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끝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로부터 '경고'에 해당하는 징계를 받아 시청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미 지난 며칠 전 '방통심의위'로부터 징계가 예정이 되었다고 밝혀지며 파장을 예상케 했고 실제로 엄청난 항의성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국감에서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이런 행정권 남용에 대한 지적이 있었지만, 마치 보복이라도 하듯 예상된 징계를 내려 치졸한 모습을 연출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무한도전에 가해진 그간의 제재 사항이 지나치게 주관적이었다고 지적한 전병헌 의원의 주장은 데이터로도 제시되었다. 2008년 5월부터 현재까지 <무한도전>에만 경고 2회 주의 1회의 법정제재를 가했고, 권고 5회 의견제시 1회 등 6회의 행정제재를 내렸다며, 총 9회에 걸쳐 유독 <무한도전>에만 지나친 잣대를 들이대 제재한 것에 행정권 남용이라 지적했다.

이는 일반 대중만 과한 제재라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지표를 통해 증명되었다. 그런데 마치 자신들의 고유영역을 건드리는 것에 대해 복수라도 하듯, 보란 듯이 제재하는 것은 치졸하기 그지없는 모습이다. 또한 이런 방식으로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방통심의위'의 오만한 행위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무척이나 부끄럽게 만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의 뜻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뜻이다. 어떤 사실을 이렇게 저렇게 해석해서 짜 맞추려면 모든 것을 그렇게 할 수 있다. '방통심의위'는 유독 <무한도전>에만 혹독한 기준을 들이대며 제재하는 모습이다. 유독 한 프로그램에만 이런 행정권을 남용하는 것은 지극히 객관적이지 않은 앙심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그들은 유독 무한도전에만 문제가 있다고 한다.

'대갈리니', '원펀치 파이브 강냉이 거뜬', '하하가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 장면', '겁나 좋잖아! 이씨, 왜 뻥쳐, 뻥쟁이들아~' 라며 고성을 지르는 모습, 정재형이 목에 손으로 선을 긋는 동작, '다이×6'이라는 자막,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찰싹 때리는 장면의 '착 감기는 구나' 표현 등이 모두 문제라는 것이다. 그들은 <무한도전>을 교양프로그램이나 시사프로그램 쯤으로 생각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유독 심한 제재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기준 때문이다. 고성을 지르는 모습이 문제라고 하는데,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렇지 않은 프로그램을 찾기는 더 어렵다. 강호동이 진행했던 프로그램은 고성의 천국이다. 다른 진행자들이 하는 프로그램들 또한 소리를 치며 우스운 상황을 연출하는 것은 일반화된 모습이다. 위에 제시된 지적사항 대부분은 예능프로그램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연출이다.

만약 이런 모습들이 아이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준다는 핑계를 댄다면 그것은 말도 안 되는 변명밖에 안 된다. 시사교양 프로그램도 아닌 예능 프로그램에서 잘못된 가치관을 운운 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판단력을 무시하는 처사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행정권 남용에 대해 무한도전은 자막을 통해 품위유지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답했다. <무한도전>은 예능프로그램이며, 풍자나 비판을 신랄하게 할 수 있는 자유도 가지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 이런 풍자와 유머러스한 비판을 단속할까? 공산주의 사회도 아니고, 지금이 군사정권도 아닌데 이런 제재를 한다는 것은 해외토픽감이 아닐 수 없다.

대중의 눈과 귀는 항상 그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잘못된 행위에 대해 눈을 감아달라는 것이 아니다. 같은 기준에서 정의될 수 없는 것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을 요구할 뿐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 일을 못한다면 존재의 의미가 있을 수 없다. 존재의 의미가 퇴색된 곳이 과연 존재의 가치가 있을까? 이제 제 역할 못하는 이런 기구를 없애는 방안을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다소 감정 섞인 말처럼 들리겠지만, 지금 그들이 하는 행동은 이보다 훨씬 감정적인 모습들 천지다.

제 역할을 못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대한 제재는 과연 누가할 것인가? 권력을 남용하는 집단의 존재는 수많은 피해를 불러온다. '방통심의위'는 단지 조력기관이어야 한다. 조직을 만들기 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관련법을 마련해야 이런 일들이 없다. 지금 '방통심의위'는 객관적인 균형을 가진 기구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극히 자유로워야 할 미디어에 대한 제재라니! 전 세계 사람들이 웃을 일이다.

생활에 가장 가까이 있는 대중문화. 그 곳을 말한다.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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