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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토반'-'안티고네', 거대 권력에 맞선 여성들의 용기와 연대의 힘[미디어비평] 너돌양의 세상전망대
권진경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1.09 15:31

[미디어스=권진경] 여성들의 용기 있는 연대를 보여주며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게 하는 영화들이 코로나19로 위축된 가을 극장가에 활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스오피스 역주행 중인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과 불합리한 공권력에 맞서 싸운 난민 여성의 이야기 <안티고네>가 차별과 불의에 맞서 연대의 힘을 보여주는 여성들의 이야기로 관심을 모은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영화 <안티고네> 포스터

먼저 개봉 1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개봉 4주차에도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1995년 을지로를 배경으로 삼진그룹 입사 8년차, 업무능력은 베테랑이지만 조직 내 말단인 세 친구 ‘자영', ‘유나’, ‘보람’이 힘을 합쳐 회사가 저지른 비리를 파헤치는 영화다. 부조리한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회사와 맞짱 뜨는 용감한 친구들의 성장기로 호평을 받고 있다. 회사 비리를 파헤치는 말단 사원들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레 주인공들과 함께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게 된다.

극 중 자영 역을 맡은 배우 고아성은 한 인터뷰를 통해 “(자영 캐릭터가) 히어로가 아닌 작고 작은 존재로 보이길 바랐다.”며 부조리에 맞서 싸우는 개인이라는 작은 존재가 타인과의 연대를 통해 다시금 의지를 불태울 때 얼마나 큰 존재가 될 수 있는지 영화를 통해 보여준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스틸 이미지

<내가 죽던 날>, <걸후드>와 함께 올가을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안티고네>는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고 싶은 안티고네가 오빠 대신 감옥에 들어가면서 일약 SNS 영웅이 되는 이야기다. 고대 그리스 신화 ‘안티고네’의 이야기를 21세기 캐나다 몬트리올로 무대를 옮겨 알제리 출신 이민자 가족의 삶을 다뤘다. 영화는 불합리한 경찰 권력에 희생된 큰오빠와 강압적인 수사로 잡혀간 작은오빠를 위해 법정에 선 안티고네를 통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지켜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안티고네>를 연출한 소피 데라스페 감독은 캐스팅 과정에서 “그릇된 법에 대항하여 더욱 중요한 가치를 추구하는 개인의 내적 힘을 끌어내기 위해, ‘안티고네’가 매우 어리고 왜소한 소녀이길 바랐다”며 나에마 리치를 캐스팅한 이유를 꼽았다. 안티고네는 가진 것 없는 열일곱의 어린 소녀이지만, 가족을 위해 공권력과 맞서 자유와 존엄을 지켜낸다. 그런 그녀에게 감동하여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사람들이 그녀의 석방을 주장하는 물결이 거세지고, 안티고네와 감옥에 함께 수감되어 있던 여성들은 그녀를 상징하는 빨간색으로 머리를 물들인다. 

영화 <안티고네> 스틸이미지

<안티고네>는 작은 개인들의 연대와 용기의 힘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울릴 예정이다. 오는 19일 개봉. 

권진경 칼럼니스트  knud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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