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의 평창 땅 구입은 또 한번 사람들의 속을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그는 세금 과소 납부 논란의 책임을 지고 그 어떤 변명도 하지 않은 채 자숙하는 의미에서 잠정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결단에 '역시 강호동'이란 찬사를 쏟아냈고, 은퇴 반대 서명운동 등 동정론이 불길처럼 번졌지요. 그런데 땅 투기의혹이 불거진 걸 보니 잠정 은퇴는 비난을 잠재우기 위한, 그러니까 소낙비를 잠시 피하기 위한 얄팍한 술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인데요, 땅 투기 파장이 커지자, 강호동측이 내놓은 변명은 '투기가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것'이라는 겁니다.

여기서 투자와 투기의 차이를 더 이상 거론하고 싶진 않아요. 이미 많은 언론에서 이 문제를 다뤘으니까요. 강호동의 평창 땅 구입은 누가 봐도 투자가 아닌 투기였습니다. 그런데 강호동은 '내가 하면 투자, 남이 하면 투기'라고 보는 것 같아요. 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전후에서 2차례 20여억 원어치의 땅을 구입했는데, 그게 장기적인 안목에서 구입한 투자라고 변명하는 걸 보니 더 화가 나네요. 최근 잇따라 터진 악재들을 보면서 측은지심도 들었는데요, 투기가 아니라고 변명하는 걸 보니 불쾌하기까지 합니다.

지난번 세금 과소납부 논란 때는 착오였다고 해명했습니다. 국세청이 강호동측 주장대로 '혐의 없음'이라고 했기 때문에 그런가보다 했어요. 강호동 죽이기 의혹과 함께 비난의 화살은 강호동에서 국세청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탈세 의혹을 벗어나는 듯 했어요. 그런데 이게 웬걸요, 동정론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투기의혹이 얼마나 안타깝겠어요. 강호동측은 어떻게든 이 위기를 모면하고 싶겠지요. 땅 투기는 2009년과 2011년, 두 번에 걸쳐 치밀하게 했는데 투기가 아니라는 변명을 보니 너무 허술합니다.

언론 보도내용을 보니, 빼도 박도 못하는 투기가 분명한데 딱히 변명할 묘안이 어디 있겠어요? 이번에 터진 땅 투기 의혹은 어떻게 해명할까 했는데 투기가 아니라고 하는 걸 보니 초라해 보이기까지 하네요. 강호동측은 투자와 투기를 구분 못하나 봐요. 남들은 다 투기라고 하는데, 강호동측만 투기가 아니라고 하니까요. 설마 은퇴 후 고랭지 배추 재배하려고 땅 샀다고 하진 않았겠지요. 강호동측 변명을 보니 이건 마치 술을 잔뜩 먹었는데 음주운전이 아니라고 빡빡 우기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속상한데 우스갯소리 한마디 할까요? 정치인, 연예인, 장사꾼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바로 1. 거짓말을 잘한다, 2. 쇼를 잘 한다, 3. 국민들을 여러 번 속인다라고 합니다. 강호동은 투기를 해놓고도 투자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금 과소 납부 논란 때 눈물의 기자회견을 한 건 다 쇼라는 생각이 듭니다. 방송에선 '서민'들을 걱정하고 '국민, 시청자'를 자주 외치면서 정작 뒤에서는 국민들 속 뒤집어지는 땅 투기를 했으니까요. 그리고 강호동은 이번 땅 투기를 투자라고 속이려 하지만, 그 거짓말에 속을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잘못했다'고 빌어도 용서가 될까 말까 한데, 변명이라니요.

강호동이 방송에서 보인 모습은 맏형, 의리, 카리스마, 정, 무식 캐릭터 등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방송에서만 무식한 척 했을 뿐, 땅 사는 걸 보니 전문가 뺨치는 안목이 있습니다. 이건 뭐, 방송에선 무식한 척 하면서 뒤로는 호박씨 까는 격입니다. 이러니 사람들이 분노하고 배신감을 느끼는 게 아니겠어요? 투자와 투기는 한 글자 차이지만요, 국민들이 느끼는 건 하늘과 땅 차이죠. 평창은 돈 있는 사람이라면 노후에 지낼 곳으로 각광받던 곳인데, 올림픽 개최지로 최종 선정이 된 후엔 투기장으로 변질된 곳입니다. 연예인도 투기, 투자 모두 할 수 있지만 한 해 수십억씩 버는 국민MC 강호동이 투기를 한 건 국민MC 위상에 맞지 않는 행동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화가 난다는 것입니다.

이번 땅 투기 의혹 때문인지 모르겠지만요, 강호동은 '1박2일' 이별여행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충격이 크다는 거지요. 그렇다고 어설픈 변명으로 이 난국을 빠져나갈 생각을 한다면,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변명은 또 다른 변명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 큰 비난을 부르기 때문입니다. 지금 강호동이 할 수 있는 일은 대중 앞에 나서 진심어린 용서를 비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잘 키운 아줌마 열 처녀 안부럽다. 주부가 바라보는 방송 연예 이야기는 섬세하면서도 깐깐하다. 블로그 http://fiancee.tistory.com 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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