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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언론 "탈원전 때문에 한전 적자", 3조 흑자엔 뭐라 할까2018년부터 탈원전 탓… "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발전연료비 상승" 해명에도 꿈쩍 안해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11.27 08:52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일부 보수언론의 한국전력 '탈원전 적자' 주장이 한국전력의 연속 흑자 행진으로 깨지는 모양새다. 

한전은 올해 3분기 2조원 이상 흑자를 기록, 1~3분기 누적 흑자 3조원을 돌파했다. 한전은 12일 3분기 매출 15조 7113억원, 영업이익 2조 332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흑자 행진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가 하락으로 전력 구매비와 발전 자회사 연료비 감소(2조 5637억원)가 한전 흑자를 견인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사진=연합뉴스)

이 지점에서 그간 보수 정치권과 언론의 '탈원전 때문에 한전이 적자가 났다'는 주장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연료비·발전비 상승으로 적자가 발생했다는 산업통상자원부, 한전측 공식입장에도 불구하고 보수진영은 '탈원전 적자'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2019년 7월 25일 한국경제는 <[단독] '적자 한전' 脫원전 안 했으면 4700억 흑자>기사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시행되지 않았다면 한국전력이 지난해 1조 6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절감했을 것으로 추산됐다"고 보도했다. 한국경제는 "한전이 1조 1745억원의 순손실을 피하는 것은 물론 5000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것"이라며 "사상 최악의 한전 실적이 탈원전 정책과는 무관하다는 정부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썼다. 

한국경제의 기사는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발전원별 전력 구입 실적'에 근거를 뒀다. 한국경제는 2018년 한전의 LNG 전력 구입량이 15만 473GWh로,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보다 27% 늘었고, 반면 원전 전력 구입량은 같은 기간 17.7% 줄었다고 했다. 이어 "작년 기준 LNG 전력 구입 단가는 ㎾h당 122.62원으로 원전(62.18원)의 두 배에 달했다. 한전이 지난해 원전 전력 구입량을 2016년 수준으로 유지했다면 1조 6496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는 게 한국경제신문과 에너지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라고 결론냈다. 

산자부는 곧바로 해명자료를 냈다. 산자부는 "2018년 일시적인 원전 이용률 하락은 국민 안전을 위한 조치 때문이며, 2018년 한전 적자는 국제유가 등 연료비 상승이 주된 원인"이라며 "기사처럼 2018년에 2016년 원전 전력구입량을 유지하려면 안전조치 없이 원전발전을 해야 했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을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산자부는 해명자료에서 원전 정비일수를 덧붙였다. 2016년 1769일이었던 원전 정비일수는 2017년 2566일, 2018년 2917일로 매해 늘어났다. 격납건물 철판부식, 콘크리트 결함 등이 증가하면서 매해 원전을 멈추고 안전점검을 하는 일수가 늘어난 것이다.     

2019년 7월 29일 조선일보는 1면 기사 <2년간 3조 7000억 적자 쌓이는 한전>에서 "한전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연속 흑자를 내다가 지난해부터 큰 폭의 적자로 전환했다"며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시작 전인 2016년과 비교하면 2년만에 영업이익은 6조 4000억원 줄고, 부채 비율은 21.9%포인트 폭등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당시 자유한국당 곽대훈 의원이 공개한 한전의 2019~2023년 중장기 재무 관리 계획(안)을 인용해 한전 적자를 지적했다. 이어 "영업손실이 눈동이처럼 늘어나고 있는데도 탈원전과 신재생 에너지 확대 사업 등에 천문학적 금액을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뜻"이라는 곽 의원 주장을 전했다. 

산자부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산자부는 설명자료를 내어 "탈원전은 아직 시작도 안 되었는데 도대체 어떻게 '탈원전 때문'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한전의 부채 비율 증가는 국제유가 등 연료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영업손실에 따른 것으로 '탈원전' 정책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거듭 밝힌다"고 반박했다.

산자부는 "조선일보가 보도한 '2년 연속 천문학적 적자, 2023년 영업손실' 예상치는 최종 확정되지 않은 계획안에 근거한 것일 뿐"이라며 "최종 수치는 9월 초 확정 예정이다. 미확정 수치이긴 하지만 현재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안에 따르면 한전의 별도기준 2020년, 2021년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망된다"고 했다. 

한전 역시 해명자료를 내어 "2019년 1분기 원전이용률은 75.8%로 전년 동일기간 대비 20.9%p 증가했으며, 2024년까지 원전 설비 규모는 오히려 증가하기 때문에 2019년과 2023년 별도기준 영업이익 적자전망이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한전의 부채비율 증가는 국제 연료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영업손실에 따른 것으로 '탈원전' 정책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산자부는 한전 적자가 시작되던 2018년부터 최근까지 보수·경제지의 집요한 '탈원전 적자' 보도에 사실상 거의 같은 내용의 보도해명자료를 반복해서 내야했다. 다음은 2018~2020년 '한전 탈원전 적자' 보도에 대한 산자부 해명자료 제목이다. 

