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현옥 칼럼] 코로나 19 위기 속에서 우리는 미디어 불평등은 곧 삶의 불평등을 야기함을 알게 됐다.

실시간 확진자 발생을 알리는 안전 안내 문자가 날아오고, 시설이나 상업 매장 이용 시 QR코드나 키오스크 기기를 이용하는 모습은 익숙한 우리의 풍경이 됐다. 지금은 별 어려움 없이 구입하는 마스크 또한 코로나 위기 초기에는 정부의 마스크 5부제 실시에 따라 공적 마스크 구입을 위한 앱을 통해 판매장소, 수량 등을 확인 후 구입할 수 있었다. 국가 재난 상황이라 할 수 있는 코로나 확산에서 디지털 미디어는 우리의 삶을 지켜주는 보루로서 작용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평등한 혜택과 서비스였을까?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어도 마스크 앱 이용 자체가 어려운 고령층 노인들은 가족이 대신 구매해 주지 않으면, 마스크 구입이 만만치 않았다. 온라인 마켓에서 장보기, 배달앱, 키오스크에서 음식 주문 및 결제하기, 공공기관 인터넷 공문서 서비스 등 노인층에게는 여전히 넘기 어려운 벽이다.

우리나라 60대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2013년 19.0%에서 2018년 80.3%, 70대는 같은 기간 3.6%에서 37.8% 5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정보통신 정책연구원, 2018) 노년층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지만 스마트폰 사용을 어려워하는 사람이 적잖다.

그런데 카카오톡, 유튜브 이용은 10대, 20대 못지않게 푹 빠져 있는 노인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50대 이상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으로 1위가 유튜브, 2위 카카오톡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와이즈앱, 2019)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노인층임에도 유독 유튜브, 카카오톡만은 이용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과의존을 걱정해야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더욱이 60대 이상 노인 상당수가 유튜브에서 정치 관련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이용자는 듣고 싶고 보고 싶은 정보만 접하게 되고 그로 인해 정치, 사회적 이슈에서 자신의 고정관념과 편견만 더 강화하게 되는 확증편향에 빠져들게 된다. 가족 간의 갈등 유발 원인이 되다 보니 서로가 외면하게 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과 고령화 사회가 맞물리면서 노인을 위한 디지털 미디어 역량, 활용, 리터러시에 대한 미디어교육은 노년의 삶의 질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가 됐다. 젊은 층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는 현재의 미디어 산업 구조와 관행에서 벗어나 노인층의 눈높이에 맞는 미디어, 노인들을 위한 콘텐츠, 미디어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노인 미디어가 복지와 문화적 권리 차원에서 논의될 때 소외와 불평등이 아닌 소통과 공감을 향한 미디어 평등이 실현될 것이다.

* 김현옥 언론인권센터 미디어인권교육본부장 칼럼은 사단법인 언론인권센터 '언론인권통신' 제 889호에 게재됐으며 동의를 구해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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