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휴대폰 등 다양한 매체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매체는 여전히 TV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TV 시청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데도 케이블TV를 통한 콘텐츠 소비 수준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 청소년들에게 케이블TV의 비중과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9세 등급' 프로그램의 청소년 시청 점유율이 50%를 육박해 등급제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06년도 청소년의 케이블TV 시청량, 2002년에 비해 2배 가량 상승"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 원장 권영후)은 17일 발표한 '청소년 TV 시청행태 및 이용자 특성 분석' 보고서에서 "뉴미디어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2006년 말 기준 인터넷 이용시간은 13.7시간, TV 시청시간은 15.9시간으로 여전히 TV가 청소년들의 주이용 매체"라면서도 "2002~2006년까지 지상파의 소구력은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케이블은 증가해 2002년 약 5배에 달했던 지상파와 케이블 간의 시청량 격차는 5년 만에 2배도 안되는 수준으로 좁혀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학생의 경우 2002년 5.3%였던 매체간 시청률 격차가 2006년에는 1.8%까지 줄어들었고, 고등학생의 경우도 2002년 7.2%였던 격차가 2006년 2.9%로 좁혀졌다.

▲ tvN '김구라의 위자료 청구 소송' ⓒtvN 홈페이지
지상파와 케이블TV의 청소년 시청률 격차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원인에 대해서는 "청소년 시청집단 특유의 '선택적 시청 성향'과 관련이 있다"며 "청소년들은 '캐릭터'와 '스타'의 출연 여부와 선호도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나 스타를 '따라다니며' 보는데 용이한 케이블 매체에 더 큰 소구점을 갖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보호시간대 2시간 연장해 자정까지 확대해야"

그러나 청소년의 시청률 변화 추이를 시간대별로 분석한 결과에서는 평일 미니시리즈와 주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지상파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2 <1박 2일>, MBC <무한도전>, SBS <일요일이 좋다> 등 각 지상파 방송사의 간판 오락 프로그램이 주말에 집중적으로 편성돼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한 최근 완만하게 TV 시청량이 하락하는 추세인데도 전체 시청량 대비 심야 시간대(24시~02시)의 청소년 시청량 비율은 오히려 늘어나거나 현상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의 심야시간대 청소년 시청률은 지상파를 기준으로 중학생 23.4%, 고등학생 22.4%에 달하고 있는 것. 특히 중학생의 경우에는 2002년(22.8%)에 비해 2006년 기준 0.6%P 증가했다.

▲ 왼쪽부터 SBS '일요일이 좋다', KBS '1박2일', MBC '무한도전'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밤 10시 이후부터 청소년 비보호시간대가 시작되어 지상파와 케이블TV에서 폭력·선정적인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만큼 청소년 보호시간대를 2시간 연장하여 자정까지로 확대하는 것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케이블TV '19세 등급' 프로그램, 청소년 시청자가 거의 절반"

뿐만 아니라 방송위원회로부터 폭력·선정적 내용으로 경고 조치 등을 받았던 3개 채널(Super Action, tvN, XTM)의 시청률 상위 프로그램 18개를 조사한 결과(2007년 9월~11월), '19세 등급'으로 분류된 <김구라의 위자료 청구소송>(46.5%), 성인영화 <육체의 거래>(37.5%), <썸머타임>(19%) 등의 청소년 시청 점유율이 20~50%로 나타나 이에 대한 제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최근 TV 프로그램 편성을 보면 청소년들이 주로 선호하는 연예오락 장르에 편중돼 있어 개선될 필요가 있는데 이는 청소년들의 문화소비에 있어 편식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라며 "보다 교육적이고 다양한 문화체험 효과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청소년들의 주 시청 시간대(평일 밤 10시 이후, 주말 오후 7시 전후)에 배치함으로써 TV의 긍정적 영향력을 배가시켜야 하고 이를 위해 가정과 학교, 사회 전반의 통합적 관심과 실천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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