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 소수 노조인 KBS노동조합에서 제18대 정·부위원장 선거를 진행한다. 위원장 후보로 나온 허성권 현 KBS노동조합 부위원장은 공약 중 하나로 “산별노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단독후보로 출마한 허성권·손성호 후보는 산별 조합 추진, 임기 내 조합원 3천 명 달성, 교섭대표 노조 교체, KBS통합노조 추진위원회 가동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KBS노동조합 제18대 정,부위원장 선거 공약집 갈무리

허성권 후보는 공약집에서 “교섭대표 노조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계속 KBS 노동자의 운명을 맡기겠나? 이대로는 안 된다”며 “산별노조 시대라는 현실을 자각하고 단위노조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산별노조의 꿈을 꾸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허 후보는 “산별노조의 보도지침과 투쟁지침을 하달받아 꼭두각시처럼 지배당하면 안 된다. 단위노조가 운동주체가 되는 노조, 미래형 미디어 산별노조의 산파역할을 하겠다”고 적었다. 허 후보는 당선 이후, 위원장 직속의 ‘산별조합 추진위원회’를 설치해 6개월 내 산별가입 여부를 묻는 조합원 총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산별 미디어노조연맹을 건설하겠다고도 했다.

허 후보는 9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노총에는 이미 산별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있지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언론노조가 없어 (산별노조를 만들려면) 우리가 세워서 들어가야 한다”며 “현재 한국노총 공공연대 안에 TBS 노동조합이 있지만 언론노조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이 들어 연대를 공고히 해 언론노조 설립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

허 후보는 “우선 조합원들이 승인해줄지 모르겠고, 타 언론사 노조와 연대해야 해서 장기프로젝트”라며 “되도록 임기 내에 해내고 싶지만 힘들다면 다음 기수에서라도 할 수 있게끔 만들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민주노총이 국내 유일의 언론계 산별 노조를 가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2000년 11월 24일 기업별 노동조합 연맹체의 한계 극복을 위해 산별노조인 언론노조를 출범시켰다. 전국 단위 140여 개 언론사 노동조합, 1만 5천여 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다.

지난 5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과반 노조가 된 상황에서 한국노총 산하의 산별 노조가 들어서면 복수 노조 체제가 공고화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허 후보는 "본부노조가 이런 부분에 소통하고 같은 조직을 구성하자고 하면 조합원의 의견을 물어 통합하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다.

KBS노동조합의 신임 집행부 선거운동 기간은 9일부터 22일까지, 모바일 투표 기간은 23일 오전 9시부터 26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당선자 공고는 11월 26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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