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의 '새내기' 박주영이 칼링컵 경기를 통해 잉글랜드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박주영은 21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슈루즈버리 타운과의 '2011~2012 칼링컵' 3라운드(32강)에 선발 출전, 72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날 아스널의 최전방 공격수로 경기에 나서 요시 베나윤, 마루아네 샤막, 키어런 깁스와 알렉스 옥슬레이드 챔벌레인 등과 호흡을 맞춘 박주영은 비록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으나 중앙과 측면, 최전방과 미드필드를 오가는 왕성한 활동량은 물론 간결한 패스와 날카로운 슈팅 능력을 골고루 선보이며 무난한 잉글랜드 무대 데뷔전을 치러냈다.

아스널은 이날 경기 시작 16분 만에 리그 2(4부 리그)의 슈루즈버리의 콜린스에게 기습적인 헤딩 선제골을 내줬으나 깁스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후반전 들어 챔벌레인과 베나윤이 연속 골을 터뜨려 3-1 역전승을 거둬 칼링컵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경기에서는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지만 박주영의 플레이에 대해 국내외 언론들은 거의 한 목소리로 부진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박주영의 이날 플레이는 긴장 속에 치른 잉글랜드 데뷔전이라는 점과 아직 동료들과의 호흡을 맞추는데 있어 적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나쁘지 않은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전반전 아스널 수비진이 종종 어설픈 플레이를 연발하며 실점 위기를 맞고 한때 슈루즈버리에게 경기 주도권을 내주는 등 다소 어수선한 경기를 펼치는 와중에도 박주영은 스스로 공격 활로를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고,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팀에 기여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주영의 데뷔전에 혹평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후반 17분경 박주영과 교체되어 투입된 일본 출신의 신예 미야이치 료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박주영과 다소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미야이치의 움직임이 박주영에 비해 활발해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아스널이 이미 전세를 뒤집어 경기의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한 상태에서 미야이치가 투입됐기 때문이다. 경기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안정적인 볼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야이치는 나름대로 자신감 있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었던 것.

경기 초반 뭔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스스로 팀 플레이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동분서주 했던 박주영과는 경기 상황 상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경기가 끝난 이후에 박주영이 인터뷰를 거부하고 사라진 태도다.

물론 스스로 펼친 데뷔전에서의 플레이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았을 수도 있고,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부분이나 풀타임을 뛰지 못하고 중간에 교체된 부분, 또는 자신과 교체되어 들어간 미야이치나 다른 경쟁 선수들이 자신에 비해 좋은 경기를 했다는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선수가, 특히 자신의 잉글랜드 무대 데뷔전을 손꼽아 기다려온 팬들에게 소감과 각오를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차버리고 인터뷰를 거부한 박주영의 태도는 분명 프로선수답지 못한 태도이며, 팬들의 기대에도 어긋나는 행동이다.

박주영이 국가대표팀의 주장이 된 이후 가장 긍정적으로 달라진 점으로 미디어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이날 박주영에게 가장 아쉬운 부분은 공격 포인트가 없었다거나 플레이가 부진했다는 부분 보다는 인터뷰를 거부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자신이 꿈꿔오던 빅리그의 빅클럽에 입단한 만큼 그에 걸맞은 빅리거 다운 태도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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