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중심>에 이어 <인기가요>에서도 브아걸이 신곡을 공개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재미있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바로 컴백을 소개하는 조권과 가인의 오랜만의 재회 장면입니다. 한때 "아담부부"로 알려졌던 조권과 가인이 서로 "보고 싶었어요"라고 이야기하자, 언니들과 방청객들이 "포옹해"를 외치면서 조권과 가인이 포옹하는 일이 있었지요.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쇼! 음악중심> 브아걸의 무대에 대해 이미 리뷰를 했지만, 오늘 몇 가지를 더 짚어보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4집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고, 또한 여러 가지 의견들이 많이 나와서 이렇게 적어봅니다.

매 앨범마다 뛰어난 퀄리티와 음악성을 보여준 브아걸의 이번 4집 앨범은 이전 앨범들의 완성판 같은 느낌이 강합니다. 특히 이번 4집 무대는 1집, 2집, 그리고 3집을 총합해서 놓은 무대였다는 생각이 들만큼 대단한 무대였습니다. 브아걸은 이번 4집 앨범을 통해 자신들의 독특함과 고유성을 제대로 부각시켜 걸그룹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로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댄스 라이브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여러분들의 표현을 빌면 이번 무대는 브아걸이 독하게 작정하고 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뛰어난 가창력을 가지고 있는 브아걸이었지만, 다른 걸그룹들에 비해서 시작이 늦었던 나머지 가끔 "댄스 라이브가 약하다"라는 평을 듣기도 했던 브아걸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활동했던 L.O.V.E, 어쩌다, Abracadabra, 그리고 Sign은 음악성 자체는 좋았으나 브아걸의 가창력을 제대로 보여주기는 힘든 퍼포먼스 위주의 노래였지요. 기계음도 어느 정도 깔렸던 것도 사실이었구요.

하지만 이번 4집에서는 기계음은 쏙 빼고, 퍼포먼스이지만 가창력을 요구하는 노래를 살림으로써 정말 완벽한 퍼포먼스가 아니면 소화해내기 힘든 무대로 구성했습니다. 브아걸의 작곡가 이민수는 브아걸 멤버들에게 곡을 줄 때 "너네 이거 한번 하면 나가 떨어질 꺼다"라고 장담을 하면서 주었다고 합니다.

일부가 지적한 대로 퍼포먼스가 상당히 많은 노래였음에도 불구하고 라이브가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제아, 가인, 나르샤로 이어지는 고음 파트와 돌고래 창법으로 알려진 부분까지 깔끔하고 완벽하게 소화가 되어서 일부에서는 AR이라고 지적할 정도였습니다.

브아걸은 완벽한 무대를 소화함으로써 자신들이 댄스 라이브가 약하다는 일부 의견을 완벽하게 불식시킬 증거를 제시했고, 동시에 퍼포먼스가 어때야 하는지 보여주면서 "라이브는 이렇게 하는 거다"라는 것을 실력으로 입증했습니다.

보컬 그룹에서 퍼포먼스까지 가능한 만능 보컬들

실력으로 아이돌과 비교될 수 없음을 보여준 브아걸은 이번 앨범을 통해 실력파 보컬 그룹도 노력하면 단순히 보컬 그룹을 뛰어넘어 실력파 퍼포먼스 그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브아걸만큼 노래하는 그룹이 걸그룹계에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는 걸그룹은 단순히 아이돌 걸그룹을 일컫는 말이 아니지요. 실력파 걸그룹은 대중성과 팬베이스가 조금 부족하긴 하더라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가비엔제이나, 다비치 등이 걸그룹계에서 엄청난 가창력을 보여주는 실력파 그룹입니다. 가창력만 놓고 보자면 이 그룹들도 브아걸 못지않습니다. 서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면 브아걸보다 앞서나가는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브아걸과 그들을 갈라놓는 건 브아걸은 퍼포먼스까지 소화해낼 수 있다는 점이지요. 노래만 잘하면 댄스 라이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입니다. 단순히 보컬이고 동작이 없다면 노래에 집중할 수 있지만 댄스가 가미 되면, 댄스에도 노래에도 신경을 써야 하며 거기다가 둘을 잘 맞춰야 합니다.

