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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광고 수수료 인하? 안 좋은 영향만 남긴다”[인터뷰] 표완수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윤수현 기자 | 승인 2020.12.01 08:21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한국언론진흥재단과 관련된 지적이 어느 때보다 거센 상황이다. 정부광고법이 시행된 지 2년이 되어가지만 ‘언론재단이 하는 일 없이 수수료 10%를 가져간다’는 통행세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방송 정부광고 대행 역할을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 맡기고 언론진흥기금 운용 주체를 문화체육관광부로 이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이밖에 언론재단은 코바코와 프레스센터 소유권을 두고 법적 분쟁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19일 표완수 이사장이 취임했다. 표 이사장은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언론재단의 정부광고 대행은 언론진흥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서 “수수료를 인하하면 언론진흥기금만 줄어든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표 이사장은 프레스센터 소유권 분쟁 해결을 위해 코바코와 실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표 이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인터뷰는 지난달 26일 프레스센터에서 이뤄졌으며 부족한 부분은 추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표완수 언론재단 이사장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Q. 취임 후 40여 일이 지났다

기자 시절 언론연구원(구 언론재단) 지원을 받아 미국·유럽을 간 경험이 있어 남다른 심정이다. 과거에 기자가 해외 경험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90년대 초 언론연구원 지원을 통해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 언론인 세미나,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한·EU 언론인 세미나에 참석했다. 그때부터 언론재단 이사장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언론재단 이사장에 지원한 후 홈페이지에 들어가 업무영역을 살펴봤다. 참 일이 많다는 걸 느꼈다. 언론진흥 업무 말고도 프레스센터 재판, 정부 광고 문제 등 구체적인 업무가 많았다. 잡음도 많아 보였다. 언론재단에 산적한 문제들을 정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Q.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고등학교 선배로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절대 사실이 아니다. 노영민 실장이 고등학교 후배라는 건 알지만 잘 아는 사람이 아니다. 행사에서 1번~2번 정도 본 게 다이며 취임 전까지 전화번호도 몰랐다. 관련 내용이 한번 보도되면서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Q. 지난해 7월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지명돼 청와대 인사 검증을 받았다

오래전부터 방통위원장은 법률가가 맡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규제기관이기 때문이다. 다만 언론인으로 정직하게 살아왔는데 인사 검증을 두려워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검증 요청에) 응했을 뿐이다.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언론 관련 기관장 추천이 들어오는 건 다양한 경험 때문으로 풀이된다. 난 신문사·방송사·잡지·인터넷신문 등 다양한 언론 경험을 거쳤고 일반기업체에서도 생활했다. 그 과정에서 부정을 저지르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적이 없다. 그런 점이 (인사 추천에) 작용한 것 같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사진=미디어스)

Q. 코바코와 프레스센터 소유권을 두고 소송 진행 중이다. 1·2심에서 패소했고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대법원 판결만 남은 상황이다. 이번 사건은 정책으로 정한 일을 정부 기관이 해결하지 못하고 법원으로 끌고 간 것이다. 판결로 이 건을 마무리 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런 전례가 나오면 안 된다. 대법원 결정이 나기 전까지 코바코와 타협을 이뤄내야 한다. 현재 코바코와 대화를 시작했다. 김기만 사장과는 협상 시작 의지를 밝혔고, 실무진 협상이 시작 중이다.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 단계다. 양측 모두 양보해야 한다.

Q. 정부광고 대행 수수료를 두고 ‘통행세’라는 비판이 거세다. 언론재단이 특별한 역할 없이 수수료 10%를 가져간다는 것이다

우선 정부광고 수수료는 광고비와 무관하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 싶다. 광고주(정부기관)는 수수료를 광고비와 별도로 편성한다. 수수료가 줄어든다고 광고비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수수료가 줄어들면 결과적으로 언론진흥기금이 줄어들게 된다. 언론계에 좋지 않은 영향만 남게 된다. 민간기업 광고 수수료는 매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15% 수준이다.

