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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노조가 말하는 대주주가 재투자해야 하는 이유TY홀딩스의 미디어홀딩스 합병, SBS 방송 자산은 덤?…SBS 23일 재허가 심사
김혜인 기자 | 승인 2020.11.19 08:31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SBS 3분기 실적이 공개됐다. 16일 공시에 올라온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SBS의 올 3분기 매출액은 2218억 원, 영업이익은 353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하지만 긍정적 수치와 달리 SBS 내부에서는 우려가 가득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종사자들을 쥐어짜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방송사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대주주인 TY홀딩스에 재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18일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외부에서는 SBS가 긍정적인 실적을 보인다고 말하지만 구성원들은 지속 불가능한 형태라는 걸 알고 있다”며 “현재 미디어 환경 변화를 보면 SBS 콘텐츠에 대한 투자 확대 없이는 시장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지난 9일부터 SBS 본사 로비에서 '대주주의 대규모 재투자 실현을 위한 범 SBS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지난 9월 지주회사인 TY홀딩스 체제가 출범하며 SBS는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 위에 TY홀딩스가 위치한 옥상옥 구조에 놓여있다. TY홀딩스는 옥상옥 구조에서 발생하는 법적 충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BS미디어홀딩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BS노조는 지난 9일부터 ‘대주주의 대대적 재투자 실현을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1,100여 명의 조합원 가운데 서명에 동참한 인원이 700명을 넘겼다. 노조는 20일까지 서명운동을 벌여 방송통신위원회와 TY홀딩스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SBS 방송 자산은 덤?

SBS노조는 TY홀딩스와 미디어홀딩스 합병에 대해 SBS로 귀속돼야 할 방송 자산을 대주주가 영구히 탈취하겠다는 수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2008년 미디어홀딩스 설립 당시, SBS의 자산을 7대 3으로 분할해 1,227억 원의 SBS 자본으로 미디어홀딩스를 세웠다. 이 자본을 기반으로 성장한 결과, 현재 SBS 미디어홀딩스의 별도 자산규모는 약 5천억 원대에 육박한다. 

윤 본부장은 “SBS 자본을 가져다가 미디어홀딩스를 만들었으면 해체할 때는 SBS에서 가져간 자본과 기능을 다시 SBS로 돌리는 게 상식이 아니냐”며 “지주회사가 합병해 자본이 섞이면 회복이 불가능하다. 일종의 먹튀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라는 핵심 목적을 가진 TY홀딩스 설립 체제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문제가 발생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SBS로 귀속돼야 할 자산을 TY홀딩스가 가져가는 건 문제”라며 “미디어홀딩스에 남아있는 유보금 중 809억 원은 SBS의 회사채이며 미디어홀딩스 계열사들과의 거래관계를 통해 형성된 유보금은 SBS로 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SBS노보에 실린 2008년 SBS 재무재표. 노조는 2008년 SBS의 자산을 7대 3으로 분할해 1,227억원의 SBS 자본을 뽑아내 SBS미디어홀딩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노조는 TY홀딩스가 설립되기 전부터 미디어홀딩스를 통한 SBS 방송수익 유출 문제를 지적해왔다. SBS가 제작한 콘텐츠를 유통하는 'SBS콘텐츠허브'와 'SBS플러스'의 수익이 지주회사인 미디어홀딩스로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이에 SBS 노사는 지난해 2월 20일 합의를 통해 회사채를 발행해 SBS콘텐츠허브와 SBS플러스를 인수했다. 윤 본부장은 “어차피 미디어홀딩스가 TY홀딩스에 합병될 거였다면 당시 노조가 투쟁하고 SBS가 빚을 내가며 콘텐츠허브와 플러스를 사올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다음 달 1일까지 TY홀딩스는 방통위에 사전승인 조건 이행 결과를 전달해야 한다. ‘SBS 종사자 대표와의 협의’는 조건 중 하나다. 현재 TY홀딩스와 노조는 협의 당사자 논란을 벌여 한 테이블에서 마주한 적이 없다.

SBS 노조는 대주주에게 협의 의제 6가지를 제시했다. 대주주의 재투자 약속이 가장 중요한 의제다. SBS 노조는 “태영건설이 지난 30년 동안 SBS 투자한 금액은 380억뿐”이라며 “콘텐츠 제작비를 줄여서 이익을 내는 방식으로는 지속 불가능해 태영건설이 방송사업을 계속하려면 SBS에 재투자를 약속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TY홀딩스 측은 18일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은 협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내용증명을 노조에 보내며 답변을 대신했다.

다음주 SBS 재허가 심사 시작..."방통위, 강력한 조건 부과해야"

SBS 노조는 23일 시작되는 방통위의 SBS 재허가 심사를 앞두고 강력한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태영건설이 SBS를 통해 사적 이익을 추구했던 사례들을 방통위가 조사해야 하며 이에 합당한 제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본부장은 “태영건설의 SBS를 통한 분양 광고는 부지기수였다. 광명역세권 개발 사업과 관련된 아이템을 지원하기 위해 스팟 광고나 협찬 광고를 틀어주는 사례들은 TY홀딩스가 SBS를 직접 지배하는 상황으로 가면 언제든 재현될 수 있는 문제이기에 규제기관인 방통위가 이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방통위는 이번 재허가 심사에서 과연 SBS의 대주주가 과거의 수익유출이나 방송에 대한 사적 지배 행태를 벗어나 재투자를 통한 건강한 콘텐츠 생산에 기여할 수 있는지, SBS 구성원들의 안정적 일자리를 만들어낼 계획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하며 재허가 조건에 당연히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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