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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당신의 찬란한 미래를 응원합니다[주관적이고, 사적이고, 사소한 이야기]
김은희 | 승인 2020.11.27 14:24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시대가 변해도 고3은 있고, 그들은 곧 대학을 가기 위한 수능 시험을 치른다. 2020년을 시작으로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세계를 휩쓸었다. 전염병은 언제 끝날지 끝이 보이지 않고, 어느덧 2020년 마지막 달을 남겨두고 있다.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를 코로나 시대라고 부른다. 코로나 시대는 개인 생활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생활 수칙과 규율을 바꿔 놓았다. 

마스크를 하지 않고 밖을 나가지 못하게 될지 몰랐다. 많은 사람이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하게 될지 몰랐고,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여유 있게 마실 수 없게 될지 몰랐고, 학생이라면 반드시 학교에 가야 한다고 배웠는데 휴교령이 내려져 등교하지 못하게 될지 몰랐다. 다시 등교하게 된 학교도 홀수, 짝수제로 혹은 주 단위로 나눠 가게 될지 몰랐다. 

2021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9일 앞둔 24일 부산 구덕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온라인 수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낯설고, 이상했다. 또 친구를 만나지 못해 심심하고, 답답했다. 그런데 지금은 등교하라고 하면 짜증 나고, 가기 싫다고 한다.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가 학교에 다녀오면 피곤하고 힘들다고 했다. 왜 이렇게 피곤해 보여, 라고 물으면 아이들은 오늘 등교했잖아요. 7교시 했어요, 라고 말하며 인상을 쓴다. 너희 작년에 매일 매일 학교에 갔어, 매일 7교시 했고, 체육 시간에 운동장에서 뛰었어. 그럼 아이들은 말한다. 그때는 그때고요. 등교하지 않는 것이 장기화되면서 심심한 마음도 사라지고, 불안감도 사라져 버렸다.

아무도 2020년이 이렇게 지나갈 줄 몰랐다. 휴교령이 반복되고, 간헐적으로 등교하면서 고등학교 마지막 학년을 보내고 수능 시험을 치르게 될지 몰랐다.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수능 시험 일정은 연기되었다. 수능 시험을 치르는 것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은 올해에 치르지 말고, 내년으로 연기하자는 말도 있었다. 불안감만 증폭되며 여론은 들끓었다. 수능 시험을 치러야 하는 수험생과 수험생 부모는 뉴스를 볼 때마다 피가 말랐다. 우여곡절 끝에 11월에서 12월로 수능 시험 날짜는 연기되었다. 

앞만 보고 달려오던 수험생과 부모는 혼란스러웠다. 갑자기 모든 것이 바뀌었고,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일정을 모두 수정해야 했다. 간헐적으로 가는 학교에 기대할 것이 없어졌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학원에 가야 했다. 포럼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학교 교육의 붕괴로 중간 성적을 유지하던 중위 그룹이 무너졌다고 교육전문가가 말했다. 무섭고 참담한 말이었다. 중학교 삼 년, 고등학교 삼 년을 공부해 첫 번째 인생의 관문 앞에 섰다. 그런데 문이 열리지 않는다. 육 년을 노력하고, 애썼는데 문이 굳게 닫힌 채 열리지 않는다. 공포와 스릴러 영화보다 더 무섭고, 슬픈 결말이다. 

전국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열흘 앞둔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내 핫트랙스에 수능 응원 선물들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수험생과 수험생을 둔 부모는 이 모든 쓸데없는 이야기에 귀를 닫아도 된다. 귀담아들을 필요가 없다. 앞날을 알 수 없는 시대에 수험생은 열심히 달려왔고, 부모는 매니저가 되어 관리하고 이끌어왔다. 잘해왔다. 충분히 박수받아 마땅하다. 

지금도 열아홉 살, 고등학교 삼 학년 때를 생각하면, 싫다.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도 아닌데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내내 교실에서만 지냈던 시절 우울한 주파수와 기운이 교실을 감돌았던, 묵언 수행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왜 공부를 하는지도 모른 채, 아무것도 확정된 것 없는 불확실한 미래에 들어선다는 불안감은 정신과 감정을 파먹었다. 

지금 고3은 열아홉 그 시절 내가 지낸 일 년보다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상태 속에서 3학년을 맞이하고 보냈을 것이다. 그런데 너무나 잘 적응하고, 잘 견뎌 왔고, 훌륭하게 고등학교 생활했다. 이 아이들이라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어떤 어려운 예상치 못한 상황이 펼쳐져도 헤쳐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참 잘했어요. 수험생 여러분, 수고했어요. 열아홉. 당신의 찬란한 미래를 응원합니다. 그리고 어머니 감사합니다.

김은희, 소설가, (12월 23일 생) 대전일보 신춘문예 소설 등단 

김은희  postboat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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