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조선일보·한국경제가 대학수학능력시험 한국사 지문 중 하나인 노태우 전 대통령 연설문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 연설이 수능에 나왔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오보다. 조선일보는 별다른 해명 없이 기사를 수정했다.

수능 한국사 20번은 대통령 연설을 읽고 해당 정부에서 추진한 정책을 택하는 문제였다. 연설문은 노태우 정부의 1992년 연두 기자회견 중 일부분이다. 연설에 “지난해 남과 북은 유엔에 동시 가입한 후 대결과 단절의 시대를 끝내고”라는 부분이 있어 노태우 정부 연설로 추론할 수 있다. 또한 객관식 보기 중 현대사와 관련된 내용은 노태우 정부 때 채택된 “남북 기본 합의서” 밖에 없었다.

조선일보, 한국경제 기사 갈무리

이를 두고 조선일보·한국경제는 4일 “수능에서 문재인 대통령 연설문이 나왔다”고 썼다. 연설문 내용을 파악하지 않고 기사를 작성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너무 쉬운 한국사 20번 논란… 수능 문제로 정권 홍보?> 기사에서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 연설의 일부를 소개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후 해당 기사를 수정하고 제목을 <중학생도 안 틀릴 한국사 20번 논란…수능 문제인지 통일교육인지>로 수정했다.

한국경제는 <수능으로 정권 홍보?…'한국사 20번 문제' 어떻길래> 기사에서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관계에 대한 연설 내용을 보여주며 정부의 추진 정책을 물었다”며 “문재인 정권의 국정과제인 남북평화정책을 다루면서도 통상 난이도가 높은 3점 배점 문제의 답지가 지나치게 쉽게 구성돼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고 썼다.

조선일보·한국경제는 “정권 정책 홍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출제자의 정치적 의도가 전달되는 것으로 보인다” 등의 누리꾼 반응을 소개했다.

하지만 조선일보·한국경제 기사에는 “이건 좀 잘못 짚은 것 같은데. 문재인 연설 아니고 91년도에 나온 얘기임. 기사 내려주세요 부끄럽네요”, “니들이 좋아하는 노태우 정권 때의 연설이 어떻게 문 정권 홍보냐. 제발 비판은 합리적으로”, “중학생만도 못한 실력으로 어찌 기자가 되셨대?” 등의 댓글이 달렸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