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국회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장은 최시중 후보자의 ‘대통령 최측근 자질론 공방’이 불거졌다. 통합민주당은 최시중 후보자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방통위원회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본인 및 아들의 병역문제, 땅 은닉 및 탈루 , 대선 여론조사 결과 유출 등의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최 후보자가 대통령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최측근이라며 정치적 독립성은 문제없다고 공박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인사청문회에서 최시중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동아방송과 동아일보, 한국갤럽 등 정보산업의 전 분야를 두루 거친 자신의 경력을 내세우며 ‘대통령과 잘 아는 사이이지만 방통위원회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해치는 오류는 없을 것’이라고 강력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대통령 최측근, "문제 있다 VS. 없다"

17일 오전 진행된 최시중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 KBS 화면캡쳐
손봉숙 통합민주당 국회의원은 ‘이명박 당선인이 정말로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하면 전천후 요격기처럼 긴급투입되는 역할을 하겠다’는 최시중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문제삼으면서 “평소 대통령 당선에 인생을 걸었다고 말해온 최 후보자가 과연 대통령 뜻을 받들지 않고 방통위원회의 정치적 독립을 공정하게 지켜낼 수 있을 지 보장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최시중 후보자는 “선거기간과 공직자 직분을 구분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노영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야후코리아와 한국갤럽이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지 않아 박근혜 후보쪽에서 여론조작 논란 등 큰 비난을 산 바 있었다”고 지적하며 “최 후보자는 그일 직후 그만둔 것이 이명박 당시 후보와 연관된 것이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에 최 후보자는 아니라고 짧게 답변했다.

이와 관련해 김희정 한나라당 의원은 “방통위원회가 모델로 삼은 미국FCC의 위원장도 모두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며 “쓴소리 하는 최측근도 있는 것이고 정치적 독립성은 최측근은 별개”라고 주장했다. 최시중 후보자는 “방통위원회의 독립성과 공정성은 위원장 탄핵 소추, 회의 공개 등 현재의 제도 상으로 철저히 보장하면 된다”고 답변했다.

부동산, "병역 비리 의혹 VS. 기억 안난다, 사정 있었다"

한편 16일 통합민주당 소속 정청래 의원, 이광철 의원 등이 제기한 부동산비리 및 병역법 위반 등의 의혹 등 도덕성에 대한 검증도 집중 제기됐다.

최시중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전에 보도자료를 배포하여 ‘90억대 땅 은닉, 증여 및 탈루 의혹 등은 전혀 아는 바가 없고 명의가 도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15건이나 매입 기록이 있는데 기억이 안나냐”고 묻자 “아들에게 물어보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더라”고 답변했다.

▲ 17일 오전 진행된 최시중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 KBS 화면캡쳐
또 정청래 의원은 최시중 후보자가 1959년 7월 30일 군복무 중 탈영한 문서 기록에 대해 묻자 최시중 후보자는 “당시 교통편이 안 좋아서 휴가 갔다가 3일 늦게 귀영했을 뿐”이라며 탈영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이은영 의원은 “대한민국의 공문서를 신뢰하지 않는 것이냐”며 반박했다.

이에 대해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은 “당시 전방지역의 교통편이 상당히 안 좋아 복귀가 늦는 병사가 많았다”고 두둔했고 이재웅 의원은 “탈영은 군법회의에 회부되어야 하나 최 후보자는 중대장의 3일노역 명령에 그쳤다”고 말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최 후보자 대변인이냐’는 원성을 듣기도 했다.

직업윤리 문제 vs. 기자정신 투철

한편 이재웅 한나라당 의원은 “최 후보자가 1972년 동아일부 정치부 기자시절 집회시위 관련 특종을 쓰면서 정부의 고문에도 취재원을 끝까지 보호하여 상을 받았다”고 칭찬하면서 공정성 논란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광철 민주당 의원은 “74년 동아일보 백지광고 사태에 113명의 기자가 해직될 당시 최시중 후보자는 그 명단에 없었다”면서 “87년 전두환 정권의 보도지침 시절에 최 후보자는 문공부 직원과 2번이상 만났고, 94년 한국갤럽 재직시 대선기간임에도 주한미국 보스워스 대사를 만난 여론조사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눈 것은 국가기밀 누설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최시중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문공부 직원은 후배라 사적으로 만난 것이고, 미 대사는 인사차 만나 얘기했을 뿐”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오후2시부터 진행될 증인질의를 앞두고 민주당이 신청한 성낙영 전 야후코리아 사장이 업무상의 이유로 불출석을 밝힘에 따라 한나라당은 장덕현 한국갤럽 조사담당 차장의 증인 출석요구를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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