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부당전보 논란을 제기하며 단식 농성 중인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이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면담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희망연대는 1일 서울 을지로 SKT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짜 사장 SK가 이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K브로드밴드 측은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현격한 불법행위가 없어 면담에 응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달 SK브로드밴드-협력업체-노동자 미팅이 예정돼 있다. 미팅을 통해 현장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다.

중부케이블은 티브로드 하청업체였으나 1월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의 합병을 승인하면서 SK브로드밴드 설치·수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중부케이블이 지난 6월 19일 전주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8명을 100~120km 떨어진 천안·아산·세종으로 발령해 부당전보 논란이 일었다. 희망연대 티브로드지부는 ‘부당전보’라고 판단, 인사이동 불가 의견을 냈지만 사측은 전출을 강행했다.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인사이동이 사측의 정당한 인사권이라고 판단했다.

1일 서울 을지로 SKT 타워에서 열린 <원청 채임 회피하는 SK 규탄 기자회견> (사진=미디어스)

희망연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최진환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면담을 신청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달 27일 “협력업체 관련 사항에 대해 당사가 개입할 수 없으며, 개입하는 경우 관계 법령 위반이 될 수 있어 면담에 응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이와 관련해 희망연대는 1일 SK브로드밴드의 면담 거부를 규탄하는 <원청 책임 회피하는 SK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16일째 단식 중인 방웅 티브로드지부 전주지회 지회장은 “원청인 SK브로드밴드가 방관하는 사이 중부케이블이 엄청난 악행을 저질렀다”면서 “쥐꼬리만 한 월급 받으면서 다른 지역에서 일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노동자에게 손실만 끼치는 인사이동이 벌어졌지만 원청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성근 희망연대노조 부위원장은 “SK는 지난 2월 노동조합과 간담회에서 ‘협력업체의 노동자 고용보장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면서 “SK브로드밴드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노동자를 전주에서 천안·아산·세종으로 전보시킨 건 고용보장과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희망연대는 기자회견문에서 “진짜 사장 SK가 이번 문제를 책임져야 한다”면서 “노동자 고용보장과 복지향상 약속을 위반한 협력업체는 퇴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부케이블은 SK브로드밴드에 “지방노동위가 정당한 인사권이라고 인정한 이상 전보를 취소할 수 없다. 중앙노동위원회가 구제명령을 내리면 따르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1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협력업체가 현격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개입할 여지가 있지만 지금은 면담 요구에 응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번 달 SK브로드밴드-협력업체-협력업체 노동자 미팅이 예정되어 있다”면서 “미팅을 통해 현장 의견을 듣는 자리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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