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축구가 함께하는 가을, 월드컵을 향한 대표팀의 예선과 올림픽을 앞둔 예선전이 교차하고 있는데요. 3차 예선에서 1승 1무를 기록 중인 대표팀의 다음 경기는 다음달 7일, 폴란드와의 친선 경기가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고, 지난여름 2차 예선을 모두 마친 올림픽 대표팀은 오늘 창원에서 오만과 올림픽 최종 예선 첫 경기를 펼칩니다. -참고로 지난 6월 1일, 오만과의 평가전에선 3대 1로 승리를 거뒀죠. 이날 경기는 특이하게 강릉에서 열렸습니다.-

▲ 이날 두 골을 넣은 배천석은 새로운 스타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배천석 선수를 포함해 올림픽 대표팀에는 21명의 선수 중 6명의 해외파가 있긴 합니다. 모두 일본 팀에서 뛰고 있는데요. 25명의 선수 중 절반이 넘는 13명이 해외 구단에서 뛰는 대표팀에 비하면 확실히 올림픽 대표팀의 해외파는 적습니다.

최근 우리 주변을 맴도는 2개의 A매치 팀인 성인대표팀과 23세 이하인 올림픽 대표팀, 이 두 팀의 명단을 보면 확실한 차이가 있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해외파와 국내 K리그 소속 선수의 차이가 그것. 거기에 성인 대표팀의 경우, 12명의 K리거들이 7개 팀 출신으로 고른 듯하지만, 4명이 수원 삼성 소속입니다. 울산 현대가 2명, 그 외에는 경남, 성남, 부산, 제주, 상주가 있는데요. 그만큼 수원삼성이 K리그의 빅클럽이란 증거이기도 하겠습니다만, 어찌됐든 K리그가 고르게 나뉜 느낌은 아닙니다.

▲ 국가대표급 스쿼드의 수원, 팬들에겐 대표팀보다 더 뜨거운 사랑을 받습니다.
반면, 우리 올림픽 대표팀을 보면 그 명단에서 K리그 팬들이 흐뭇한 미소를 지을 법하다는 겁니다. 4분의 1이 조금 넘는 6명의 해외파(일본)와 3명의 대학선수들-연세대 2명, 대구대 1명-을 제외하면 모두 K리그 선수들입니다. 절반이 넘는 K리거들, 9개 구단에서 모였고, 성남, 경남, 부산이 두 명씩, 나머지는 한 명의 선수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전남과 포항, 서울 같은 빅클럽부터, 대구나 강원 같은 시민구단까지 다양한 구단이 함께하는 명단은 K리그팬들을 가슴 뛰게 할 터. 지지하는 팀이 다르더라도 모두 하나 되어 응원하는 대표팀, 하지만 자신이 응원하는 클럽 선수가 있다면 그 흥분은 더할 수밖에 없죠.

물론, 대표팀을 선발하는 건 당연히 실력과 팀 구성에 적절한 맴버가 누구인가에 대한 기준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K리그에 대한 배려나 팬들의 입장을 고민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란 것, 누구보다 팬들이 더 잘 알고 있는 사실이죠.

하지만, 여러 가지 고민과 선수에 대한 구성을 맞춰 이뤄진 선발이 좀 더 많은 K리그 선수들이 함께한다면, 그리고 대표팀에서 멋진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다시 K리그로 돌아와 그라운드를 달군다면... 그것이야말로 리그와 리그팬들 모두에게 참 기쁜 일이고, 대표팀 경기를 더욱 기대하며 보게 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 스타급 선수가 많지 않은 시민구단, 소속 선수가 대표팀에 뽑히는 건 대단히 즐거운 사건!이죠.
오늘 저녁, K리그가 늘 펼쳐지는 공간 창원에서 그 공간을 누비던 많은 K리그 선수들이 뛰는 올림픽 최종예선. 23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을 더 주목하고, 기대하게 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그들 중 상당수가 K리그 선수들이란 사실입니다.

우리 리그를 주의 깊게 보지 않으셨던 분들에게도, 이들의 활약이 리그에 대한 관심과 흥미로 이어질 수 있다면 더욱 좋을 터. 대표팀 경기보다 더 올림픽 예선에 관심 가는 이유는 "K리그"란 단어가 더 깊숙하게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선수들의 선전과 멋진 경기들 속에서, K리그 선수들의 활약을 응원하고, 기대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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