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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조선·중앙·동아의 고 박지선 보도행태지병·자택 위치·유서 모두 기삿거리로 활용…조회 수 올리기 위한 ‘클릭 장사’
윤수현 기자 | 승인 2020.11.06 08:42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조선·중앙·동아의 고 박지선 씨 관련 기사가 수십~백여 건에 달했다. 이들 언론사는 박 씨의 지병, 유서 내용, 유명인 SNS 게시글을 무차별적으로 보도했다. 이에 “언론이 고인을 두고 클릭 장사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TV조선·조선비즈 등 조선미디어 소속 언론사는 11월 2일부터 현재까지 박지선 씨 관련 기사 127개를 포털에 송출했다. 고인을 추모하는 연예인 SNS 게시글 소개 기사가 다수였다. 여성조선·헬스조선은 <고 박지선 괴롭혔던 '햇빛 알레르기' 증상은?>, <박지선 사망… 지병 '햇빛 알레르기' 어떤 질환이길래> 등 고인이 생전에 앓던 ‘햇빛 알레르기’를 소개하는 어뷰징 기사를 작성했다. 

조선일보 11월 3일 사회12면

특히 조선일보는 3일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고인 모친 작성 메모를 단독 보도했다. 한국기자협회, 보건복지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공동 제정한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은 자살 보도 시 고인의 인격과 유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유서와 관련된 사항을 보도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도록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고인과 유족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자살미화를 방지하기 위한 보도기준이다.

조선일보는 2일 “유서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는 경찰 입장을 보도했음에도 유서 공개를 강행했다. 3일 스포츠조선의 <박지선 죽음으로 클릭 팔이...선 넘은 ‘가세연’> 기사와 대비되는 상황이다.

중앙일보·일간스포츠 등 중앙그룹 소속 언론사는 83개의 기사를 내놨다. 일간스포츠는 2일 <박지선 자택에 몰린 취재진> 기사를 통해 고인 자택 사진을 공개했다. 기사에 대략적인 소재지가 나와 있어 고인 자택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중앙일보는 여성조선·헬스조선과 마찬가지로 고인과 햇빛 알레르기를 엮은 기사를 작성했다.

비공개 사항이었던 유서는 어뷰징 대상이 됐다. 일간스포츠는 2일 “유족 뜻에 따라 유서성 메모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지만, 3일 조선일보 기사가 나가자 관련 내용을 인용했다. 동아일보·스포츠동아 등 동아미디어그룹은 85개의 기사를 작성했다. 인터넷언론 위키트리는 88개, 인사이트는 30개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같은 보도행태는 “어떤 죽음도 언론의 ‘돈벌이 상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한겨레는 5일 사설 <언론윤리 팽개친 조선일보의 ‘박지선 유서’ 보도>에서 “언론 스스로 신뢰를 추락시키는 모습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 건지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대다수 언론이 유서 공개를 자제했는데 조선일보가 유독 ‘단독’을 붙여 보도한 것은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한 ‘클릭 장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면서 “정말 이래도 되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언론윤리는 아예 휴지통에 처박은 듯하다”고 했다.

한겨레 11월 5일 사설 '언론윤리 팽개친 조선일보의 ‘박지선 유서’ 보도'

민주언론시민연합은 5일 <조선일보는 천박한 유명인 사망 보도, 제발 멈춰라> 보도에서 “유명인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할 때마다 언론은 앞다퉈 관련 기사를 쏟아낸다”면서 “대다수 언론은 고인의 인격 혹은 고인의 소식이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선정적인 기사를 내보내며 이른바 ‘단독보도’ ‘특종’ 터뜨리기에만 열을 올린다”고 비판했다.

특히 민언련은 조선일보가 유명인 사망 사건이 발생할 때 취재보도준칙을 상습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언련은 “조선일보는 설리 사망 당시 극단적 선택의 동기를 함부로 추측하는 기사를 작성했다”면서 “또한 조선일보는 뉴데일리의 타살설 보도를 그대로 인용했다. 구하라 사망 당시 경찰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구 씨가 남긴 메모에 대해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천박하다 싶을 정도의 조선일보 문제 보도는 유명인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할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면서 “단독과 특종을 좇는 언론과 그에 속한 기자의 특성상 잘못된 줄도 모르고 잘못된 보도를 내놓는 경우가 더러 있기에 마련된 것이 ‘자살보도 윤리강령’과 ‘자살보도 권고기준’이다. 하지만 언론이 하는 것은 제목과 본문에서 단순히 ‘자살’이라는 표현만 기계처럼 걸러내고, 기사 끝에 자살예방 상담전화를 안내하는 말을 붙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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