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 기자협회가 지난 1일 방송된 MBC <PD수첩> '치킨전쟁' 편에 대해 공개질의문을 보냈다. <PD수첩>이 KBS의 'BBQ 윤홍근 회장 횡령 의혹 보도'를 검증하고 반박하는 과정에서 KBS 취재진의 설명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으며 반박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PD수첩> '치킨전쟁' 편은 지난 1일 2018년 11월 15일 KBS <뉴스9>가 보도한 'BBQ회장, 회삿돈으로 자녀 유학 생활비 충당'을 반박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KBS 기자협회는 7일 “BBQ 측의 일방 주장을 담아 방송한 PD수첩이 당시 보도를 한 KBS 협회원들의 권익과 명예를 실추시켰으며, 나아가 ‘자본 감시’라는 언론의 책무를 위협했다고 판단해 프로그램의 방송 내용과 관련해 질의한다”고 밝혔다.

12월 1일 방송된 MBC <PD수첩> '치킨전쟁' 1편에 담긴 KBS의 입장문 일부 (사진=MBC)

KBS 기자협회가 <PD수첩>에 보낸 질문은 9가지다. 우선 기자협회는 당시 KBS 보도 핵심은 ‘이중급여를 통한 횡령 의혹’으로, 제보자가 미국 법인에서 일하며 ‘업무외 지시’를 통해 윤 회장 아들을 돌보며 이중급여가 지급됐고 이 과정에서 윤 회장의 횡령이 의심됐다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KBS 기자협회는 "<PD수첩>은 '제보자가 회장 아들을 돌봤다면 근무 기록이 없을 수도 있다'며 ‘근무기록 유무’가 횡령 혐의 입증의 주요 근거인 것처럼 보도했다"면서 "<PD수첩> 제작진이 논점이 아닌 내용을 근거로 내세우며 KBS 보도를 부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KBS 기자협회는 윤 회장의 횡령 의혹과 관련해 제보자의 계좌 내역과 일일결산 보고서, 외환송금 내역서, 영수증 등 객관적 물증을 확보해 이를 토대로 의혹을 제기했다고 <PD수첩>측에 설명했으나 정작 방송에는 BBQ 측의 주장만 담겼다고 지적했다. 기자협회는 “KBS 입장은 방송에서 제외하고 BBQ 입장만을 내보낸 이유와 KBS 취재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면 그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윤 회장 아들이 기숙학교에 다니면서 주말마다 제보자 집으로 와 돌봄을 받았다”는 KBS 보도에 대해 <PD수첩>은 BBQ 미국 법인 관계자를 통해 “아들은 기숙학교에 있었고 실질적으로 산 사람은 제보자 가족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KBS 기자협회는 “명백한 논점 이탈”이라며 “KBS 보도를 반박하기 위해서라면 집에 제보자 가족이 살았는지 여부가 아닌 윤 회장의 아들이 그 집에 머문 적이 있었는지를 확인했어야 한다”며 “윤 회장 아들 윤 씨가 해당 집에 머무른 적이 없었는지 판결문을 통해 확인해 봤냐”고 따졌다.

2018년 KBS가 보도한 '작은 회장 아가씨 지출 예상 내역서' 보도 화면 (사진=MBC)

또 KBS 기자협회는 "KBS는 ‘작은 회장 아가씨 지출 예상 내역서’를 확보해 윤 회장이 자필 서명한 내용과 해당 문건을 토대로 돈이 계좌로 이체된 내역을 취재했으나 <PD수첩>은 윤 회장의 인터뷰를 통해 '술에 취해 서명한 것뿐 실제 집행은 없었다'는 주장을 방송했다"며 “PD수첩은 어떤 취재과정을 거쳐 KBS 취재진 입장을 반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는지, 반대로 BBQ 측의 입장은 어떤 검증 과정을 거쳐 사실로 판단한 것인지 알고 싶다”고 했다.

이밖에 ▲KBS는 BBQ가 제기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는데 <PD수첩>이 법원 판단을 반영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BBQ 관계자들은 다수 등장하는 반면 KBS 취재진 입장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데 최소한의 기계적 균형조차 맞추지 않은 이유가 있는지 ▲KBS 보도로 BBQ 가맹점 영업이익이 감소됐다고 하는데 당시 ‘BBQ의 원가 인상 때문’이라고 보도한 MBC 뉴스에도 불구하고 KBS 보도 탓이라고 방송한 근거를 알려달라고 물었다.

KBS 기자협회는 “BBQ는 KBS 보도에 대해 정정보도와 손해배상 청구, 명예훼손 고소 등 언론 보도를 통제할 목적으로 법적 조치를 이어갔다”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며 KBS가 연이어 승소한 상황에서 BBQ는 한국일보와 MBC를 통해 법정에서 이어간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하며 ‘장외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MBC PD수첩이 개별 기업 소송에 뛰어들어 한쪽의 입장에만 힘을 실어주는 방송을 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KBS 기자협회는 “내일 방송될 치킨전쟁 2부에서 왜곡 없이 근거와 반론이 충분히 담기기를 요청한다”며 “반론을 충실히 실어야 할 공영방송 저널리즘의 책무가 MBC에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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