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 축구' 전북 현대는 요즘 K리그에서 제일 잘 나가는 팀입니다. '닥치고 공격'이라는 모토 아래 강력한 공격 축구로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며 2009년 이후 2년 만에 정상 도전을 노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는 일본 J리그 대표 세레소 오사카를 상대로 6-1 대승을 거두며 1,2차전 합계 9-5로 준결승에 올랐습니다. 1차전에서 비록 지기는 했지만 3골을 넣으며 인상적인 공격력을 과시한 전북은 2차전에서 역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J리그 팀을 상대로 가장 많은 골을 집어넣고 4강에 올라 5년 만의 아시아 정상 정복 도전에 나설 수 있게 됐습니다.

전체적인 전력은 오히려 2009년보다 낫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막강함 그 자체를 과시하고 있는 전북 현대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막강한 전력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1990년대 중반 천안 일화, 1990년대 후반 부산 대우, 2000년대 수원 삼성, 성남 일화 등에 이어 K리그 전설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조건도 갖춰가고 있는 전북이 올해 최종 성적표를 어떻게 받아들지 기대감을 가져볼 만도 합니다.

▲ 닥공 축구의 중심, 이동국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현재 전북은 26경기를 치르면서 59골을 넣으며 경기당 2.28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당연히 K리그 16개 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그 가운데 한 경기에서 3골 이상 넣은 경기도 11경기에 달했으며, 5골 이상 넣은 경기도 3경기나 됩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한 막판에 '닥공 축구'의 위력은 제대로 발휘됐는데요. 지난 22라운드부터 25라운드까지 4연승을 달리면서 전북 현대가 넣은 골은 모두 13골이나 됐으며, 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도 2경기에 걸쳐 9골을 넣으며 6경기 22골, 경기당 4골에 육박하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했습니다. 수치상으로 봐도 진짜 '닥공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 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공격수로 등록돼 있는 선수들의 공격포인트 성적도 엄청납니다. 현재 도움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동국은 14골-14도움을 기록하고 있으며, 김동찬이 9골-2도움, 에닝요가 6골-5도움을 기록하며 10개 이상 공격포인트를 올렸습니다. 또 정성훈도 5골-2도움, 루이스는 3골-3도움, 로브렉은 2골-2도움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제 몫을 다 했습니다. 공격수 모두가 골, 도움 기록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을 만큼 각양각색의 공격 무기들을 잘 활용하여 '닥공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북이 강한 전력을 갖추기는 했습니다만 시즌 개막 전만 해도 이토록 좋은 성적을 낼 줄은 몰랐습니다. 정성훈, 김동찬, 이승현 등 새로운 공격 자원들이 보강되기는 했지만 이들이 팀에 잘 녹아들지 여부가 불투명했습니다.

하지만 최강희 전북 감독은 각자의 장점, 특성을 잘 활용해 이들이 빠른 시일에 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배려했고, 이에 이적생, 기존 선수 그리고 1군-2군 할 것 없이 전북 현대라는 팀 하나로 제대로 녹아들면서 시즌 초반부터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3라운드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상대로 5골을 넣은 것을 시작으로 6라운드,8라운드에서 각각 인천 유나이티드, 광주 FC에 6골을 몰아넣으며 막강 공격 축구가 무엇인지를 초반부터 보였습니다. 그리고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서 일찌감치 선두로 솟아오르더니 최근에는 이를 제대로 지켜내기 위해 더 강력한 '닥공의 위력'을 보여주며 승승장구를 거듭했습니다. 웬만한 강팀들도 전북 현대만 만나면 혼쭐이 날 정도로 더 강한 팀이 됐습니다.

더 대단했던 것은 바로 지난 27일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세레소 오사카전입니다. J리그에서 나름대로 위협적인 공격력을 자랑한다는 세레소 오사카를 상대로 전북은 6골을 몰아치며 대승을 거뒀습니다. 올해 '회춘 모드'를 제대로 보여준 이동국은 머리로 먼저 선제골을 넣고, 왼발로 1골, 오른발로 2골을 집어넣으며 1경기 4골이라는 엄청난 공격력을 과시했습니다. 앞서 있는 상황에서도 매몰차게 골을 넣으며 초토화시킨 전북의 공격력은 일본 J리그 팀을 혼쭐나게 했고, 경기장을 찾은 전북 팬들은 그저 신났습니다. K리그 뿐 아니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자신들이 어떤 팀인지를 제대로 각인시킨 것은 엄청난 수확이었습니다. 국내에서 경기 생중계가 이뤄지지 않은 것 하나만 너무 안타까웠을 정도였습니다.

전북이 이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간다면 새로운 신화창조도 가능합니다. 먼저 K리그 팀 가운데 처음으로 아시아 정상 정복을 두 번이나 하는 것이 있습니다. 또한 동아시아 팀 가운데서도 처음 이 기록에 도전하게 되며, 지금까지 2번 우승한 사우디아라비아 알 이티하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됩니다. 여기에 K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차지하면 K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를 동시에 우승하는 기록도 달성합니다. 그야말로 전무후무, 최초 타이틀을 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은 셈입니다.

욕심내는 것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전북 현대의 지금 모습만 놓고 보면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특징 있는 축구로 정상을 향해 가는 전북 현대의 기세를 많은 K리그 팬들은 끝까지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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