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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사내 우수인력 선발’, 호된 시련YTN 내부 "분열을 조장하는 시스템" 철회 요구…사측 "공모 진행 유보, 전형방식 변경 추진"
김혜인 기자 | 승인 2020.11.24 09:07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YTN의 ‘사내 우수인력 공모’에 대해 “분열을 조장하는 시스템”이라는 사내 폐지 여론이 거세다. 

YTN는 지난 17일 내부 공지를 통해 ‘사내 우수인력 공모’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회사에 필요한 인적자원을 회사 업무 경험을 쌓은 사내 인력으로 충원'하고 '우수인력 외부 유출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YTN 2020 신입사원 채용공고 영상 (사진=YTN)

지원 대상은 지원시점 기준 2년 이상 연속 근무해온 연봉직·일반직·프리랜서다. 신입사원 정원 외 선발이지만 전형은 동일하다. 서류전형에서 신입사원과 동일하게 영어공인성적증명서를 필수로 제출해야 한다. 단, 현직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영어공인성적 증명서 제출은 다음 달 15일까지 기한을 늘렸다. 기간 내 토익시험의 경우 두 번 응모가능하다. 

선발 직종은 취재기자, 촬영기자, 방송기술, 방송경영, 시사PD, 그래픽디자이너(C.G)로 최종 선발 시 호봉직으로 채용되며, 경력 인정 기간은 회사의 직무 상관성 평가 기준에 따라 선정한다.

17일 사내 공지가 올라오고 19일 인사팀의 내부 설명회가 개최된 뒤 YTN 내부에서는 반대 성명이 잇따라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22일 “‘일방통행’ 방식으로 추진됐던 ‘사내 우수인력 공모제’의 시행 철회를 회사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YTN지부는 사측이 노조와 사전 협의를 진행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사측은 인사팀을 통해 지난 16일 사내 인력 공모제도를 설명했고, 17일 제도를 공지하겠다고 통보했다. 노조는 “일체 협의 과정 없이 진행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으며 이는 단체협약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YTN지부는 채용 기준의 문제점을 나열했다. ‘다음 주부터 지원서를 받겠다면서 영어 시험 점수를 내라', ‘우수인력’을 뽑겠다는 표현, ‘필기시험에서 신입사원 지원자 합격점의 90%까지 받으면 된다는 모호한 기준’은 비판받을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YTN지부는 ‘직종직분전환 규칙 개정’을 포함한 인사 시스템 개선을 위한 사내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회사의 사내공모 제도는 일반직과 연봉직, 프리랜서의 처우 개선과 직분 전환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다고 평가하며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하자는 제안이다.

YTN PD협회는 지난 20일 “호봉직 시사PD 사내(우수)인력 선발의 명확한 의도를 모르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YTN PD협회는 35명의 PD들이 속해 있으며 이 중 호봉직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더구나 시사PD는 YTN 직군에 없었으며 기존 PD들이 여러 프로그램을 맡아왔다. PD협회가 이번에 선발한 시사PD와 기존 PD들이 어떻게 융합할지 묻자 사측은 “기존 PD들은 PD대로, 시사PD는 별개의 그림을 그려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YTN PD협회는 “시사PD가 되지 못한 사람들은 ‘우수하지 않은 사원’이 되는 것인지 지난 시기 계약직, 일반직, 연봉직, 호봉직이 한마음으로 과거를 청산하고 회사의 미래를 바꾸려 힘을 보태던 노력은 사라지고 탐나는 호봉직을 향해 신입의 마음으로 자신을 던져야 하는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들은 “직업으로서의 PD들을 분열시키고 양극화시키는 호봉직 시사PD 선발의 배경은 무엇인가. 호봉직 이하 차별적인 고용구조를 앞서서 개선해야 할 언론사 YTN은 일반직과 연봉직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고용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희수 PD협회장은 “YTN에는 ‘직군전환제도’가 있어 AD로 들어와서 PD로 전환될 수가 있었다. 10년 차, 20년 차 경력직의 처우 개선은 회사가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인데 이 숙제는 풀지 않고 새로운 직군인 시사PD를 뽑으면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YTN 소수 노조인 YTN방송노동조합은 같은 날 사내우수인력 채용을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을 냈다. 방송노동조합은 회사에 “호봉직이 되려면 신입사원 공채 기준을 통과하라는 통첩”이라며 “왜 경력으로 십수 년 근무한 직원들이 자괴감을 무릅쓰고 공채시험장에서 국어, 상식 시험을 봐야 하는가? 공채 커트라인의 90%를 넘기면 ‘우수인력’이고 그렇지 않으면 ‘열등인력’인가?”라고 따졌다. 

이어 “점진적 개선을 위해서 ‘직분전환 확대’, ‘연봉직·일반직 승진 확대’, ‘성과급·상여금 지급 방식 변경’ 등 기존 제도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호봉제 폐지, 인건비 예산의 실국 배분 등 혁신적 전환도 모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찬형 사장은 23일 사장 제언을 통해 “인사제도 개선은 조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 갈등이 발생할 경우 실효성이 있을지 우려된다”며 “선의로 준비한 제도라도 대상자가 반대하는데 진행할 가치가 있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YTN은 이날 늦은 오후 “회사는 당사자 다수의 반발, 노조 등의 반대를 확인하고 대책을 숙고한 결과 사내 공모의 진행을 유보한 채 전형방식 변경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후 단체교섭에서 사내 공모를 지속 가능한 제도로 만들기 위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측은 사내 우수자 공모 실시 배경에 대해 “이번 사내 공모는 직분전환(일반직, 연봉직→호봉직)의 목적이 아닌, 직무를 바꾸기 위해 퇴사하거나 회사에 다니면서 신입사원 공채에 응모한 전례들을 고려해 기회를 제공하려는 차원으로 추진했다”며 “연봉직, 일반직 구성원들의 직분전환 요구를 가볍게 생각해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직분전환 시행 시 발생할 극심한 갈등을 우려해 ‘특별승호제도’를 도입했고 직분전환을 포함한 처우개선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성실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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