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월요일 밤의 예능이 가장 치열하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놀러와>, <안녕하세요>, 그리고 <힐링캠프> 나름 착한 예능 셋이서 시청률을 나눠 갖느라 전쟁입니다. 강심장 이후 오랜만에 카라 멤버가 <안녕하세요>에 다 같이 출연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 똑소리 나는 규리의 부활도 반가웠구요.

그런데 이 방송에서 나온 "조선시대"가 <화성인 바이러스>에 나왔던 빵녀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힘들게 고민을 이야기한 첫 번째 사연의 "다니엘 헤니 동생" 둔 여학생과, 너무 많이 먹는 여친을 둔 남자친구, 그리고 세 번째 나온 연예인병 누나를 둔 동생의 사연이 묻혀버리는 일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방송을 리뷰해보면서 한 가지 개선점에 대해서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소소하고 진지했던 고민 상담

개인적으로 가장 와 닿았던 고민은 첫 번째 "다니엘 헤니" 동생을 둔 누나의 고민이었습니다. 솔직히 누나도 괜찮은 외모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동생이 너무나 꽃미남인 나머지 가족에게까지도 차별대우를 받는 것 같다는 여학생의 사연은 정말 한창 예민한 사춘기 여성으로서 충분히 고민될만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여성인 카라는 그걸 고민으로 보지 않았네요. 그 고민이 별것이 아니라고 치부한 게 아니라 고민으로 담아두지 말고, 자신감 있게 자기표현을 하면서 꾸미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여고생이 못생긴 게 아니었고 다만 자신감 상실이었기 때문에 자신감을 회복하면 더 이상 고민이 아닐 것이라고 카라는 조언해준 것이지요.

이 외에 두 번째 세 번째 고민도 이해할만한 고민들이었습니다. 너무 많이 먹는 여자친구를 둔 남자친구의 고민도 이해가 갔구요. 데이트코스가 무조건 먹는 식당이 되는 건 옳지 않지요. 여자 분이 조금 양보해서 먹고 싶은 상황에도 조금만 자제해주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세 번째 연예인병 걸린 누나는 남동생이 걱정할만했습니다. 뭔가 꼭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을 많이 대하는 직업을 찾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긴했습니다만, 정 연예인이 하고 싶으면 일단 연예인 행세를 하려드는 것보다는 연예인이 될 만한 뭔가를 준비해야겠지요.

네 번째 출연자 "조선시대"녀 논란

네 번째 출연자는 "조선시대"녀였습니다. 아버지가 조선시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서 너무 괴롭다는 것이었어요. 노출도 안 되고 완전 남존여비사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너무나 골치아프다고요.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젊은 패널이다보니 다수가 그녀를 지지했고 107표를 얻었지만 113표를 얻는 아기목소리녀를 이기지는 못했어요.

허나 문제는 그게 아니었어요. 네티즌수사대가 알아본 결과 이 "조선시대녀"는 <화성인 바이러스>에도 출연한 적이 있었답니다. 문제는 두 탕을 뛰는 것까지는 좋은데 <화성인 바이러스>에서는 빵녀로 출연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코갓텔 등에서도 짧은 바지를 입은 것과 악세사리 등도 문제가 되었지요.

김호상PD는 이 점에 관해서 "그녀가 다른 방송에 출연한 것은 알고 있었으나, 그녀의 아버지가 엄한 것도 사실이었고, 타방송의 화려한 악세서리나 짧은 옷들은 그 방송에 맞추기 위해서 그랬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조선시대녀 범가희씨가 방송에서 말한 건 거짓말이 없었다"고 덧붙여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범씨는 다시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고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하지만 자신이 한 말은 정말로 사실이었다고 마무리지었습니다.

여기서 사람들은 두 가지 걱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방송에서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지요. <화성인 바이러스>와 <안녕하세요>를 동시에 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헷갈릴 수 있는 상황인 것은 사실입니다. 제작진은 상황을 알고 있으니 이해할 수 있고 괜찮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시청자들은 그 속사정까지는 모르니까요.

두 번째는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방송의 가장 큰 문제, 바로 일부 연예인 지망생들이 단순히 일반인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연예인이 되고자 하는 데 대한 우려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정말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자는 것인데, 자칫하면 조작까지 가능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해결책은?

짧은 견해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제안하면 다른 방송에 참여한 사람을 가능한 한 배제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고민의 소재가 좋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방송 출연 빈도수가 많으면 이런 문제가 또 생길 수 있고, 그리고 방송에 자주 나오고 싶어 하는 사람이면 고민해결보다는 "방송출연"이 목적일 수도 있죠.

타 방송 출연자를 배제시키면 방송출연보다는 정말 고민을 상담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더 모일 것이고, 이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의심받지 않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가장 높은 사람이 계속 방송에 나오는 시스템을 없애자는 것이지요. 지금 아기목소리녀가 2회째 방송으로 나왔는데요. 벌써 한 3회째 나오면 반방송인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공중파로 알려지는 명성이 상당하거든요.

만약 이런 연승제도가 계속된다면, 방송에 더 자주 얼굴을 내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자극적이고 드라마틱한 고민을 만들어 가지고 올 것이며, 그렇게 되다보면 조작된 사연들이 방송에 들어오게 되면서 방송의 진정성을 잃을 수 있고, 또한 방송의 취지마저 흐려지게 될 우려가 생깁니다.

방송의 취지는 "국민들의 고민을 들어보자"이지 않습니까? 물론 어떤 고민이 심각한 고민인지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연을 가져온 사람에겐 자신의 고민이 다른 어떤 사람의 고민보다는 커 보이는 법입니다. 취지 자체가 "고민을 들어보자"이기에 물론 너무 가벼운 고민이 아닌 정말 고민할만한 고민, 재미있고 특이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의 고민을 모아야 하겠지만, 한 번의 방송으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들의 고민을 모으자는 것이지요.

방송의 취지는 좋고 방송 자체도 착한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김호상CP를 비롯해서 <안녕하세요> 제작진들은 이번 "조선시대녀" 논란과 관련해서 많은 점을 배웠을 것 같고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이외 모든 것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이 세상에 고민이 없는 사람은 없지요. 아이디어도 좋았을 뿐만 아니라 취지 역시 괜찮은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의 초심만 잃지 않고 계속 지금처럼만 해간다면 소스가 많기 때문에 장수프로그램이 될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는 어떤 고민들이 나올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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