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의 구단 관계자가 박찬호와의 재계약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이 구단 관계자는 27일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박찬호의 재계약 문제에 관해 “아직 시즌 중이고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도 “어려운 상태인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아직 시즌중이고 소속 선수의 거취에 관해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일본 구단의 관계자가 '어려운 상태'라는 나름대로 구체적인 언급을 했다는 사실은 박찬호가 내년 시즌에도 오릭스의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제로(0)에 가까움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듯하다.

올해 220만 달러에 오릭스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는 스프링캠프 기간 중 개막전 선발로까지 거론됐지만 1군에서 7경기에 등판해 1승5패, 평균자책점 4.29에 그쳤다. 박찬호의 컨디션도 문제였지만 더 큰 문제는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박찬호의 투구패턴을 마뜩치 않아 했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박찬호는 결국 지난 5월 2군으로 내려갔고 그 다음달 1군 무대에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복귀 직전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 계속 2군에 머물게 된 이후 지금까지 1군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박찬호는 지난 24일 열린 한신 타이거즈와의 2군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일본 주요 언론들은 1군에서 부상 등의 변수로 인해 결원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이날 등판이 박찬호의 시즌 마지막 등판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스포츠 세계에서 과거 어떤 경기에서 벌어진 상황이나 과거 어떤 선수의 거취에 관해 '만약'이라는 가정을 하는 것이 그야말로 어리석은 짓임을 알면서도 지금 상황에서 돌이켜 볼 때 '박찬호가 만약 태평양을 건너지 않았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 섞인 가정을 해보게 된다.

필자는 작년 10월 '박찬호, 아직은 태평양을 건널 때가 아니다'라는 제하의 칼럼을 썼다.

당시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 중간 계투로 활동하던 박찬호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행 시사 발언을 해 이슈가 됐던 때다.

박찬호는 그해 뉴욕양키스에서 시즌을 맞아 시즌 초반 괜찮은 피칭을 이어가다 햄스트링 부상 이후 구위가 떨어지며 양키스에서 방출됐고, 이후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이적 초기에도 다소 부진했지만 시즌 막판으로 오면서 구위가 되살아났고, 마침내 동양인 투수 최다승 기록인 통산 124승 기록을 세웠다.

당시 필자는 박찬호의 2011 시즌 거취에 관해 여전히 박찬호의 패스트볼은 묵직하고 다양한 변화구에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경기운영능력도 수준급인데다 양키스에서 특급 마무리투수 마리아노 리베라로부터 전수받은 커터를 어느 정도 위력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의 2011 시즌을 보내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그런 이야기를 글로 옮겼다.

하지만 얼마 후 박찬호는 태평양을 건넜다. 재일교포인 아내 박리혜 씨의 의견도 반영된 결정이었다고 보여지지만 그의 일본행은 그가 선발투수로 뛸 수 있다는 점 외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리고 지금 박찬호는 구단으로부터 사실상 퇴출 결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인을 통해 일본 내 다른 구단으로 이적하고 싶고,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 '코리언 특급'이라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 출신 영웅'의 모습을 박찬호에게서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 점이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차라리 메이저리그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한 뒤 현역 선수 신분이 아닌 상황에서 태평양을 건넜으면 어땠을까.

박찬호, 역시 태평양을 건너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지금 와서 하는 부질없는 넋두리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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