또한 광고주인 정부기관이 수수료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면 귀담아듣고 개선해 나가겠다. 하지만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지적은)언론사가 할 이야기가 아니다. ‘언론재단 독점’이라는 말 역시 적절하지 않다. 독점은 민간기업 한 곳에서 특정 상황을 다 가져가는 것을 뜻한다. 언론재단의 역할은 법이 정한 것이다. 재단이 민간업체를 누르고 독점한 것이 아니다. 대기업도 하우스 에이전시를 가지고 있다. 재단도 정부의 하우스 에이전시라고 봐야 한다.

Q. 방송 정부광고 대행을 코바코에 맡겨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됐다 

코바코가 정부광고 대행을 맡는 건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코바코는 지상파 방송광고 영업을 대행하는 업무를 맡는다. 즉 광고를 판매하는 회사다. 광고 판매회사가 정부광고를 대행하며 광고 구매까지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단순히 ‘코바코는 방송 광고 관련 공기업이니 정부광고 대행을 맡기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해가 상충하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Q. 언론진흥기금 운용 주체를 언론재단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 이관하는 내용의 신문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기본적으로 언론진흥 정책에 대한 정부개입은 최소화되어야 한다. 언론진흥기금의 관리 주체를 정부로 하는 것은 그만큼 정부의 언론 개입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 사건과 유사한 일이 언론계에도 퍼질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법안과 관련해 언론노조와 대화를 할 계획이다.

Q.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아웃링크를 추진하겠나”라는 질문이 나왔고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

모든 언론사는 아웃링크를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언론재단이 아웃링크를 강요할 순 없다. 언론재단이 할 수 있는 건 아웃링크를 추진하는 언론사에 대한 지원이다. 아웃링크가 도입되면 언론사 홈페이지 개선 등 작업이 필요하다. 디지털 생태계 구축을 위한 지원이 필요한 경우 언론재단이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Q. 방송법 개정안(정부 발의안)과 관련해 “정부 협찬·협찬고지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헌법재판소와 법제처는 협찬이 광고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낸 바 있다. 이번 방송법 개정안은 협찬에 대한 정의가 명확해졌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정부 협찬·협찬고지 규정이 빠지면 잘못된 발걸음을 디디는 것과 같다. 국회와 대화를 통해 공익성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언론재단은 53개 주요 신문·방송 기사를 취합하는 공공 뉴스 아카이브 ‘빅카인즈’를 운영 중이다. 학계·언론계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인지도는 높지 않다

빅카인즈는 이용률과 별개로 꼭 유지되어야 한다. 정보 공공성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현재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사가 뉴스 정보를 취합 중이지만 이들은 사기업이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한 뉴스 데이터베이스가 있어야 하며 앞으로 용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Q. 앞으로 추진할 최우선 정책과제는 무엇인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언론진흥이다. 민주주의는 건전한 여론 위에서 발전된다. 이를 위해 기획 기사 지원, 신입 기자 교육, 중견 기자 심화 교육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언론인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정도를 걸으며 언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현재 정치와 언론의 양극화 현상이 심한데, 언론 발전을 통해 화합과 소통을 모색하겠다.

표완수 이사장은 1974년 경향신문에 입사했으며 경인방송 대표이사 사장, YTN 대표이사 사장, 오마이뉴스 회장, 시사IN 대표 등을 역임했다. 표 이사장은 1980년 신군부의 언론검열에 대한 항의 집회에 참여하고 신문제작을 거부해 경향신문에서 강제 해직됐으며 2003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았다.

(관련기사 ▶ 정부광고 대행, 언론재단-코바코 분할 법안 발의된다)

(관련기사 ▶ '신문사 재정지원 확대' 신문법 개정안 발의돼)

(관련기사 ▶ 시사프로그램 협찬까지 허용하자는 어떤 검토보고서)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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