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예능계의 트렌드를 보면 조금 변화가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항상 뭔가 "자극을 추구하던 예능"에서 점점 "착한 예능"으로 추세가 변해가는 느낌이 들고는 합니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그런 바람이 불고 있는 건 사실이지요.
그동안 너무 자극적이었다
시청자들은 몇 년 째 그저 자극적인 면만 강조하는 예능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항상 진행되는 "러브라인" 만들기, 억지 편집, 억지 감동주기, 그리고 막말 등이 한때는 인기를 끌었습니다. 항상 그래왔듯 방송에서 뭔가 하나가 잘되면 모두 그것을 따라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방송은 어느새 그러한 예능으로 가득 채워졌었지요.
하지만 예능이 이제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TV만 틀면 나오는 자극적인 장면들이 한때는 재미있었지만 이제는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거든요. 무엇보다 TV를 보면서 편안함과 소소한 재미를 느끼고 싶은데 TV에서조차 정신없이 사람을 몰아갑니다.
경제도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여기저기 치어서 들어와 조금 편안하게 TV를 보려고 하는데, 민망하게 여자연예인들의 노출로 자극시킨다든지, 화내고 짜증내고 우는 장면을 보여준다든지 서로 막말을 하고 싸우는 장면을 보여주면 오히려 짜증이 날 것입니다.
이미 드라마가 폭력, 욕설, 막말, 노출, 불륜으로 가득 차있는데 예능까지 비슷한 수준의 자극성을 보여준다면, 조금 여유롭게 TV를 보고자 했던 사람들도 편안함을 얻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것이지요.
착한 예능 선전의 증거
그러면 착한 예능이 선전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을까요? 충분히 있습니다. 월요일 밤은 아예 착한 예능 셋이서 경쟁하고 있지요. <놀러와>, <안녕하세요> 그리고 <힐링캠프> 이 모두는 "착한 예능"의 범주에 속하는 예능입니다.
또한 화요일의 강자였던 <강심장>을 <승승장구>가 정말 오랜만에 시청률로 눌렀다는 것은 주목할 만합니다. 물론 강호동의 은퇴 선언이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지만, 3년간 이루어진 <강심장>의 지나친 낚시질, 러브라인 만들기, 노출과 지나친 사생활 집착 등은 시청자들에게 부담을 느끼게 했지요.
이러한 예능들의 선전은 확실히 자극성 예능의 하락과 부드럽고 착한 예능의 부활을 보여주는 면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또한 자극적이지 않아도 잘만 구상한다면 충분히 시청률을 끌어낼 수 있다는 점도 확인시켜 줍니다.
또 하나의 착한 예능 <청춘불패2> 적절한 컴백?
작년에 폐지된 <청춘불패>는 착한 예능의 표본이었습니다. 물론 "걸그룹"이 주인공이 되어서 방송했다는 점에 마음에 들지 않았을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자극적인 장면이 거의 없었습니다. 여자 아이돌이 전혀 몸매를 가늠할 수 없는 펑퍼짐한 옷들을 입고 나와서 마을사람들과 교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착한 예능이었지요.
<청춘불패> 시즌 1의 착한 매력을 살리면서 부담 없이 진행할 수 있는 MC와 화려한 걸그룹을 일반 시골걸들로 만들어서 어른들과 조화하는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면, 이번만큼은 제대로 시청률을 유지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착한 예능"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게 반갑습니다. 착한 예능도 살펴보면 재미있는 요소가 많이 있습니다. 꼭 누군가의 아픈 사생활을 캐내야, 러브라인이 형성되어야, 누군가에게 막말을 해서 그 사람이 망신을 당하고 비웃음을 당해야 재미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사실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데굴데굴 구를 만큼 웃을 일이 생겨야만 즐거운 인생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소소한 일상 속에서 웃음을 찾으면서 사는 거죠. 짜고 매운 음식은 입에는 좋을지는 모르지만 건강을 해칩니다. 조금 밋밋한 음식이 건강에도 좋지요. 착한 예능과 자극적 예능의 차이점이 바로 그럴게 아닌가요?
다소 밋밋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진국이 우러나오고 진정성이 보이며, 편안한 느낌을 주는 착한 예능의 반격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예능의 어떻게 판도가 바뀌어갈지 지켜보고 싶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