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영석PD의 종편 이적설이 또 나왔습니다. 한 매체가 나PD의 종편행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했는데요, 내년 2월 '1박2일'이 종영되면서 나PD 마음이 움직였다는 겁니다. 참 집요하네요. 보도대로 정말 나PD의 이적이 확정된 걸까요, 종편세력의 나PD 흔들기일까요? 나PD는 즉각 '사실이 아니다. 제발 그만...'이라고 부인했습니다. 나PD 이적설에 대해 언론은 '확정됐다'고 보도했고, 나PD는 이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렇다면 언론과 나PD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는 것인데, 누가 거짓말을 하는 걸까요?

나PD의 종편이적설은 올 4월부터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올 연말 종합편성 채널이 개국하면서 지상파 방송의 실력파 PD들이 종편행을 선택하면서 나PD의 종편설이 나오기 시작했죠. 이때부터 지상파 예능PD들의 몸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습니다. 김태호PD까지 이적설까지 나오면서 종편의 지상파 흔들기가 본격화됐습니다. 그 흔들기에 많은 지상파 예능PD가 종편행을 선택했지요. 이런 가운데 나영석PD도 30억 종편설이 나왔지만, 나PD는 '1박2일이 끝나도 안 간다'며 강력하게 부인했습니다.

그때 나PD는 '전 국민이 보고 있다. 큰일 난다!'며 이적설을 부추기는 언론에 통쾌한 한방을 날렸습니다. 전 국민이 보고 있다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나요? 나PD는 자신의 몸은 이미 자신의 것이 아니라 '1박2일' 시청자들의 것이란 걸 강조하면서 30억을 포기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한 것입니다. 또한 얼마 전 '1박2일'이 한국방송대상 연예오락상 작품상을 받았는데요, 그때 나PD는 수상소감에서 '1박2일을 끝까지 사랑해달라. 앞으로도 열과 성을 다하겠다'며 종편설을 또 한 번 부정했습니다.

그 이후 나PD의 종편설은 잠잠해지는 듯 했어요. 그런데 강호동의 '1박2일' 하차 선언과 프로그램마저 내년 2월 폐지되면서 종편의 나PD 흔들기가 시작됐는데, 왜 또 시작됐을까요? 강호동의 세금 과소납부 논란과 평창 땅 투기의혹과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탈세 논란으로 강호동이 잠정 은퇴를 선언했지만, 그에 대한 동정론이 일고 있는 마당에 땅 투기 의혹은 강호동에게 치명타가 됐습니다. 이 여파로 강호동은 4년간 이끌어오던 '1박2일' 이별여행도 취소될 만큼 강력한 후폭풍을 몰고 왔습니다.

강호동 후폭풍은 '1박2일' 시즌2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어요. 나PD는 강호동이 하차해도 '1박2일' 폐지가 아니라 시즌2로 방향을 모색해왔습니다. 그런데 강호동 땅 투기 의혹은 그동안 쌓아온 '1박2일'의 신뢰에도 적잖은 타격을 주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면 시즌2는 물 건너 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죠. 이런 호기를 종편이 놓칠 리가 없지요. 시즌2를 만들지 않는다면 나영석PD로선 좀 더 자유로운 몸이 될 게 아니겠어요? 종편은 나PD를 설득해 종편으로 끌어올 수도 있겠다는 판단을 할 것입니다. 그래서 또 나PD의 종편설이 불거진 것이고, 종편이 언론을 통해서 나PD를 또 흔드는 것이 아닐까요?

언론의 충격적인 증거를 한 번 제시해보겠습니다. 어제 나PD가 CJE&M으로 이적한다고 단독보도한 매체는 약 한 달 전에 나PD 인터뷰를 통해 '30억 이적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습니다. (☞ 당시 인터뷰 기사 보기) 당시 '1박2일'은 무척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시청자투어를 진행할 때인데, 강호동이 하차를 선언해 나PD로선 경황이 없을 때였어요. 그런데 그때 터져나온 게 '30억 종편설'입니다. 지난 4월, 나PD가 종편행을 부인했는데, 왜 8월에 또 나왔을까요? '1박2일'이 어려운 상황에 몰릴 때마다 나PD 종편설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겁니다. 평소 '1박2일'이 시청자들의 인기와 사랑을 받으며 뜨거운 반응을 보일 때는 나PD 종편설이 쏙 들어가죠. 나PD를 흔들어봐야 별 소득이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에요. 강호동의 평창 땅투기 의혹이 터진 후, 어제(23일)는 강호동 없이 5인 체제로 처음 촬영하던 날이었습니다. 언론은 강호동 없이 '1박2일'이 어떻게 촬영되는지에 대해 초미의 관심을 보였지만, 나PD로선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 어려운 상황을 또 언론이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남이 어려울 때면 따뜻한 격려가 필요한 상황인데요, 종편은 언론을 이용해 나PD 흔들기에 나선 것입니다. 아무리 부인해도 계속 이적설이 터지다 보면 나PD가 결국 두 손 들 거라는 생각을 한 건가요. 그런데 참 웃긴 건요, 같은 매체에서 나PD 이적설을 보도한 후 이를 부인한 기사를 또 싣는 거죠. 이것만 봐도요, 나PD 종편 이적설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허위기사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PD 종편설을 보도한 이 매체는 어제 저녁 9시경 문제의 기사를 삭제했습니다. 알고보니 이젠 해명하기도 지친다며, 나PD가 유례없이 직접 정정보도를 요구해 기사가 삭제된 거였습니다. 이 기사를 본 대중들은 나PD가 진짜로 이적하는 거 아닌가 하고 걱정했는데, 허위 사실로 대중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책임은 누가 지나요? 언론이 이렇게 무책임하게 보도를 해도 되는 건지요.

어제 불거진 종편설에 대해 나PD가 한 말을 보면 그가 얼마나 힘든지를 잘 알 수 있어요. '사실이 아니다. 제발 그만...' 이런 말이 나올 정도면 종편과 언론에서 나PD를 집요하게 힘들게 하는지를 짐작케 합니다. 나PD 이적설을 보도한 매체도 나PD와 직접 전화통화를 했는데, 나PD가 '이적설은 사실무근이다. 선언문이라도 발표해야 하나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직접 인터뷰까지 해놓고 무책임하게 나PD 종편 이적설을 보도한 매체는 도대체 제정신인지 모르겠습니다. 앞뒤가 전혀 안 맞아 기사의 신뢰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기사였는데, 이는 언론 스스로 허위 기사임을 드러낸 꼴 아닌가요?

이렇게 자꾸 나PD를 흔드는 걸 보니 종편 개국이 얼마 안 남았다는 거죠. 막강한 자본을 갖고 출발하는 종편 입장에선 세상에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요, 나PD가 이런 착각을 보기 좋게 불식시켜 줬으면 합니다. 물론 나PD가 종편행을 선택한다 해도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말릴 순 없는 일이지만요. 우리네 정서는 남이 어려울 때 같이 힘들어해주고 위로하는 게 일반적인데, 종편개국에 동조하는 일부 언론은 남의 어려움을 오히려 호기로 이용하니 참 졸렬하네요. 강호동 없이 진행된 '1박2일' 촬영이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게 촬영되고 있다고 하는데, '1박2일'과 나PD에게 화이팅을 외쳐주고 싶네요.

잘 키운 아줌마 열 처녀 안부럽다. 주부가 바라보는 방송 연예 이야기는 섬세하면서도 깐깐하다.
블로그 http://fiancee.tistory.com 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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