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모든 순위가 확정된 건 아니지만, 2011프로야구의 정상 1위 팀은 어제 경기를 통해 결정됐습니다. 5년 만에 정상을 차지한 삼성 라이온즈. 1위 확정의 순간에 대한 기쁨과 환호가 어느 때보다 더 크게 느껴진 밤이었는데요.

"우승"의 원동력이나 그 배경 앞으로의 예측 같은 이야기도 한 번쯤 해야겠습니다만, 오늘은 일단 우승 순간의 얽힌 이런저런 배경의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현장스케치 정도의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재미있었던 그리고 뭔가 특이했던 어제 경기, 잠실구장의 이야기입니다.

▲ 야구장에 도착한 건 4시를 조금 넘긴 시점, 이미 많은 취재진이 가득했습니다.
경기를 앞둔 삼성 선수단. 인터뷰는 쉬지 않고 이어졌지만, 다들 흔쾌히 응해주는 분위기. 분명 좋은 순간을 앞둔 선수단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밝고 가벼워 보이더군요. 어느 때보다 많은 취재진이 모여 있기에 조금 놀라기도 했는데 다들 비슷한 반응입니다. 한국시리즈만큼 사람들이 많다고.

잠실구장이 들썩들썩한 가운데 홈팀 두산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만, 많은 취재진과 삼성으로 모아진 시선이 영 불편했는지 취재 협조 등 몇몇 부분에서 다소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우승팀을 향한 취재 열기 탓에 삼성 선수단을 위주로 움직이는 몇몇 방송과 신문에겐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죠. 실제로 원정우승의 여러 어려움들은 그 기쁨을 너무 과하게 표현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기도 합니다.

많은 취재진들의 기대 탓인지, 우승의 순간은 며칠씩 미뤄지지 않고 어제 경기에서 바로 정해졌습니다. 하지만 홈에서 만날 수 없던 우승 축하의 순간의 아쉬움과 잠실구장의 주인인 두산을 보기 미안하다는 점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 인터뷰를 참 재미있게, 또 협조 잘 해주시는 류중일 감독, 참 일하는 입장에서 고마운 감독입니다.
삼성 라이온즈가 아닌 삼성 그룹의 임직원들도 상당수가 잠실구장을 찾았더군요. 2002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사령탑이자, 전임 사장이었던 김응용 감독께서도 경기장에서 끝까지 관전을 하셨더라는.

많은 이들이 소란스럽게 찾아오고, 또 다행히 그 결실의 순간을 맛볼 수 있었던 어제 잠실에서의 우승 순간. 승리라는 깔끔한 결과로 매직넘버를 소진했기에 모양이 좋았습니다만, 가장 걱정했던 건 경기에서 진 상황들이었습니다. 하루 더 기다려야 하는 것도 힘들지만, 더 어색한 건 졌는데도, SK가 지면서 우승의 확정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고민. 결국은 할 필요가 없는 고민이 됐지만, 그러면 그림도 어색하고 재미없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승의 순간 정규시즌의 우승치곤 좀 과하다 싶을 정도의 관심들. 지난 밤, 잠실의 야구는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현장의 모습들 외에 진짜 "야구" 이야기도 좀 정리해야 할 텐데, 서서히 준비해서 또 연재로 이어가렵니다.

우승특집 3부작의 첫 번째가 오늘 이야기라면, 두 번째는 우승의 조건, 마지막은 한국시리즈 예측이 될 듯한데요. 내일은 2부, 또 다음날 3부를 이어가는 걸 목표로 3부작 "우승"이야기를 하렵니다. 많이 관심 가져 주시길!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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