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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이 살인사건 불렀다는 언론과 국민의힘[비평] '아내살인' 사건을 '부동산 정책 비극' 규정, '규제완화' 프레임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12.02 09:24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서울 목동 아파트에서 30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후 투신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27일 오전 1시경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남편 A씨는 아내 B씨를 흉기로 찌른 뒤 투신했다.

주요 언론과 국민의힘은 '아파트 매입 갈등'을 사건발생 원인으로 규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 여성이 살해 당해 조사가 진행 중인 '살인사건'이지만, 평소 아파트 매입 자금 문제로 부부가 다퉜다는 주변 진술을 근거로 언론은 이 사건을 '부동산 정책 비극' 사건으로 보도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이날 오전 10시 37분 <비극이 된 아파트 매입 갈등…30대 남편, 아내 살해 후 투신> 보도를 냈다. 이후 관련 보도가 이어졌다. 

매일경제 <아파트 매입 놓고 다투다… 30대 남편, 아내 찌르고 투신>
한국경제 <'부동산이 뭐길래…' 30대 남편, 아내 살해하고 투신>
머니투데이 <아파트 폭등의 비극..집 사려다 아내 살해 후 남편은 투신>
한국일보<아파트가 뭐라고... 30대 남편, 아내 살해후 투신>
서울신문 <“내 집 마련” 갈등이 부른 비극…아내 살해 후 30대 남편 투신>
동아일보 <아파트 매입 갈등으로… 30대 남편, 아내 살해 후 투신한 듯>
국민일보 <전세 비극…아파트 매입 갈등에 남편이 아내 살해 후 투신>
YTN <남편, 아내 살해 뒤 극단적 선택… "아파트 구입 갈등>
SBS<아파트 매입 갈등 빚다가… 30대 남편, 아내 살해 후 투신>
MBC <'아파트 매입 갈등' 30대 남편, 아내 살해 후 투신>
TV조선 <'아파트 구입' 놓고 다퉜나… 남편이 아내 살해 후 극단선택>
MBN <'내 집 마련'이 부른 비극…피살·투신으로 생 마감한 부부>

이날 조선일보는 기사 <전세살이 남편, 아내 살해 후… 여섯살 딸만 남은 '아파트값 비극'>에서 주민진술과 경찰 설명을 토대로 "서울 아파트 값 폭등이 부부간 살인을 불렀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아파트 매입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를 놓고 아내와 다투던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가족과 이웃 등에 따르면, 부부는 현 거주지인 목동에서 지금보다 넓은 아파트를 구입해 이사 가고 싶어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11월 28일 <아파트값 폭등이 빚은 부부 참극>, 30일 사설 <부동산 우울증이 가정파괴까지, 사회병리 낳는 ‘미친 집값’>

조선일보는 이들 부부가 목동 27평 아파트에 보증금 4억원으로 4년 가까이 세 들어 살고 있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주변 전세 시세는 '임대차3법' 이후 7억원까지 치솟은 상태였지만, 부부에겐 같은 법에 따라 '계약갱신청구권'이 주어졌고, 전셋집 외에 경기도에 자신들 명의 아파트도 한 채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하지만 서울 아파트값이 너무 올라있었다"며 "부부가 사고 싶어했던 ‘목동 더 넓은 아파트'의 시세는 34평짜리 기준으로 그들이 처음 목동에 왔던 2017년 상반기 실거래 가격이 약 10억~11억원이었지만, 지금은 네이버에 올라온 최저가 매물이 20억원"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선일보에 "아파트 매입 자금 마련 문제로 부부가 갈등을 빚었다는 취지의 가족 진술이 있기 때문에 자세한 상황을 확인하는 중"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기사 <집값 폭등에 목동 집 마련 좌절...남편은 아내 살해후 투신>에서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고 투신하는 비극적 사건의 이면에는 부동산 가격의 폭등으로 좌절된 내 집 마련의 꿈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이들 부부가 최근 집주인과 임대차3법(전·월세 상한제)에 따라 4억 2000만원에 원활히 전세계약을 연장했으나, 아파트 매입 고민으로 갈등을 빚은 것으로 보인다는 주민 진술을 전했다. 이미 광명에 9억원짜리 집을 보유한 이들 부부가 해당 부동산을 처분하고 전세 보증금을 더해 단지 내 아파트 매입을 고민했지만, 부동산 가격이 치솟아 갈등을 겪었다는 내용이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내어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28일 "문재인 정부의 24번의 누더기 대책과 임대차 3법의 불행의 결과가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나"라며 "대통령은 부동산 책임자 교체, 규제일변도의 정책기조 변화를 지금이라도 실행하기 바란다. 목동 부부의 비극은 마지막이 아닐 것임을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깨닫길 바란다"고 했다. 이 논평은 한국경제 <野 "목동 부부 비극, 24번 누더기 대책과 임대차 3법 결과">, 뉴스1 <국민의힘 "목동 부부의 비극, 24번 누더기 부동산 대책의 현실"> 등 언론보도로 이어졌다. 

