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한겨레가 가정폭력을 정당화했다고 비판 받은 칼럼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사과했다. 현재 한겨레 홈페이지에 해당 칼럼은 삭제됐다.

한겨레는 11일자 2면에 “10일치 26면에 실린 김민식 PD의 칼럼 ‘지식인의 진짜 책무’가 가정폭력의 원인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부적절한 내용임에도 걸러내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11일 자 2면에 실린 [한겨레] '사과드립니다'

한겨레는 “외부 필진의 글은 되도록 원글을 존중하는 원칙을 갖고 있으나 이번 경우 그런 이유가 변명이 될 수 없을 것”이라며 “특히 독자들의 지적이 있기 전까지 내부에서 이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데 대해 심각성과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독자들의 의견에 좀 더 귀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한겨레는 필자의 사과문을 온라인에 게재하고 칼럼은 삭제했다. 논란이 제기된 이후 두 차례 사과문이 추가됐다. 10일 오후 4시 30분경 칼럼 위에는 필자인 김민식 MBC PD의 사과문과 한겨레의 3줄 짜리 사과문이 올라왔다. 이후 오후 9시 경 해당 칼럼은 삭제, 11일 지면에 실린 사과문과 동일한 사과문이 게재됐다.

논란이 된 칼럼은 한겨레 10일 자 지면에 실린 <지식인의 진짜 책무>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김 PD는 진짜 지식은 자신을 돌아보는 데 사용해야 하지만 반대의 경우 폭력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자신의 부모님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칼럼에는 아버지의 폭력을 정당화하는 듯한 내용이 일부 담겼고, 비판 여론이 일자 김 PD는 곧바로 사과했다. (▶관련기사 : 김민식 PD, 한겨레 기고글 '사과')

한편, 한겨레는 국내 언론사 중 가장 먼저 젠더데스크를 설치한 매체다. 이정연 한겨레 젠더데스크는 10일 개인 SNS에 "김민식 피디 칼럼의 문제점을 미리 파악하고 의견을 전달해야하는 제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귀담아 듣고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실천에 옮기도록 노력하겠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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