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라인업에서 이병규와 조인성이 제외되고 경기 중 부상으로 박용택과 정성훈이 교체되면서 LG 타선의 득점력은 현저히 저하되었습니다. 따라서 LG가 승리를 엿보려면 실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리즈가 사사구를, 야수들은 실책을 줄이며 몇 번 오지 않을 기회에서 득점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리즈는 사사구를, 야수들은 실책을 남발했고 3회초부터 8회초까지 6이닝 연속으로 출루가 이루어졌지만 1득점도 하지 못한 채 완봉패했습니다.

5회말 1사 후 김민우의 좌중월 2점 홈런이 결승타가 되었는데 그에 앞서 1사 후 송지만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킨 것이 화근이 되었습니다. 6회말 추가 실점 역시 선두 타자 강정호에 내준 몸에 맞는 공이 빌미가 되었습니다. 리즈가 내준 3개의 몸에 맞는 공 중 2개가 실점과 연결된 것입니다. 리즈는 6이닝 3피안타 3실점으로 외형적으로는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으나 3볼넷 3사구를 묶어 도합 6사사구로 제구력 난조가 패배와 직결되었습니다. 팀 타율 최하위의 넥센이었기에 망정이지 상위권 팀을 상대했다면 리즈는 대량실점하며 조기에 강판되었을 것입니다.

차라리 이학준 대신에 윤상균을 2회말에 1루수로 투입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윤상균이 포수로 육성될 수 없다면 남은 포지션은 1루수밖에 없습니다. 내년 시즌 이택근이 LG에 남아있을지 미지수이며 박경수의 입대로 서동욱이 2루수를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면 윤상균은 1루수 겸 대타 요원으로 육성하는 방향성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합니다.

6회말 이학준의 실책으로 무사 1, 2루가 된 뒤 초구에 허도환이 희생 번트 자세를 취했으나 시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2루 주자 강정호가 텅 빈 3루에 도루를 성공시킨 것 역시 실책과 다름없습니다. 무사 1, 2루에서 상대 타자가 희생 번트를 시도할 경우 1루수와 3루수는 타자를 향해 전진하고 2루수는 2루로, 유격수가 3루를 커버하는 것이 정석이기에 3루를 비워둬 강정호의 도루를 막지 못한 것은 3루 베이스에 커버하지 않은 유격수 오지환의 잘못입니다. 6회말에는 이학준의 실책과 오지환의 본헤드 플레이로 인해 3점째를 실점했고 LG의 구멍 난 타선을 감안하면 승부는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승패와는 무관하지만 5회말 2사 후 박병호를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출루시키는 등 포구에 허점을 보인 김태군도 실망스러웠습니다. 단지 낫아웃뿐만 아니라 투수의 바운드 볼이나 낮은 공을 잡지 못해 뒤로 빠뜨리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습니다. 김태군의 가장 큰 약점은 도루 저지 능력이지만 기본적인 포구와 블로킹에서도 약점을 보인다면 과연 투수가 마음 놓고 유인구를 던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타석에서는 끈질긴 모습이 인상적이지만 김태군에게 시급한 것은 타자로서의 기량이 아니라 포수로서의 기량입니다.

하위 타순에서 만든 절호의 선취 득점 기회였던 2회초 1사 2, 3루 기회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이대형의 타격은 아쉽습니다. 이대형은 초구 파울 이후 단 한 번도 스윙을 하지 않은 채 4구와 5구 연속 스트라이크를 지켜보다 삼진으로 돌아섰습니다. 득점권에서는 적극적인 타격이 요구되며 득점권과 무관하게 2스트라이크에 몰린 이후 비슷한 볼이라면 방망이를 내야한다는 점에서 스탠딩 삼진은 최악의 결과입니다. 올 시즌 이대형의 득점권 타율은 오늘 경기 이전까지 0.241, 희생 플라이는 단 1개에 불과한데 득점권에서 외야로 뜬공을 보내는 능력이 부족한 것은 이대형이 주전을 꿰찬 2007년 이후 현재까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차피 도루왕 타이틀도 물 건너 간 상황에서 한계가 뻔한 이대형이라면 오늘과 같이 승패가 무관한 경기에서는 황선일을 대신 선발 출장시켜 1군 투수들에 대한 대처 능력을 시험해보는 것도 고려해 볼만 했습니다.

LG는 시즌 최종전까지 실책으로 자멸하고 타선이 침묵하는 완봉패로 넥센전을 7승 12패의 형편없는 성적으로 마쳤습니다. LG가 현재 58승 68패 1무로 승패 마진이 -10인데 그 중 절반에 해당하는 -5를 넥센에 당했다는 의미입니다. 최하위 넥센이 상대 7개 구단 중 LG에게만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LG는 넥센전 6연패가 4강 탈락의 결정적인 원인이었음을 감안하면 오늘 마지막 맞대결을 승리로 마무리하기 위해 보다 집중하는 LG 선수들을 보고 싶었지만 공수 양면에서 집중력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시즌 마지막 맞대결까지 LG에 있어 넥센전은 매우 개운치 않은 뒷맛으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