30일 조선일보는 사설 <부동산 우울증이 가정파괴까지, 사회병리 낳는 '미친 집값'>에서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전세 살던 세입자 부부가 아파트 매입 문제로 다투다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는 참극이 벌어졌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부동산발(發) 박탈감과 우울감이 극단적인 사회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정책 실패가 빚어낸 비극"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임대차법을 밀어붙여 전세 대란을 더 키운 정부가 부랴부랴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골자로 한 전세 대책을 내놨지만, 들려오는 것은 우울감을 더 키우는 뉴스뿐"이라며 "이대로 가다간 부동산발 가정 파괴가 더 빈발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 언론보도와 국민의힘 논평은 '아내 살인' 사건을 '부동산 정책 비극'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남편 A씨의 범죄, 아내 B씨의 피살은 사회 구조적 문제에 따른 피해로 희석되고 있다. 

이들 보도의 핵심근거가 되는 경찰의 설명은 평소 부부가 아파트 매입 갈등을 겪어왔다는 '진술'이 접수돼 상황을 '확인 중'이라는 내용이 전부다. 언론이 A씨의 살인 동기가 확정되기도 전에 '부동산 정책' 비판을 위해 곧바로 살인 동기를 확정한 것이다. 설령 해당 살인 사건의 배경이 경찰 조사에서 '아파트 매입 갈등'으로 확정되더라도 이를 A씨의 살인범행에 대한 책임보다 정부 정책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남는다.  

보수경제지와 국민의힘이 해당 사건을 통해 내놓는 결론은 부동산 규제 완화다. 주요 보수·경제지는 재건축, 재개발, 신도시 조성 등 대대적인 공급 확대와 세금·대출규제 완화를 줄곧 외치며 정부 규제정책을 비판해 왔다. 재건축·재개발·신도시 공급대책은 투기 수요만 늘려왔다는 비판과 함께 건설사들의 고분양가 책정으로 '엉터리 분양가'와 주변 시세상승 등을 유발해왔다는 지적이 역대 정부 정책 통계를 통해 제시되고 있지만 '시장에 맡기라'는 언론의 주장은 이어지고 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아직 명확하게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언론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하고 싶은 얘기를 위해, 선정적 기사로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하나의 도구로 활용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언론은 보도를 할 때 어떤 사실이 명확하게 확인될 때 까지는 추측해서 보도해서는 안 되고, 하나의 '팩트'가 있다 하더라도 그걸 일반화 해 마치 비슷한 형태의 사고 가능성이 많다는 식의 오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지나친 일반화는 상당히 위험한데 이 살인사건의 원인을 오로지 부동산 문제 때문이라고 단정 지었다. 사람이 살해를 하는데 이 문제만 가지고 살해를 하겠나"라며 "이런 사건이 그렇게 단순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사건에 대한 전문가적 분석이나 별도의 취재 없이 문제를 제도의 차원으로 바꾸는 것은 실질적인 해결방안이 아니고 본질은 사라진다"고 했다. 

탁종열 노동인권저널리즘센터 소장은 "부부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무엇 때문에 이런 사건이 벌어졌는지는 굉장히 사적인 영역이고 알 수 없다. 단순하게 아파트 사자, 말자 문제로 보기 어렵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부추기기 위한 프레임"이라고 했다. 

탁 소장은 이 같은 언론보도가 대중의 부동산 욕망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탁 소장은 "일부 언론을 보면 주택정책에 대해 무조건 '시장에 맡겨라'는 공급위주의 정책을 말하면서 아파트 가격을 띄우는 보도를 한다. '어느 아파트가 얼마 올랐다'는 경마식 보도를 쏟아냈다"며 "말로는 집값을 안정화시키지 못했다고 하면서 '영끌'을 얘기하고, 지금이라도 안 사면 마치 집을 못살 것처럼 심리를 부추기는 언론의 책임이 있다. 규제완화하고, 세금 부과하지 말고, 주택 많이 지으라는 얘기의 결과는 다주택자 양산이었다"고 말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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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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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인1 2020-12-03 00:14:32

    그럼 뭣 때문에 서로 싸우다가 그리 했답니까? 눈에 넣어도 안아플 자식 남겨두고?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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