠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을 설레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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