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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2회 - 88만원세대 연기한 백진희에게서 황정음이 보인다[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1.09.21 16:26

단순한 시트콤이 아니라 웃음 속에 다양한 사회적 함의들이 숨겨져 있기에 많은 이들이 김병욱 피디의 시트콤을 좋아할 것입니다. 짧은 다리가 함의하고 있는 다층적인 가치들을 첫 회부터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통해 보여주기 시작하더니, 2회에서는 88세대의 아픔이 등장했습니다.

기대할 수밖에 없는 백진희, 황정음 신드롬 넘어설까?

사기를 당해 집도 절도 없는 신세가 되어버린 안내상 가족. 설상가상 특수효과용 폭죽과 함께 하늘로 날아 논바닥에 떨어지는 수모를 당한 안내상은 자신의 운명도 이렇듯 하늘 높이 날아오르다 어느 날 갑자기 땅으로 곤두박질치는 듯해서 서럽기만 합니다.

   
 
돌아갈 집도 없는 상황에서 안내상은 하나 남은 친척집으로 가자하고, 윤유선은 동생 윤계상 집으로 가자합니다. 마지막 자존심을 세워 시골 숙부의 집으로 갔지만 이미 고인이 되어버린 상황은 그들을 더욱 절망에 빠지게 하지요. 자신의 잘못으로 한순간 길거리에 나앉게 된 가족들에게 미안한 안내상은 이내 바다로 뛰어들고 이를 말리는 가족들은 거센 파도 앞에서 서럽게 울고 맙니다.

거친 파도와 하나로 뭉친 가족의 모습은 무척이나 상징적인 메타포이지요.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이 장면은 이후 그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한 예고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만약 곁에 가족이 없었다면 어찌 되었을지 모르는 안내상을 통해 가족의 필요성을 강변한 '하이킥3'는 젖은 옷을 갈아입는 장면에서 다시 한 번 가족의 소중함을 이야기합니다.

어린 딸의 옷으로 갈아입은 가족들은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실없는 웃음을 짓고 맙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그들이 그렇게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가족이라는 힘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지요. 서로 힘겨움을 나누려는 그들의 모습은 죽음까지 나아갈 수 있는 상황에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2회에서 중요한 인물은 역시 백진희였습니다. 88만원 세대의 애환을 그대로 담아낸 백진희의 등장은 기대감과 함께 지독한 공감으로 다가왔습니다. 학자금 대출로 인해 쌓이는 빚과 정상적인 학업이 불가능한 대학생들. 그들은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겨우 살아갈 수 있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캠퍼스의 낭만과 추억은 이미 과거의 이야기가 되었고, 대학문에 들어서자마자 취업에 내몰리는 대학생들에게 대학은 그저 입사를 위한 거대한 학원일 뿐이었습니다. 과거처럼 대학이라는 타이틀이 취직을 위한 좋은 조건인 상황도 아니고 취업난은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해법 없는 청년 실업난은 커다란 사회문제로 표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학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어린 나이에 수천만 원의 빚을 지고 사회에 던져지는 청춘에게 무슨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그나마 직장이라도 얻어 밥벌이라도 한다면 시간이 걸려도 그 부채를 탕감할 수 있겠지만, 실업난 속에서 수백만 청년 실업자 중 하나가 된다면 부채와 함께 자신감마저 상실한 그들에게 희망은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대학을 졸업하면 취직할 수 있는 기회가 한정되고 그렇기에 쉽게 졸업도 할 수 없는 상황. 그들은 말도 안 되는 살인적인 대학 등록금에 힘겨워하고 좀처럼 보이지 않는 취업의 문에 좌절하고는 합니다.

이런 절망적인 청년 시대를 상징하는 백진희는 그래서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녀의 활약 여부에 따라 '하이킥3'의 흥행이 좌우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에 백진희의 등장은 흥미로웠습니다. 아직 졸업도 하지 못한 채 취업을 위해 고시원을 전전하며 아르바이트로 연명하고 있는 그녀는 하루하루가 힘겹기만 합니다.

회비를 대신 내주겠다는 선배로 인해 모임에 나간 백진희가 고시원 생활을 하면서 맛볼 수 없었던 고기를 미친 듯이 먹는 장면이나, 술에 취해 넋두리하는 모습에서 우리 청춘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아마도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들은 백진희가 느끼는 억울함과 씁쓸함에 공감할 수밖에는 없었을 듯합니다.

이제 2회인데 벌써부터 하이킥이 등장했습니다. 고등학생 김지원이 찌질한 남학생들을 위해 시원한 하이킥을 날리는 장면은 우리가 익숙하게 봐야 할 장면들 중 하나였습니다. 여학생을 괴롭히는 못된 남학생들을 위해 날리는 지원이의 하이킥은 억울함에 분노하는 많은 이들에게 시원함을 안겨줍니다. 억울한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당해야만 하는 이들과 달리, 시원한 하이킥으로 울분을 터트리는 지원의 활약은 그래서 더욱 기대됩니다.

   
 
줄리엔 강이 부임한 학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자연스럽게 학교 교육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수밖에는 없습니다. 다혈질 체육교사인 윤지석은 여학생을 괴롭히는 남학생에게 서울구경을 시키지만 이내 학부형의 비난 전화를 받아야만 합니다. 체벌이 아닌 그 정도도 허락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느냐는 윤지석의 항변과 교육청에 알려지면 학교점수만 깎이게 된다는 교감 선생의 대화 속에 우리 시대 학교 교육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인성교육은 사라지고 오로지 자신들을 위한 교육으로 변모해가는 학교 교육은 위기 상황을 넘어 공멸의 순간까지 다가오고 있습니다. 공교육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자체의 미래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함에도 여전히 주먹구구식 정책으로 일관하는 상황은 답답하기만 하지요.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시작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완벽하게 드러내며 흥미를 유도했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처한 사회적 문제를 그대로 극중으로 끌어들여 시청자들에게 다시 한 번 고민하게 해주는 방식은 기존 시트콤에서는 보기 힘든 김병욱식 시트콤만의 자랑입니다.

'하이킥2'의 최대 수혜자인 황정음과 유사한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아진 백진희의 등장은 역시 흥미롭습니다. 그녀의 등장은 밋밋해질 수도 있는 '하이킥3'에 긴장감과 함께 흥겨움을 안겨주었습니다.

   
 
고달픈 청춘이지만 그런 고뇌 속에서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는 여대생 백진희는 전작의 철없는 하지만 너무 사랑스러웠던 황정음의 새로운 버전이었습니다. 사회적 문제에서 조금은 벗어나 있었던 황정음과 달리 청년 문제의 모든 것을 한 몸에 담고 살아가야 하는 백진희는 그래서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단편영화와 단막극 등에서만(연속극 출연도 있었지만) 볼 수 있었던 백진희를 김병욱 시트콤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그녀가 보여줄 다이내믹한 청춘 일기는 '하이킥3'에서 가장 중요한 목록 중 하나로 각인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제 2의 황정음을 넘어 백진희가 대중에게 주목받는 중요한 계기가 될 듯해 기대됩니다. 과연 그녀는 시원한 하이킥으로 황정음을 넘어 백진희 고유의 스타일로 성공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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