그래서 보컬 그룹은 댄스 그룹으로 활동하기 힘든 면있지요. 허나 이번 4집 앨범을 통해서 브아걸은 보컬 그룹 중에서도 자신들은 단순히 보컬이 아니라, 댄스 퍼포먼스까지 완벽한 수준에서 소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함으로 인해서 그들과도 차별화시킨 것입니다. 그러므로 장르의 폭이 굉장히 넓어졌지요. R&B 발라드뿐만 아닌 댄스까지도 가능하다면 정말 걸그룹계의 카멜레온이자 만능 걸그룹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섹시 카리스마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준 브아걸

섹시함은 단순히 노출을 많이 한다고 생기는 게 아닙니다. 그러한 데서 나온 섹시함은 자칫하면 굉장히 천박해 보일 수 있거든요. 어린 아이가 어른 따라한다는 인상도 줄 수 있고요. 또한 카리스마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조건 강한 척 한다고 해서 카리스마라는 게 생기는 게 아니고 포스가 발산되는 게 아니지요. 그 역시 자칫하면 일부러 "쿨한 척 한다" "멋진 척 한다" 라는 인위적인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이번 브아걸 무대에서 노출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실제 가인의 복장은 항상 그래왔듯 짧았으며 나르샤도 짧은 편이었습니다. 제아도 그렇게 긴 건 아니었구요. 하지만 이들을 섹시하게 보이게 한 건 단순히 노출 때문이 아니라 연륜과 관록 때문이지요. 카리스마도 그러한 이유에서 나온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브아걸 멤버들은 20대 중반인 가인을 제외하고는 30대입니다. 충분히 여성미가 살아나고 노련미까지 살릴 수 있는 나이들이지요. 나이에서 나오는 성숙함과 카리스마 포스는 전혀 인위적이지도 않고 연륜에서 나온 섹시미 역시 "나 섹시하다" 하고 애쓰려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흘러나와서 더 멋있었습니다. 게다가 표정 연기도 정말 리얼했구요.

물론 가장 중요한 건 퍼포먼스 자체가 훌륭한 라이브로 소화되었기 때문에, 노출 자체가 부각되지 않아서 "실력이 안 되니 노출로 승부한다"라는 선입견을 말끔이 지워버렸다는 점이지요. 섹시미와 카리스마는 퍼포먼스에 곁들여진 소스 역할이 되기 때문에 더 멋있었습니다.

다른 의견들을 보니 브아걸이 1집과 2집 스타일로 컴백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드러났지만, 이번 4집을 통해서 브아걸은 자신들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고 생각합니다. 1집과 2집을 통해서 가창력을 입증했고, 3집을 통해서 퍼포먼스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지요. 4집은 그 모두가 완벽하게 가능함을 증명해 준 것이고요. 브아걸은 이제 30대 초반, 1집과 2집 스타일은 나이가 좀 더 들어도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4집과 같은 스타일은 지금 하지 않으면 보여줄 수 없는 스타일이지요.

브아걸 4집 컴백은 정말 특별한 컴백으로 다가옵니다. 이대로라면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솔직히 요즘 가요계 1위의 위상이 너무나 낮아져서 그게 얼마나 가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이번 4집 앨범의 가장 큰 수확은 1위가 아닌 브아걸이 자신들의 독보적인 위치를 굳혔다는 그 사실에 있는 것 같습니다. 멋진 퍼포먼스까지 소화해내는 완벽한 보컬 그룹으로요. 이번 브아걸 앨범 정말 잘 되었으면 하고, 활동하는 동안 정말 멋진 퍼포먼스로 더 많이 사랑받는 그룹이 되었으면 합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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