<탈원전 쇼크 한전 또 12000억대 적자> (2018.05.15 조선일보)
<한전의 한숨… 유가뛰는데 원전8기는 놀고 있다>(2018.05.16 조선일보)
<탈원전 후폭풍… 한전, 전력 판매수익 상반기에만 1조 줄어>(2018.08.03 조선일보)
(설명자료)<한전 상반기 영업적자 및 에너지전환에 대한 산업부 입장>(2018.08.14)
<흑자 공기업 한전을 적자로 만든 주범은 탈원전>(2018.08.15 세계일보)
<탈원전 리스크 불거진 한전, 적자 피해 어디서 보상받나>(2018.08.15 한국경제)
<한전적자는 탈원전과 무관, 장관이 국민 속여>(2018.10.9 중앙일보)
<탈원전 정책 직격탄 맞은 한전…2년 뒤엔 순이익 80% 급감 쇼크>(2018.10.10 한국경제)
<원전 가동 늘려…한전 3분기엔 흑자>(2018.11.14 조선일보 등)
<탈원전 직격탄, 한수원·발전사 줄줄이 적자 수렁>(2019.03.18 매일경제)
<탈원전 ‘정책실험’ 곳간 거덜나는 공기업>(2019.04.09 한국경제)
<한전, 탈원전 때문에 실적 악화 사실상 인정>(2019.04.26 조선일보)
<文케어로 건보공단 4조, 脫원전으로 한전 3조 이익 급감>(2019.05.01 조선일보)
<탈원전의 굴레... 한전 올 1분기 최대 5,000억 영업적자 날듯>(2019.05.13 조선일보)
<한전의 '19.1분기 영업이익 적자는 에너지전환(‘탈원전’) 정책과 전혀 무관>(2019.05.15 서울경제, 매일경제, 한국경제, 이데일리, 세계일보)
<정부 무리한 정책에, 전력 공기업 ‘부채 비상’>(2019.05.18 한국경제)
<'탈원전의 역풍’ 한전 정책비용 3년간 2조 급증>(2019.05.31 문화일보)
<‘한전 脫원전 적자’ 세제개편으로 메꾸기?… ‘꼼수’ 논란>(2019.10.18 문화일보)
<한전의 탈원전 적자에…전기차 충전료 2배 뛸수도>(2019.10.23 조선일보)
(설명자료)<전기요금 특례할인에 대한 개선방안은 당초 정해진 일몰기한이 도래함에 따라 검토한 것으로 한전 적자와는 무관함>(2019.12.31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경제)
(설명자료)<한전 적자는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는 무관함>(2020.02.28 중앙일보, 서울경제, 한국경제, 매일경제)

'탈원전 적자' 주장은 정부의 탈원전 선언 이후 원전 가동률이 크게 떨어져 석탄과 LNG 전력 구입 비중이 늘어났다는 수치에서 기인한다. 원전 가동률 하락에 따라 전력구입비가 상승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전의 적자는 탈원전 정책과 관련 없이 과거 보수정부에서도 지속 발생했고, 한전이 원전에서 충당하지 못한 전력을 다른 곳에서 구입한 사례 역시 과거부터 반복돼 왔다. 한전은 원전 가동률이 높았던 2008~2012년 이명박 정부 기간 내내 적자를 기록했다. 당시에도 고유가에 따른 발전 연료비 상승이 적자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또한 원전 이용률과 가동률은 탈원전 정책 선언 이전시기부터 꾸준히 하락추세를 보여왔다. 한국수력원자력 자료에 따르면 2004년 91.4%였던 원전 이용률은 2012년 82.3%, 2013년 75.5%, 2016년 79.7% 등으로 나타난다. 중간중간 이용률과 가동률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대체로 하락추세를 보였다. 올해 1~3분기 원전 이용률은 73.8%로 지난해 같은 기간 74.5%보다 0.7%p 감소했다. 이용률 감소에도 불구하고 한전은 대규모 영업이익을 냈다. 2018년 70달러 수준이던 국제유가는 현재 4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 8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기벤처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은 최근 20년간 원전이용률, 국제유가, 한전 영업이익 추이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10년 간 원전 이용률은 70~80% 수준으로 크게 변동이 없었지만 한전의 영업손익은 오르내렸다. 국제유가에 따라 한전의 영업손익이 오르내렸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2008년 원전이용률은 93.4% 였지만 국제유가가 94.29달러로 연료구입비가 크게 증가해 그 해 한전은 2조 798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에는 원전이용률 79.7%로 낮아졌지만 국제유가가 41.41달러로 큰 폭으로 하락하여 연료구입비가 크게 감소해 한전은 12조 1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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