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 방송으로 <빅 브라더스>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되었습니다. 느낌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절대 편성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도대체 프로그램의 취지가 뭔지도 모르겠으며 진행도 형편 없었습니다. 원래 독설을 잘하지 않는 편이지만 그 방송을 보고 받은 느낌은 "도대체 저 바쁜 애들을 불러다 놓고 뭘 하려는 건가?"라는 것이었습니다.

두서없고 산만했던 <빅 브라더스>

먼저 말하자면 4명의 MC 김용만, 조영남, 송승환, 그리고 황석영 체제는 진행의 한계가 뚜렷했습니다. 일단 MC경험이 전혀 없어서 그런지 세 사람은 어떻게 진행을 해야하는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김용만 혼자서 진행해보려고 노력하는 게 미안할 정도로 두서가 없었던 MC들은 자신의 본분을 잃어버렸지요.

자신의 이야기를 하러나온 건지 아니면 소녀시대 이야기를 하러 나온 건지 모호했습니다. 약 15분가량은 자기 이야기들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오히려 소녀시대가 그 말들을 들어주면서 리액션을 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지요. 소녀시대가 MC라면 그 상황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만, 어디까지나 소녀시대는 게스트 아닙니까?

MC들의 말이 너무 많아서 게스트가 병풍이 될 정도면 얼마나 산만했는지 알 수 있지 않습니까? MC는 진행을 하면서 게스트에게서 뭔가 끌어내야하는 자리이지 자신의 개인사를 풀어놓는 자리가 아니지요. 만약 4명 MC진에 변화가 없다면 누가 나가도 병풍이 되기 쉬울 것 같습니다.

흥미로웠던 소녀시대의 몇 가지 이야기

주객전도였던 프로그램이라 소녀시대 멤버들의 이야기를 뽑아내기가 어려웠지만 몇 가지 이야기들을 해보자면,

1) 내 자식은 가수시키기 싫다는 태연

자식에게 무엇을 물려주고 싶냐는 질문에 태연은 하얀 피부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동료들은 당연히 태연의 "목소리"라고 이야기했지만 태연은 자신의 아이는 가수를 시키기 싫다고 했습니다. 잠깐 언급한 내용이지만 안타깝기도 하더군요.

태연이 무슨 이유로 그 이야기를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만큼 가수가 단순히 가수가 아니라서 그런 이야기를 한 건 아닐까요. 소녀시대 스케줄을 보면 정말 몸이 깨지고 지칠 정도로 여기저기 불려 다니는데 태연이 그렇게 말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요.


2) 태연과 티파니의 다툼

정신없는 스케줄을 뛰다보니 두 멤버가 신경이 곤두선 나머지 사소한 말다툼으로 인해 둘이 하려던 듀엣 공연까지 취소하려 했다는 태연과 티파니. 말 한마디 때문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나서 결국 매니저가 중재하게 되는데 매니저는 "너희들이 14번 공연하면서 한 번밖에 안 싸운 것이 대단하다"라고 하면서 위로했고 결국 둘은 화해를 했다고 합니다.

안티들은 이것을 들어 "거봐, 여자들은 친한 척해도 다 싸운다니까" 하지만, 아무리 계약이고 돈이고 뭐고 하지만 멤버 9명이 사이가 좋지 않다면 연습생 기간까지 합쳐 거의 10년이나 되는 시간을 함께할 수 있었을까요? 한 번 다투지 않는 사람들이 어디 있습니까? 오히려 이런 모습이 더 인간적이고 현실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나저나 그 매니저 참 현명합니다. 누구의 잘못을 묻지 않고 혼내는 대신에 오히려 둘을 칭찬하면서 서로 무너지게 만드는 똑똑한 전략을 택했으니까요.

3) 24살 이후에는 결혼하고 싶다?

