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떨어졌지만, 수원과 전북은 4강에 진출했습니다. 잘하면 우리 클럽끼리 결승을 펼칠지도 모르겠군요. 바로 AFC챔피언스 리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국가대표 축구에 열광하고, 유럽의 챔피언스 리그에 뜨거워지는 많은 축구팬들. 그들에게 유독 주목받지 못하는 하나의 축구. 바로 K리그 클럽들이 선전을 펼치는 아시아의 클럽대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는 분명 볼만한 또 하나의 축구라 할 수 있죠. 2011년 챔스리그도 벌써 8강을 마친 상황에서 역시나 우리 클럽들의 선전이 이어져 기분 좋은 상황입니다만, 각 클럽의 지지자들을 제외하곤 일반적 축구팬과 언론의 주목을 끌지 못하는 아쉬움을 보입니다.

▲ 하긴, 오랜만에 사람들의 눈길을 끌긴 했습니다. 안 좋은 뉴스로 말이죠.
축구란 종목이 주는 정치적 위험성은 이런 응원이 얼마나 위험하고 부끄러운 일인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국가적인 사항, 인종 차별적이거나 여타의 문제가 될 만한 이야기는 축구에서 매우 금기시하고 있음을 볼 때, 안타까운 일인데요.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전북의 이런 모습엔 아쉬움이 남습니다.

챔피언스 리그 8강이 끝난 시점에서 우리 축구의 위상을 뚜렷이 다시금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동과 일본 등을 오가며 펼치는 이 대회에서 우승을 하더라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현실과 그리 뜨겁지 않은 대회에 대한 태도, 상대적으로 원정 응원까지 서슴지 않는 중동의 열기를 비교하면 아쉬움이 많습니다.

밤늦게까지 수원과 조바한의 경기를 생방송으로 중계되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본 팬들도 많습니다만, 대부분의 팬들은 예선의 경우, 녹화로도 접하기 힘들었습니다. 우리 클럽들의 경기가 우리 홈에서 펼쳐질 때도 생방이 없곤 했습니다.

▲ 28일 오후(현지시각) 이란 이스파한 풀라드샤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수원은 연장전 끝에 2:1로 역전승을 거두며 4강 진출을 확정지었습니다. ⓒ연합뉴스
중동쪽 언론에서 우리의 미지근한 태도에 대해 궁금증을 보였다는데, 정말 이상하게 느껴질 만한 싸늘함이 있다는 거. 우리에겐 오히려 멀고 먼 유럽의 축구보다도 더 주목받지 못하고, 관심 끌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이 클럽간의 국가대항전. 사실 K리그에 대한 여파가 이어지는 거라 봐도 무방할 텐데요. 국가대항전에서의 좋은 성적에 대한 지지가 늘 함께하는 특성을 볼 때도, 이 대회에 대한 싸늘함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승리와 우승에 따른 기쁨과 그 가치보다 더 큰 가치, 클럽으로서 승리보다 더 중요한 것, 그건 팬들과 함께하는 순간이라 할 수 있을 텐데요. 더 많은 팬들과 더 많은 순간을 보내지 못하는 K리그의 안타까움이 ACL도 함께하네요. 중동과 비교했을 때, 8강쯤부터 우리도 많은 팬들이 경기장에서 함께했다는 건 유일한 위안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안타까움이 깊은 그런 ACL 8강전 후기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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