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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궐선거 향해 가는 여의도 정치[김민하 칼럼] 연일 선거연대 군불 때는 안철수와 곁눈질하는 국민의힘
김민하 / 저술가 | 승인 2020.11.17 13:08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내년 4월에 있을 재보궐선거판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지는 국면이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선은 어떤 이유로든 여당에 책임이 있는 선거이기 때문에 야당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이 조건을 충분히 활용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결국 야권이 판을 어떻게 만드는가가 핵심이다.

이런 면에서 언론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이다. 안철수 대표는 최근 신당 창당 가능성 시사, 혁신 플랫폼 구상 공개, 신적폐청산운동 제안 등 보수정치 간 연대를 겨냥한 아이디어를 구체화 하고 있다. 국민의힘을 이끄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단칼에 잘라버리고 있지만 결국 선거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의 움직임이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많다. 그러나 문제는 안철수 대표 본인의 출마 의사가 있느냐는 것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재보궐선거가 난관인 것은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할 사람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최근까지 외부인사 영입에 열을 올렸던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결국 외부인사 영입이 실패로 끝나자 내부에선 수도권 유권자들에 대한 호소력이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이나 오세훈 전 시장 등의 카드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모양이다.

하지만 차기 대권을 꿈꾸는 이들은 출마를 꺼리고 있다. 이들에게 있어서 재보궐선거 출마는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선거 패배는 어쨌든 정치적 상처로 남는다. 당선이 될 경우는 대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여당책임론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데, 그 비판을 고스란히 자신이 뒤집어 쓸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대권을 겨냥한 상태에서 당장의 정치적 발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면 대권주자의 입장에선 출마 결심이 쉽지 않다. 이런 조건에 처해있는 것은 안철수 대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점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우리 당내에서 대통령 출마하려고 의사를 표명한 사람은 유승민, 오세훈, 원희룡 세 사람밖에 없다”고 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유승민 전 의원은 ‘희망22’란 이름을 붙인 사무실에서 토론회를 열었는데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출정식’이란 표현을 썼다. 2022년 대선을 겨냥하고 있다는 유승민 전 의원의 정치 일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이다. 유승민 전 의원이 실질적인 활동 재개의 첫 메시지로 ‘부동산’을 겨냥한 만큼, 재보궐선거에서는 후보가 아니더라도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태흥빌딩에 마련된 유승민 전 의원의 '희망 22' 사무실에서 열린 '주택문제, 사다리를 복원하다' 토론회에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전 시장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농부가 1년 뒤에 큰 수확을 하는데, 겨울에 배가 조금 고프다고 해서 종자 씨를 먹어버리면 1년 농사를 어떻게 짓겠느냐”라고 했는데, 대권을 꿈꾸는 입장에선 마찬가지 맥락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재보궐선거를 대권주자 모두가 외면할 수만은 없는 처지인 이유는 이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대권주자급 인사 중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 할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만일 국민의힘이 끝내 서울시장 후보감을 찾지 못해 위기론이 불거지게 되면 희생’을 가장 강하게 요구받게 되는 것은 누구일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애초 박원순 전 시장에게 서울시정을 넘겨주는 계기를 자초했다는 책임도 있다. ‘결자해지’의 요구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이런 조건에 처해있기 때문에 안철수 대표의 움직임을 곁눈질 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내의 후보군에 힘이 실리지 않는 것은 김종인 비대위의 ‘혁신’이 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판을 바꾸고 중도적 정책이 새겨진 포장지도 둘렀지만 보수정권 9년을 망친 세력이라는 ‘비호감’ 정서를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 자유로운 안철수 대표가 이른바 ‘중도’로 불리는 영역에서 중심을 잡을만한 세를 구축한다면 밀고 당기는 협상 끝에 다시 새로운 포장지를 뒤집어 쓰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안철수 대표의 움직임을 폄하하면서도 “들어오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철수 대표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호명하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을 겨냥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안철수 대표가 ‘문재인 정권에는 실망했지만 국민의힘은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층’으로부터 지지를 획득하고 이것을 밑천으로 해서 국민의힘과 어떤 방식으로든 선거연대를 만들어낸다면 서로 ‘윈-윈’ 할 가능성이 생긴다. 다만 서울시장 선거 출마라는 독배를 예를 들면 국민의힘은 안철수 대표에게, 안철수 대표는 금태섭 전 의원에게 폭탄돌리기 하듯 떠넘기는 모습이 부각된다면 대권까지 가는 차원에서의 시너지 효과는 반감될 것이다.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를 명확히 하고,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얻어내기 위한 노력이 선거연대의 근거가 돼야 할 것이다.

이에 맞서는 여당은 앞서 언급했듯 불리한 조건에 있지만 기세등등한 모습이다. 서울시장은 앞서의 보수정치 간 선거연대가 제대로 될지 또 효과가 있을지 장담할 수 없고,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에서의 압승이라는 객관적 성과도 확인된 바 있기 때문이다. 서울보다 불리한 상황인 부산시장 선거의 경우는 가덕도 신공항이라는 개발 이슈로 반전을 모색하겠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애초 원인 제공의 문제, 즉 광역지자체장의 성비위 사건 등의 재발 방지에 대한 구체적 실천을 어떻게 약속할 것인가이다. 이에 대해서는 도덕적인 후보를 공천하겠다든지 당내 기구를 신설하겠다든지 하는 모호하거나 실효성이 다소 부족해보이는 언급이 나오는 정도이다. 하지만 누가 봐도 “이 정도라면 후보를 낼 수도 있다”고 할 정도의 대응이 있어야 한다. 그게 없다면 명분에서 밀린 상태로 선거에 돌입해야 한다. 명분의 빈 자리를 신공항이나 재산세 감면과 같은 구체적 이익분배로 채우겠다는 정치는 구태이다. 

김민하 / 저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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