티파니의 책에서 소녀시대 한 멤버 중에서 "25살~26살이 지나면 결혼하기 힘들다. 24살 때가 가장 예쁜 때이니 나는 24살 이후로 결혼하고 싶다"라고 말하던 멤버가 있어서 멤버들이 고민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멤버가 누군지는 밝히지는 않았어요.

어디까지나 사견입니다만 그 이야기를 한 멤버는 수영이나 효연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드네요.
평소 이 둘은 "빨리 결혼하고 싶다"라는 말을 예능에서 자주 했었거든요. "일과 사랑" 앞에서는 서현을 제외한 모든 멤버들은 다 "사랑"을 택하겠다고 하면서 연애와 결혼에 대한 갈망을 이야기했습니다. 소녀시대가 연애를 하건 안하건 그건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이 드네요.


언니 잡는 막냉이의 친구 환희

개인적으로 소녀시대 멤버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멤버를 꼽으라면 서현과 써니를 꼽습니다. 서현에 대한 애정이 더 커서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방송을 보면 서현의 분량도 많고 똑소리나는 모습도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처음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 부분에서 서현은 어떤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똑부러지게 말해서 혀를 내두르게 한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후 서현은 어른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주면서 확실히 언니잡는 막냉이임을 각인시켰는데요.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 서현이가 소녀시대 안에서 새로운 "주량강자"로 까지 떠오른다는 점이었어요.

분위기는 "나 못마셔요" 할 것 같은 막냉이가 이런 저런 술을 배우고 있다니... 물론 서현이 논리적으로 자신이 술을 마셔야 할 필요성을 이야기할 때 두 손 두 발 다 들었습니다. 건강상의 이유도 그렇고 무엇보다 사회생활에서 꼭 필요한 요소라지요? 회식 좋아하는 한국문화에서 서현이가 살아남는 방법을 아는군요.

서현은 이 쇼를 통해서 자신의 절친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는데요. 바로 자신의 친구이자 연습생 동기였던 "환희"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환희가 누군지 몰라서 인터넷에서 찾아봤더니 소녀시대 데뷔 전 수많은 사진에 "환희"라는 아이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티아라의 멤버였던 소연과 함께 아마 맨마지막에 떨어진 것 같아요

성격이 내성적이고 낯가림이 심한 서현에게 환희는 당시 의존할 수 있는 가장 친한 친구였나봐요.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또한 같이 붙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서현과 환희는 결국 맨 마지막에 갈리게 된 것이지요.

결국 서현은 소녀시대로, 그 아이는 연습생으로 남았는데 몇 달 동안 매주 만나면서 서로 아쉬움과 미안함에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서현은 이야기를 하던 도중 눈물을 흘렸고, 환희를 아는 유리도 옆에서 눈물을 훔쳤지요. 서현은 환희에게 "너한테도 자랑스러운 친구가 되도록 노력할게"라고 인사했다고 이야기를 끝맺네요.

서현의 이야기에서 아이돌이 되기 위해서 얼마나 심한 경쟁을 해야 하는지 엿볼 수 있었지요. 서현에게 SM 관계자들은 "너무 친하게 지내지마" "너무 정붙여서는 안 돼" 라고 이야기했다고합니다. 어제의 동지가 내일의 경쟁상대가 될 수 있으니까요. 이런 살벌한 경쟁을 뚫고 오는게 아이돌인가 봅니다. 서현의 이야기는 참 안타깝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아이돌의 치열한 경쟁을 살펴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하고 생각이 드네요.

오랜만에 출연한 소녀시대였는데 그녀들의 이야기보다는 오히려 MC들의 산만한 진행만 봤던 방송이어서 아쉽습니다. 요즘 보면 서현이 방송이 조금씩 늘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올해 들어 방송에서 이야기하는 횟수도 많아졌고 또한 똑소리 나게 이야기를 잘 정리해서 요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되거든요. 이제 컴백을 준비하는 소녀시대가 앞으로 좋은 모습으로 보여주었음 좋겠고, 하지만 너무 무리하지 않게 활동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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