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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소문’- 국숫집 악귀 사냥꾼들? 기상천외 캐릭터 설득시킨 '찰떡' 배우들[미디어비평] 톺아보기
미디어평론가 이정희 | 승인 2020.11.30 13:02

[미디어스=이정희] 재밌다고 소문이 자자했던 웹툰 <경이로운 소문>이 OCN 토일 드라마로 시작되었다. <뱀파이어 검사 시즌2>의 유선동 피디와 <결혼 못하는 남자> 여지나 작가가 의기투합한 <경이로운 소문>은 악귀를 잡는 생활밀착형 '카운터'들의 영웅적 활약상을 다룬다. 

인기 웹툰의 드라마나 영화화가 통과의례처럼 되고 있는 시절, 웹툰을 즐겨봤던 사람들의 입장에서 무엇보다 관심을 가지게 되는 건 웹툰 속 캐릭터가 드라마 속 인물로 얼마나 잘 구현되는가이다. 그런 의미에서 1, 2회를 선보인 <경이로운 소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유선동 피디의 말처럼 원작 캐릭터와 '찰떡'인 배우들의 면면이다. 

국숫집 하는 악귀 사냥꾼들 

OCN 토일 오리지널 <경이로운 소문>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국숫집. 점심시간 단 3시간 동안만 여는 국숫집엔 손님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하지만 그런 손님들 사정은 아랑곳없이 서빙을 하던 하나(김세정 분)가 눈짓을 하자 주방에서 일하던 추매옥(염혜란 분)과 가모탁(유준상 분)이 하던 일을 내려놓은 채 나선다. 

우선 시선을 끄는 인물은 앞서 소문(조병규 분)이 아버지의 선배 형사였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에 의해 떠밀려 건물 옥상에서 떨어졌던, 하지만 이젠 건달 포스 만빵으로 주방에서 튕기듯 칼날을 부러뜨리는 괴력의 소유자가 된 모탁 역의 유준상이다. 건들거리는 몸짓, 눈알을 부라리지만 결코 악랄해 보이지 않는 묘한 선한 분위기, 그리고 소문이의 강펀치에 뒤돌아 쩔쩔매다가도 의연한 척 파이팅을 해 보이는 ‘코믹한 고지식함’을 유준상만큼 제대로 표현해낼 배우가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한때는 형사였다 카운터가 된 모탁 역은 그저 유준상의 등장만으로도 예측 가능해진다. 

또한 악랄했던 <도깨비>의 이모였다가, 돈밖에 모른다고 자식에게도 욕을 먹지만 알고 보면 이 악물고 약쟁이 자식을 감옥에 보내야만 했던 표리부동(?)한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엄마인가 하면, <라이프>에서 척하면 척하던 전문적인 비서 등등 그간 염혜란 배우가 해온 역할로 보면 '전천후'라는 말이 딱이다. 

그런 염혜란이 이번에는 히어로가 되었다. 평상시에는 넉넉한 국숫집 주방장이었다가 어디선가 악귀가 나타났다는 소식만 들리면 빨간 트레이닝 모자 뒤집어쓰고 '열나게' 달려 악귀와 육박전을 마다 않는 전천후 히어로다. 거기다 '치유'의 능력까지 지녀 7년 동안 걷지 못했던 소문이의 다리를 고쳐주고, 카운터가 될까 말까 하는 소문이를 구슬리는 역할까지 한다. 넉넉함과 푸근함, 단호함과 카리스마까지 하지만 염혜란 배우의 내공 앞에 그런 강온을 오가는 추매옥은 그저 또 다른 맞춤옷일 뿐이다. 

OCN 토일 오리지널 <경이로운 소문>, 원작 웹툰

그렇게 염혜란 배우와 유준상 배우가 저마다의 장기를 가지고 추매옥과 가모탁으로 연기의 중심을 잡아준 가운데, 이제 다시 한번 배우로 출사표를 낸 김세정이 그간 트레이트 마크였던 애교 어린 웃음기를 쫙 빼고 사이코매트리 능력을 가진 도하나로 등장한다. 대사는 많지 않지만 그저 임무라기엔 어딘가 비밀스런, 그리고 사이코매트리 능력 때문인지 극도로 자기보호적인 도하나로 거듭난 배우 김세정이 이물감 없이 드라마에 어우러진다. 

그리고 <SKY 캐슬>의 차기준은 기억에 남겠지만, 그 차기준이 <란제리 소녀시대>의 그 어리숙한 오빠였다고 하면 새삼 다시 보게 되는 배우. 25살에 보조 출연부터 시작하여 작품 수만 70여 편이 되는 조병규가 <경이로운 소문>의 소문이로 돌아왔다. 어릴 적 사고로 다리를 절고, 부모님이 그때 돌아가셔서 할아버지와 치매 걸린 할머니와 사는 아이. 그런 소문이가 단 2회 만에 자신의 몸에 들이닥친 융인 위겐(문숙 분)으로 인해 카운터로 거듭나게 되는 상황을 조병규 배우가 설득해낸다. 

OCN 토일 오리지널 <경이로운 소문>

이제 2화까지 방영된 <경이로운 소문>에는 하늘과 땅이 연결된 세계 ‘융’이란 곳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곳의 지시를 받아 죽음의 기로에서 ‘카운터’가 된 사람들이 있단다. 그들이 파쿠르르(야마카시)처럼 뛰고 나르고 벽을 타오르며 악귀가 씐 사람들과 추격전을 벌이고, 액션을 탑재한 퇴마사의 역할을 하는 설정은 기상천외하지만 그만큼 '설득력'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 

융의 등장을 알리는 오로라 빛은 유치해 보일 수 있고, 가끔씩 스턴트맨인지 분간되는 액션씬은 어설프게 보일 수 있다. 웹툰에서는 흥미롭지만 드라마라는 콘텐츠가 설득해내기 난감한 설정을 <경이로운 소문>은 주요 캐릭터의 ‘탄탄한 캐스팅’으로 배팅한다. 덕분에 원작 속 캐릭터의 면면을 잘 살린 연기들이 원작을 보지 않은 시청자들조차 기상천외한 악귀 카운터들의 활약상에 이물감 없이 빠져들고 다음 회를 기다리게 된다. 

미디어평론가 이정희  5252-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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