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종합 대회는 스포츠 모든 종목에 걸쳐 경쟁해서 순위를 정하고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는 대회로 알려져 있습니다. 순위가 정해지면 1위부터 3위에 오른 선수들에게는 금, 은, 동메달을 수여하고, 이를 모두 합쳐 가장 많은 금메달 또는 가장 많은 금, 은, 동메달을 따낸 나라가 종합우승을 차지합니다. 어쨌든 메달 개수를 통해 순위가 정해지는 것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거의 모든 종합 대회에서 통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스포츠 대제전, 전국체육대회는 다릅니다. 메달로 순위를 정하는 것과 달리 전국체전은 각 종목에 배당된 점수를 합산하는 '종합점수제'로 순위를 정합니다. 그렇다보니 아무리 많은 금메달을 따더라도 점수에서 밀리면 높은 순위를 차지할 수 없습니다. 일례로 지난해 열린 제91회 전국체전에서 경상북도가 금메달 92개, 은메달 66개, 동메달 76개를 따내면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서 3번째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그러나 종합점수에서 44,231점을 기록해 64,595점을 기록한 경상남도와 45,680점을 기록한 충청남도 등에 밀려 종합 5위에 올랐습니다.

▲ 2010년 제91회 전국체육대회 시상식 장면
그렇다면 왜 전국체육대회는 종합점수제를 채택했을까요. 답은 바로 각 시-도 운동부 활성화와 선수 저변 확대를 위해서입니다. 한 종목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자랑하는 선수가 매년 전국체전이 열릴 때마다 메달을 따게 될 경우 그만큼 다른 도전자 선수들이 기회를 얻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해당 종목의 선수층을 엷게 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대한올림픽위원회는 전국체전에서 점수제를 채택해 이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메달 순위에 오른 1~3위 선수들 외에도 전국체전에서는 5위에서 8위까지 오른 선수들에게도 차등해서 점수를 받도록 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보니 메달 입상 뿐 아니라 전 종목에서 고른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시-도 팀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현재 종합점수제는 고등부와 대학/일반부, 2개 부문으로 나뉘어 이를 합산하여 점수를 매기고 있습니다. 각 종목별, 세부 종목별로 배분된 점수가 세분화돼 있고 그 종류가 많아 일일이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공통적인 특징은 개인전보다 단체전 종목에 점수가 더 많이 배당돼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개최 도시, 지역의 경우, 획득한 점수의 20%를 가산해서 받을 수 있는 특징도 있습니다. 때문에 개최 도시 프리미엄을 얻고 높은 순위를 얻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난 대회에서 종합 2위를 차지한 경상남도, 2008년 대회에서 종합 3위에 오른 전라남도 등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올해 전국체전을 개최하는 경기도는 지난 대회까지 9년 연속 종합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올해도 종합 우승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 10연패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과 다른 종합 점수제를 통한 순위 가르기는 전국체육대회를 더 흥미롭게 보는 또 다른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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