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종훈 감독의 또 다른 문제는 운영 능력 결여입니다. LG는 10월 3일 현재까지 93개로 팀 최다 실책 3위에 올랐는데 특히 센터 라인의 클러치 에러가 잦았습니다. 2루수와 유격수의 키스톤 콤비는 내야진의 중핵으로서 시즌 내내 고정되는 것이 바람직한데 박경수, 오지환, 김태완, 서동욱 등이 번갈아 드나들었으며 시즌 중반 이후에는 윤진호, 백창수, 정병곤 등이 기용되었으나 안정적인 수비 능력을 과시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많은 선수들이 키스톤 콤비에 들락거린 이유는 부상 선수의 속출 이전에 박종훈 감독이 플래툰 시스템을 선호했기 때문입니다. 주전에 가까웠던 박경수와 오지환조차 부상 이전이었던 시즌 초반에도 키스톤 콤비로 고정된 적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오지환의 수비 능력이 여전히 뒤떨어졌으며 좌투수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고정적으로 기용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오지환의 플래툰 기용으로 2루수와 유격수를 오간 박경수는 잦은 포지션 변경에 따른 혼란을 이겨내지 못하고 17개로 최다 실책 3위에 이름을 올려놓았습니다. 수비 부담이 많은 키스톤 콤비의 경우 타 팀의 경우 고정되는 일이 더 많은데 동계 훈련을 통해 내야수들의 수비 능력을 향상시키지도 않은 채 키스톤 콤비에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하여 내야진 불안과 잦은 실책을 부채질했습니다.
박종훈 감독의 운영 능력 결여는 개별 선수기용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LG는 시즌 초반 4연승으로 공동 1위까지 올라섰지만 어제 경기까지 두산과의 3연전을 스윕당하며 5연패로 급기야 7위로 추락했습니다. 최하위를 제외한 모든 순위를 차례로 경험하며 계단을 한 계단 씩 밟아 내려오듯 하강한 것입니다. 34승 24패로 +10을 기록했던 승패 마진은 어느덧 58승 71패로 -13까지 하락했습니다. 승패 마진을 -23이나 까먹었다는 것은 박종훈 감독의 팀 운영 능력이 형편없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가장 먼저 30승 고지에 안착했으나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도 LG가 사상 최초이며 9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 실패 역시 LG가 최초입니다. 불명예 기록을 박종훈 감독이 이끄는 LG가 모두 갈아 치운 것입니다.
LG의 팀 기록을 살펴봐도 이상하기 짝이 없습니다. 팀 타율은 0.266, 팀 평균자책점은 4.17로 모두 4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 성적은 7위라는 사실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팀 타율과 팀 평균자책점에 걸맞은 성적만 냈어도 LG는 가을 야구를 준비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시즌 전 LG의 가장 큰 강점이 될 것이라 믿었던 타선은 6월 이후 추락해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반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병규, 조인성, 박용택, 이진영, 이택근, 정성훈 등 이름값만 보면 LG의 발목을 잡은 것이 타격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작년 8월 박종훈 감독은 ‘용병 투수 2명이 제몫만 다하면 우승’이라며 호언장담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외국인 투수 주키치와 리즈 콤비가 모두 10승 투수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승은커녕 하위권을 맴돌고 있습니다. LG는 박현준까지 합하면 10승 투수가 3명이며 9승으로 기대 이상으로 활약한 신인 임찬규까지 합하면 4명의 투수가 도합 42승을 합작했지만 포스트 시즌에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시즌 중반 최하위 넥센에 당한 6연패는 LG의 추락을 가속화했습니다. 선두에 6연패를 당해도 불만족스러운 결과인데 최하위에 6연패를 당했다는 것은 LG가 중위권 팀으로서도 자격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박종훈 감독의 팀 운영 능력 결여는 이처럼 갖가지 불명예 기록들이 웅변하고 있습니다. (계속)
야구 평론가. 블로그 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